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마는 참 이상해요.
최근 장마는 '건들장마'가 확실한 것 같아요. 이 정도면 여름 장마가 아니라 건들장마 급이라고 생각해요.
건들장마 : 초가을에 비가 내리다 말다 하는 장마
별서로 가는 길을 한 번씩 보여드렸잖아요.
먼 하늘의 검푸른 짙은 구름과 내가 서있는 쪽의 햇살이 너무 예뻐서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눌러본 거예요.
6월 끝자락부터 배롱나무에 꽃이 열리기 시작하더니...
7월 초순이 되자 철 만난 듯이 화사하게 피어나더군요.
별서 주위에는 배롱나무가 모두 일곱 그루가 있는데 조금씩 색깔이 다르더군요.
짙은 분홍, 연한 분홍, 붉은 기운이 살짝 감도는 녀석도 있어요.
시멘트 바닥에 뿌리를 박고 자라는 이 채송화는 특별히 아끼고 있어요. 이게 한 포기로 이루어져 있는 데다가 꽃 색깔이 아주 매력적이거든요.
봉숭아, 분홍 채송화도 가득 피었어요.
노랑과 분홍이 섞인 분꽃도 피었는데...
녀석들의 생명력이 놀랍더군요. 금잔화(매리골드)의 생명력은 말할 필요도 없잖아요.
댑싸리도 강인하기는 마찬가지더라고요.
별서 관리에 손이 많이 가니 인간의 손이 적게 가도 알아서 잘 커주는 녀석들로 가꾸게 되더라고요.
꽃들이 스스로 알아서 커준다는 게 너무 좋네요. 시멘트 바닥에 난 작은 구멍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채송화 모습은 확인하셨지요?
한 번씩은 거실에 앉아서 창밖 꽃나무를 살펴보기도 해요.
바람에 살랑거리는 녀석들의 유혹에 못 이겨서 카메라를 꺼내가지고 다가갈 수밖에 없었어요.
소복하게 피어있던 자잘한 꽃송이들이 나무 밑에 져버리면 청소하는 재미도 쏠쏠해요.
장미를 가지고 놀면 손에 장미꽃 향기가 남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 재미로 꽃을 가꾸는 것이죠.
7월이 되자 산나리도 피었네요. 이 녀석은 제가 씨도 안 뿌렸는데 어떻게 터를 잡고는 자라더니 꽃까지 피워내더군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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