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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별서(別墅)에서 - 시골살이

별서(別墅)에서 135 - 틀밭 농사 준비 과정은 이랬습니다

by 깜쌤 2023. 12. 21.

2023년 올해 처음으로 텃밭틀밭을 만들어 농사를 지어보았습니다. 청소년 시절부터 봄부터 가을까지는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와보기도 하고 청년기에는 2년 동안 직접 농사일을 맡아하기도 했으니 농사에 전혀 문외한은 아니었지만 일을 도와주는 수준이었기에 완전 농부는 아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22년 가을에 어쩌다가 밭이 딸린 작은 오막살이 집을 한 채 구하게 되었습니다. 집 뒤에 딸린 밭이 몇 년 동안 묵어 자빠져 엉망이 되어 있었지만 그냥 묵힐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해 9월 이 밭과 집을 정식으로 인수했을 때는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어 무슨 일부터 해야 할지 정말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다음 해에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텃밭을 정리해야만 했기에 전지가위와 호미, 그리고 가벼운 낫을 들고 차분하게 접근해 나갔습니다. 

 

 

 보름 정도 차분하게 매일 조금씩 일을 해나갔더니 그해(2022년) 9월 30일경에는 바로 위에 올려둔 사진 정도로 밭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순전히 전지가위 한 개와 호미 한 자루와 소형 낫 한 자루로 직접 일을 한 덕분이었죠. 예초기는 전혀 쓰지 않았습니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뽑아내고 끊어내고 잘라서 제거한 풀들이 산더미를 이룰 정도더군요. 이런 더미를 세 군데 만들어서 풀을 쌓아두었습니다. 한 2년 정도만 삭히면 거름이 될 것 같기에 말이죠.

 

 

그해 11월 11일, 다른 교회를 섬기는 교우 세분이 저를 도와주시겠다며 자원해서 트럭에 경운기를 싣고 오셨습니다. 

 

 

 밭을 갈아엎었습니다. 경운기를 사용해서 밭을 쟁기질하는 데도 엄청난 육체적 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밭을 쟁기질하신 분은 힘이 장사라고 할 수 있겠더군요.

 

 

그런 뒤에는 로터리 작업을 해주셨습니다. 몇 년 동안 농사짓지 않은 밭이 되어 그런지 토양에 거름기가 전혀 없었으니 흙이 잘게 부수어지지 않고 덩어리로 뭉쳐져 남아 있더군요. 

 

 

수분이 날아가자 덩어리 진 흙이 돌덩이처럼 단단해졌습니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을 만들기 위해 일단 눈에 보이는 대로 돌을 골라냈습니다. 그림자가 진 곳에 보이는 짧은 관은 수도였는데 아마 그 자리에 미니 온실이 있었던 같아요.

 

 

그분들이 훌쩍 떠나고 난 뒤, 밭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약골인지라 무리하지 않고 시간 나는 대로 천천히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사진 오른쪽 로터리를 치지 않은 곳은 농사용 수도를 점검하고 음식 쓰레기를 묻을 공간으로, 그리고 작은 거름더미로 쓰기 위해 남겨두었어요.

 

 

2023년 12월 현재의 모습인데 월동을 위해 비닐로 덮어둔 곳이 야외 수도가 있는 곳이고요, 돌멩이로 둥글게 표시를 하고 파둔 곳이 평소에 나오는 음식 쓰레기를 버리는 곳입니다. 

 

 

도랑이 있는 쪽으로 물길을 내었어요. 물론 삽으로 작업을 했는데요, 저번 주인으로부터 농사용 농기구 일체를 물려받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걸 은근히 바라고 있었는데 잘 된 셈이지요. 덕분에 경제적으로 엄청 절약이 되었습니다.

 

 

쇠막대기에다 끈을 묶어 양쪽에 박아둔 뒤 금을 그어놓고 삽질을 했어요. 

 

 

세로로 길게 구분한 뒤, 가로 방향으로도 통로를 낼 겸 삽으로 구분부터 해두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검색을 해보며 텃밭을 틀밭으로 만들어 농사를 지어야겠다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나중에는 이런 식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구상을 해가면서 말이죠.

 

 

야외용 수도가 보이지요? 밭 부근에 수도가 있으면 여름철 가뭄이 들 때 채소들에게 물 주는데 엄청 편리합니다.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해둔 상태로 2022년 겨울을 보냈습니다. 당연히 수도는 동파를 막기 위해 안전장치를 해두었지요. 다음 글에 계속할게요.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