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 하나 구경 하는데 뭘 이렇게 뜸을 들이는가 하는 생각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여행 와서 토함산 불국사나 속리산 법주사 같은 명산대찰을 둘러보는데 그냥 쓰윽 눈길 한번 주고 휙 돌아서서 가버린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러길래 이왕 간 김에 하나라도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노라 방크에는 아담한 예배당 건물이 두채 있습니다.
두 채의 예배당 건물 말고도 돌로 지은 투박한 건물들이 조금 남아있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이런 건물들이죠.
주위에는 십자가 조각품 카치카르가 둘러싸고 있기도 합니다.
투박한 석조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입구가 낮고 좁아서 머리가 돌에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내부는 휑당그레합니다.
안에서 바깥 예배당 건물을 훑어보았습니다.
왼쪽 건물이 성 아스트밧차친 성당 (=성모 교회)입니다. 건물 양식이 아주 독특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오른쪽 건물은 비교적 단순한 듯합니다. 불국사 경내의 석가탑과 다보탑을 비교하며 보는 그런 느낌이 들더군요.
투박한 느낌이 드는 돌건물은 하나 더 있습니다.
용도는 잘 모르겠네요.
두 번째 돌건물 안에 들어가서 밖을 보았습니다.
이런 깊은 산중에 예배당을 만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노라 방크가 만들어지던 1339년 경이라면 우리나라 역사에서는 고려시대 말기에 해당합니다. 그때는 벌써 소아시아를 비롯한 중동 지방과 북부 아프리카에는 맹렬한 기세로 퍼져나간 이슬람이 그 세력을 공고하게 다져나갔던 시기입니다.
다행하게도 아르메니아 깊은 산중에는 이슬람이 미쳐 퍼져나가지 못했던 게 아닐까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예배당 경내로 다시 들어가 봅니다.
바깥 산비탈에는 나 같은 순례자들이 제법 흩어져서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성 아스트밧차친 성당은 정사각형 기초를 가진 듯합니다. 나에게 다가오는 느낌이 그랬다는 것이죠.
이제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노라방크는 막다른 산중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스타일의 예배당이 터키 동부 산악지대에서도 발견됩니다. 그 증거는 여기에 있습니다.
https://yessir.tistory.com/15492650
https://yessir.tistory.com/15498830
윗글 두 편은 2008년 배낭여행기 중 일부입니다.
아르메니아 역사와 관련된 자료를 찾아보려면 터키 앙카라의 아나톨리아 문명 박물관을 가보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우라르투 왕국의 유물들이 엄청나게 많이 소장되어 있거든요.
이제 이 깊은 산중에는 예배당 건물만 조금 남아있습니다.
왼쪽 담장에 붙은 문을 통해 예배당 경내로 들어온 거죠.
제단 겸 무덤인가 봅니다.
바닥 시설물은 무덤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마음이 착잡해진 나는 밖으로 나가 우리가 차를 타고 들어온 골짜기 풍경을 훑어보았습니다.
여기 노라 방크는 살짝 우울한 느낌을 주는 그런 분위기를 가진 곳이었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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