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비랍 수도원에서 나왔으니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합니다.
주차장 한 켠의 출구에는 기념품을 파는 난전이 펼쳐져 있더군요.
이제 남쪽을 향해 달립니다. 아르메니아는 작은 나라여서 이웃 나라 국경선과 평행하여 달리는 길이 제법 있습니다.
아라랏 산을 배경으로 하여 펼쳐지는 복숭아밭에는 분홍색 꽃들이 조금씩 피어나더군요.
양 떼들이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장면을 보기도 했습니다.
국경 부근을 따라 달리던 승용차는 직선 도로 끝부분에서 휘어진 곳을 지나게 되는데 그 부근에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인정되는 작은 마을이 아르메니아 땅 안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운전기사도 그곳을 지나며 그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이제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듭니다.
오래 전의 엄청난 지각변동 때문이었을까요? 지층들이 하늘을 향해 우뚝 서버린 곳도 등장합니다.
우리는 지금 2번으로 표시된 코르비랍을 떠나 아제르바이잔 마을을 통과한 뒤 3번 아레니 마을을 향해 달리는 중입니다. Yelpin 마을 못 미쳐 산꼭대기를 지나다가 운전기사가 차를 세워주었습니다.
뷰포인트를 만났습니다. 잠시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봄을 재촉하는 부슬비가 사방을 감싼 가운데 차에서 내린 우리는 풍경 감상을 했습니다.
먼 산 너머도 아제르바이잔 영토입니다.
전형적인 고원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순하디 순한 검은 개 두 마리는 우리를 멀뚱하게 쳐다만 보고 있었습니다.
조지아와 아르메니아는 기독교 국가이고 아제르바이잔과 터키는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일까요? 뷰포인트 부근 탁자 곁에는 십자가 표기가 뚜렷했습니다.
다시 달려 나갑니다.
9년 전에도 이 길을 달려 타테브에 갔습니다만 2024년 지금은 타테브 여행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외교부에서 정한 위험지역이기 때문입니다.
타테브야말로 아르메니아를 대표하는 풍광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타테브를 찾아갔던 이야기는 아래 주소 속에 들어있습니다.
https://yessir.tistory.com/15868044
험한 산지 곳곳에 마을이 숨어있네요.
여기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해가며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운전기사는 주유소를 발견하고 잠시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엘핀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곳이었습니다.
나는 주유소 끝자락에 가서 마을을 굽어보았습니다. 새 도로와 옛길이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선사해 줍니다.
대지는 조금씩 초록빛을 되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주유소 낡은 건물 앞쪽에 세워져 있는 공산주의 시대의 유물인 라다 승용차를 발견했습니다. 투박하기 그지없는 디자인이지만 한 때 이 차는 유럽 공산주의 사회 안에서 부와 권력을 상징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출발합니다. 먼 산 봉우리 꼭대기에는 눈이 가득합니다.
아르메니아 남부는 이란과 국경이 맞닿아있고 그쪽 국경은 열려 있어서 왕래가 가능합니다만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사이의 전쟁 때문에 남쪽 지방 여행이 금지되어 있는 것이죠.
언덕을 다 내려와서 조금만 더 가면 포도주로 유명한 아레니 마을이 나타납니다.
아레니 마을의 포도주는 워낙 유명해서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곳이죠.
도로가 포도주 가판대에는 하우스 와인을 페트병에 담아서 팔기도 합니다.
우리가 탄 차는 복사꽃망울이 발그레하게 터지고 있는 아레나 마을을 가로질러 달려 나갑니다.
산비탈 한 켠에는 노란색 꽃들이 도로가 절벽을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동굴이 보이는 골짜기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갑니다.
바로 저 동굴이죠.
도로를 벗어나 개울위에 걸린 다리를 지난 뒤에는...
이런 골짜기 길을 따라 약 7.5킬로미터 안으로 들어갑니다.
한참을 들어가자 왼쪽 절벽 위에 교회 모습이 실루엣으로 나타나더군요.
깊은 골짜기 붉은색 절벽 아래 교회가 숨어있는 것이죠.
운전기사는 사진 찍기에 알맞은 경치 좋은 지점을 찾는가 봅니다.
마침내 예배당 건물이 보이는 곳에 차를 세워주었습니다.
차에서 잠시 내인 우리들은 셔터를 마구 눌러대었고요. 이제 저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면 노라방크를 만날 수 있게 될 겁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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