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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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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2 My Way

월이도 세월 앞에는 어쩔 수가 없는가봅니다

by 깜쌤 2024. 7. 24.

얘 이름이 '월이'인지 'Worry'인지는 모릅니다. 하여튼 주인어른 성품으로 보면 월이라는

이름이 맞는듯 합니다. 

 

'Worry' 라면 뜻이 좀 그렇지 않나요?

돈워리도 아니고 말이죠.

 

 

2년전 처음으로 제가 별서 출입을 할 때 녀석은 나를 불구대천의 원수 알듯이 알고는

발소리만 나도 담장 곁으로 다가와 으르렁거리며 짖어댔습니다. 

 

 

뭐 저런 사나운 녀석이 다있나 싶었지요.

 

 

그러다가 이제는 정이 들어 저도 내 발걸음 소리와 목소리를 알아듣고는

적대적인 감정은 버린듯 합니다. 

 

 

얼마 전에 월이 녀석은 내 관할 구역 안으로 들어왔는데 영 풀이 죽어있었습니다. 

가만히 보니 얼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사람 나이 값으로 치면 90넘은 상노인이니 몸에 병이 생길 만도 합니다만...

 

 

녀석은 모처럼 나들이 나와서 남의 영역 안으로 들어왔다가 나를 보고는

슬금슬금 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팔팔하던 기백은 어디로 가버렸나요?

 

 

명색이 사내라고 자기 짝 앞에서는 사내값을 톡톡이 하느라고 그랬는지는 몰라도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었는데 말이죠.

 

사람이나 짐승이나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삭아가는 월이를 보니 내 처지도 불쌍해지네요.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