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반 시내로 돌아왔습니다.
이젠 점심을 먹어야지요.
호텔에 도착해서 약속한 금액을 지불하자 그는 엄청 좋아했습니다. 수고하셨다고 2,000 드람(우리 돈 7천 원)을 팁으로 드렸더니 정말 기뻐하더군요. 학창 시절에 몇 번 읽어 두었던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 갑자기 생각난 것은 왜죠?
차 번호가 좋았습니다. 기억하기 편했죠. 나는 작은 돈으로 상대방의 기분이 좋아지도록 만들 수 있다면 그런 돈은 아낌없이 쓰는 편에 속합니다.
어제저녁을 먹었던 피자 가게에 찾아갔습니다.
이번에는 치킨 샌드위치를 선택해서 간단하게 점심을 대신했습니다.
그렇게 허기를 속인 뒤 걸어서 케스케이드에 가기로 했습니다.
호텔에서 그리 먼 곳이 아니기에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어가는 겁니다.
시내에는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멋진 카페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르메니아의 고급 카페는 명성이 높다고 들었습니다. 요즘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카페 문화가 널리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하는데 말입니다. 아르메니아 카페 거리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 상자를 보시면 됩니다.
https://yessir.tistory.com/15868033
궁금증이 조금 해결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횡단보도 건너편에 예배당 건물이 등장했네요.
바로 이 색깔입니다. 아르메니아를 대표하는 색이죠. 자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예배당 건물이 단정하기만 했습니다.
방향을 알고 있기에 대충 감을 잡고 걸어 나갔습니다만...
그게 실책이었습니다.
공원 한가운데 턱 버티고 앉은 저 양반은 누구일까요?
아르메니아인들의 미적 감각도 낮은 게 아니었습니다.
유럽의 광장에 있는 수도는 항상 틀어져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하수일까요?
도시 외곽의 건물들도 한 가지 색으로 통일되어 있는 듯합니다.
유럽의 도시들은 그런 통일된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로마처럼 예레반도 장미색의 도시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습니다만...
언덕 위의 풍광을 보고 나서야 방향이 살짝 어긋났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한 블록 옆으로 와버렸네요. 이동해야지요.
여깁니다. 예레반의 명소 가운데 하나인 케스케이드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아래 지도를 봅시다.
예레반 중심부 지도입니다.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나타날 겁니다. 제일 위쪽에 체크 표시 해둔 곳이 케스케이드이고 왼쪽은 킬리키아 시외버스 터미널, 가운데 체크 표시는 공화국 광장을 나타냅니다.
케스케이드는 예레반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쳐가는 명소이기도 합니다.
도시를 굽어보는 언덕을 이용하여 볼거리를 만들어둔 것이죠.
케스케이드 앞 광장에는 멋진 예술성을 띤 조각상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도 크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광장 양쪽으로는 멋진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석회암으로 만든 길이 118미터짜리 계단으로 이루어진 곳이 케스케이드입니다.
단순히 계단뿐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만 여긴 예술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문화 공간이기도 합니다.
친구는 피곤했던지 우리들 보고 올라가라고 하네요. 본인은 여기 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겠다고 합니다.
ㅇ박사를 남겨두고 우리만 계단을 걸어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왼쪽 통로 속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지만 내려올 때 보기로 하고 걸어서 올라가기로 한 거죠.
비가 오니 풍경이 일변하는 듯합니다.
https://yessir.tistory.com/15868035
케스케이드와 그 내부가 궁금하면 미리 한번 눌러보셔도 좋습니다.
이 계단을 다 오르면 멀리 누워있는 아라랏 산을 조망할 수가 있습니다.
아라랏 산이라면 아르메니아인들에게는 정신적인 지주가 되는 산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라랏산이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 나오는 산이라는 사실은 어지간한 상식을 가진 분이라면 다 알지 싶습니다.
천천히 걸어 올라가 봅니다.
뭘 상징화한 것 같은가요?
구멍에서 폭포처럼 물이 뿜어져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올라가면서 한 번씩은 뒤돌아봅니다.
폭포와 분수가 멋지게 어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요?
인간의 창의성이라는 게 어디까지일까요?
물이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없어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관광도 운때가 맞아야 행운을 잡을 수 있다는 걸 느껴봅니다.
케스케이드는 커다란 다섯 계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는 이름그대로 분수와 폭포가 조화를 이룬 곳이죠.
러시아의 건축가 알렉산더 타마니안(1879~1936)이 설계를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계단을 오를수록 풍광이 조금씩 변하는데요, 그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죠.
위에 올려둔 지도를 보면 느낄 수 있겠지만 예레반은 격자형 도로 주위를 반원 모습의 숲이 둘러싼 계획도시입니다.
이런 모양의 도시를 설계한 분이 바로 알렉산더 타마니안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 계속할게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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