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으로 접어들며 며칠간 비를 맞자 틀밭에도 뚜렷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벌써 오이는 제법 수확해서 나누어 주었습니다. 제가 먹는 것보다 남들에게
나누어 드리는게 더 많지 싶어요.
가지도 많이 열리더군요. 얘도 혼자서 다 소비할 수가 없어서
나누어 드리고 있어요.
토마토는 이제 슬슬 열리고 있고 제법 익어가고 있습니다.
옥수수들도 꽃이 피더니 열매가 줄기에 붙은 잎사귀 사이에서 틈을 만들어
비집고 올라오더군요.
얼갈이배추도 심었고 열무는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 뿌렸는데 싹을 내밉니다.
봄에 씨를 뿌렸던 상추는 정리를 했습니다.
두 번째 뿌린 여름상추도 싹이 트더군요.
비가 한번 내리고 나자 모든 식물들이 쑥쑥 자라오릅니다.
제가 씨를 뿌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거름더미에서 호박이 자라기 시작했어요.
애호박을 따먹을 수 있나 싶어 기대를 했었는데 그게
마음대로 안되더라고요.
복숭아나무에 약을 치지 않았더니 이제 열매가 저절로 마구 떨어져 내리네요.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농약을 조금 쳐야 되나 싶어 고민을 하고 있어요.
살짝 속이 상할 땐 꽃구경을 나섭니다.
담장 밖에 작은 화단을 만들어 백일홍을 심었는데요.
꽃이 얼마나 많이 피는지 모릅니다.
짙은 분홍색 채송화를 볼 때마다 초등학교 시절의 내모습을 떠올립니다.
고사리 손으로 직접 만들었던 화단에 나가서 아침마다 꽃송이를 세어보던 기억이 나네요.
그게 어제일 같습니다만...
벌써 육십여 년 전의 일이 되었습니다.
봉숭아가 저렇게 피어도 손톱에 꽃물들일 사람이 없네요.
나는 몽글몽글하게 자라는 댑싸리를 사랑합니다.
작년에 기른 댑싸리로 만든 마당빗자루를 만들어 아직도 사용하고 있어요.
텃밭 수돗가에도 댑싸리 몇 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대파와 부추도 쑤욱쑤욱 자라 오르네요.
나는 시간 날 때마다 텃밭에 가봅니다.
내년에는 복숭아가 익기전에 약을 살짝 쳐볼까 합니다.
이번 비에 잔디도 너무 자라 오르더군요. 다시 깎아야 하나 싶어
살짝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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