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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3 중국-사천,감숙,신강:대륙의 비경(完

유비 대 제갈량

by 깜쌤 2005. 5. 23.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있다가 비가 긋기를 기다려 우린 자전거를 타고 무후사로 향한다. 지

도를 꺼내 미리 정확하게 위치를 확인해 본 뒤 도로 이름을 외워두고는 그 방향대로만 따라가면 목표물을 찾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다.

 

중국의 어지간한 도시는 거리 표시만큼은 아주 잘 되어 있어서 거의 어려움이 없으므로 자전거를 타고 도시 탐방에 나서는 것도 독특한 체험이 될 것이다.

 

 



 무후사는 유비의 사당과 제갈량의 사당이 함께 있는 곳이다. 나관중이 쓴 '삼국지연의"라는 소설이 우리에겐 흔히 삼국지로 알려져 있지만 거기에 수없이 등장하는 인물 중에서 관우나 제갈량 같은 사람이 유달리 널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갈량이 쓴 "출사표"는 충신이 남길 수 있는 최고의 글이라고 해서 교과서에 소개되기도 했다. 성도 시내에는 제갈량을 모신 사당 무후사가 있는데 원래는 유비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신하가 주군(主君)보다 더 유명해진 대표적인 경우가 되어버린 사당이다.

 


 처음에는 유비의 묘가 있다고 해서 유비의 시호인 소열제(昭烈帝)에서 이름을 따 한소열묘(漢昭烈廟)라고 부르다가 제갈량의 인기에 덧입어 어느덧 무후사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모습이 조각상으로 남아있어서 확인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경내 한구석에는 좋은 수석을 판매하고 전시하는 곳도 있으므로 수석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번 들러보는 것도 괜찮으리라.


 여기도 작년에 들어가서 보았으므로 입장료를 아끼겠다는 어리버리 쫌생이의 생활수칙에 따라 밖에서 자전거를 지키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비가 자주 뿌리지만 궂은 날씨지만 혼자 앉아서 영어판 배낭여행안내서를 보는 재미도 무시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