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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야생화와 분재사랑 Wildlife Flower

바위옷을 보며

by 깜쌤 2020. 2. 29.


보문관광단지가 내려다보이는 명활산성에서 바위옷을 입은 돌들을 만났습니다. 바위옷을 보는 순간 참으로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위들을 자세히 보면 돌 표면에 무슨 무늬가 새겨진 것처럼 보일 겁니다. 요즘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너무나 낯선 광경일 수도 있지만 나이를 어느 정도 먹은 우리들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너무나 익숙하게 보아온 모습들이거든요.



우리가 어렸을 때 만났던 바위옷들은 지금 보시는 것보다 무늬가 더 선명했고 색깔도 짙었습니다.



학문적으로 말하자면 바위옷은 지의류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지의류는 조류균류가 합쳐진 독특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균은 우리가 다 아는 대로 온갖 종류의 균들을 의미하고, 조류는 일반적으로 바닷물의 흐름이나 새 종류를 나타내는 말이긴 하지만 여기에서는 의미가 조금 다릅니다. 한자로 쓰면 글자가 다르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조류3 藻類

출처 ; 다음 한글 사전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현미경으로 확대해보면 미세한 균사들이 그물망처럼 얽혀있다고 하네요.



요즘에는 이런 바위옷들이 거의 전멸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이는 대기오염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학자들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사진들은 2008년 터키 동부의 산악지대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2008년에 터키 동부의 산악지대 가운데 오지 마을인 발라하르에 갔었습니다.




낙원같은 곳이었지요.




그날 우리가 머물렀던 마을 뒷산에 올랐습니다. 그때 이야기들은 아래 주소 속에 들어있습니다.





이 사진도 위 주소글 속에 들어있을 겁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이렇게 무늬가 선명했었습니다.




산업화가 이루어지고나서 바위옷들이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엔 거기가 더 그리워집니다.




지의류 종류는 1만 5천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런 작은 생물이 바위를 흙으로 변형시키는 역할까지 한다니 그저 경이로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의 경이로움은 상상을 넘어섭니다.




우리가 잘 아는 리트머스 시험지의 원료도 지의류에서 얻는다고 하네요.





지의류들은 툰드라 지대에서부터 열대지방까지 서식한다고 하니 그들의 생명력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우리가 갔던 그곳의 바위들은 찬란했었습니다. 사진속의 바위들이 그 증거이겠지요.




자연은 한없이 경이롭고 찬란한 존재이건만 우리 인간들의 무분별한 개발과 오염, 그리고 대량 남획으로 인해 생태계 질서가 어지럽혀지고 있습니다.




그게 아쉽고 마음 아픈 것이지요.




발라하르에서는 여름에도 얼어붙은 눈덩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이 사진은 터키 동부 아라랏(=아라라트) 산 중턱에서 찍은 바위입니다. '노아의 대홍수'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바로 그 산입니다. 아라랏 산의 바위옷은 두껍기도 했고 무늬도 극히 선명했었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