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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예천 라이딩 : 내성천을 따라가다

by 깜쌤 2018. 10. 19.


골짜기 사이를 빠져나가며 이리저리 감돌아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와 하얀 모래밭이 만들어내는 이런 멋진 경치가 내성천의 진수라고 할 수 있어.


 

내성천에서는 보기드물게 바위덩어리들도 몇개 서있었어. 맞은편에 펼쳐진 저런 모래사장이 이젠 거의 다 사라져버렸어. 앞으로 얼마나 버텨줄지 몰라. 모래밭을 보는 순간, 덤프트럭을 동원해서 마구 퍼내다 팔면 돈벌겠다는 생각밖에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심지어는 통치한다는 자들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


 

아름답지 않아? 긴 가뭄의 여파였을까? 물이 덜 맑았어.



이 아름다운 경관을 한결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바위에다가 스프레이로 자기와 애인 이름자를 휘갈겨놓은 철없는 청춘들을 만나면 뭐라고 말해야할지 난감해져. 세계적인 절경이라고 알려진 금강산 바위에다가 자기 이름을 새겨넣은 북한의 어떤 지도자를 보고 위대한 장군이니 민족의 영도자니 하며 불러주는 세태는 또 무엇인가 싶어.


 

다리 하나가 내성천을 가로지르고 있었어. 다릿발이 만들어주는 그늘에 나란히 앉아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이 한쌍을 보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운치가 무엇인지를 아는 그들이 부러워졌어.



깻단을 쪄서 다리 난간에 걸쳐두었더라. '찌다'는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농사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야. 베어서 묶어 세워두는 것을 찐다(혹은 찌다)라고 표현한다는 사실을 농사꾼 아닌 사람들이 알기나 할까?



아까 하얀 모래사장과 다리가 놓여진 거기가 어디인지 알고 싶지? 나는 그런 곳은 굳이 밝히고 싶지 않아. 혼자보고 싶다는 말이 아니라 사람들이 몰려들어 마구 훼손시키는 것이 싫은거야. 굳이 안밝혀도 모두들 귀신처럼 알아내던데 뭘.  


 

메주마을을 지났어. 이 부근의 어떤 동네는 메주로 유명한가봐.



모가 반듯하게 자라는 논 주위로 고속도로가 지나가더라고.



풀이 퍼렇게 자라는 내성천에 시멘트 다리가 걸려있었어. 내성천에 풀이 가득 자란다는 것은 하천이 비정상임을 말해주는거야.  



도로가에 마련된 쉼터에 들렀더니 할머니 한분이 앉아계시는거야.



그 분이 하시는 말씀이 바로 그거야. 모래가 한없이 고왔던 강바닥에 풀이 저리도 퍼렇게 자라는게 말이 되는거냐고? 영주댐 공사 이후에 생긴 현상이라고 하시더라고.



좋았던 시절은 다 지나간것 같아. 다 알다시피 우리가 어렸을땐 강바닥을 흐르는 물을 그냥 떠먹어도 설사가 없었고 멱을 감아도 피부병이 생기지 않았어.



나는 이런 모습을 보고 한숨을 쉬었어.



할머니와 작별 인사를 나눈뒤 다리를 건너가다가 다시 돌아왔어. 예천으로 가는 길이 맞는가 싶어서 말이야.



의심병이 생긴 나는 경북선 철로를 따라 이어지는 강변둑길을 따라 달렸어.



어느 정도까지 갔더니 길이 끊어지는거야. 내성천 건너편을 살폈더니 길이 나있더라고. 



할 수없이 왔던 길을 되돌아가서 강변으로 내려갔어. 자전거도로가 있길래 반가워하며 신나게 달렸어.



예천군에서 정말 잘 해두었구나하며 기분좋게 달렸는데 어느 순간 포장길이 끝나버리는거야.



비포장길이 이어졌어. 돌아갈 수도 없어서 그냥 달렸지. 이런데서 펑크나면 대책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달릴 수밖에 없었어.



내가 염두에 두었던 땅은 나도 모르게 지나친 것 같았어. 나중에 위성지도를 보고 대강 그렇게 짐작을 했지.



너무 낭만을 추구하는 것도 옳진 않지만 조용한 강가 마을에 살다가 죽었으면 해.



그러다가 예천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만났어.



시간이 벌써 오후 6시가 넘어가는거야.



강변에서 야영하고 싶었는데 적당한 장소를 찾질 못하고 결국은 예천 읍내로 들어가게 되었어.



너무 지쳐버리기도 했기에 빨리 쉬고 싶었어.



예천 읍내 한가운데를 흐르는 이런 하천변에서 야영할 수는 없지 않겠어? 읍내를 흐르는 개울 이름이 한천이라는 사실은 나중에 알았어.



저녁을 먹을 식당도 찾아야했고 모텔도 찾아야했어.



예천은 양궁과 곤충으로 유명한 곳이야. 젊은 세대들은 잘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양궁의 거목인 김진호선수가 예천 출신이지. 위키백과에서는 그녀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었어. 읽어보기 쉽게 문단은 내가 그냥 나누어 보았어.


김진호(金珍浩, 1961년 12월 1일 ~ )는 대한민국의 은퇴한 여자  양궁 선수이다. 경상북도 예천군 출신으로, 예천여중 재학 중 양궁을 시작했다. 예천여고 재학 중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1979년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양궁 선수권 대회에서 30m, 50m, 60m, 개인 종합, 단체전을 석권하며 5관왕에 올라 대한민국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선수이다.


 1980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에서도 큰 기대를 모았으나, 대한민국의 보이콧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1983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다시 5관왕에 오른 김진호는 다시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1984년 하계 올림픽에서도 매우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대회에서 후배 서향순이 의외의 금메달을 따고, 김진호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 후 한동안 방황하다 1986년 서울에서 열린 아시안 게임에서 3관왕에 오른 후 은퇴했다.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따지 못했으나, 김진호는 선수 생활 동안의 화려한 경력으로 신궁의 원조로 알려져 있다. 은퇴 후 모교인 한국체육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EA%B9%80%EC%A7%84%ED%98%B8_(%EC%96%91%EA%B6%81_%EC%84%A0%EC%88%98)




저녁은 시장로 인근의 감자탕집에 가서 한그릇 사먹는 것으로 해결했어.



서울말을 쓰는 음식점 주인 아주머니의 소개로 바로 옆 모텔에 찾아가서 방을 구했어. 혼자 모텔에 들어가니 조금 이상해지더라. 



이제 자야지. 밤엔 비가 제법 내렸어. 거기까진 다 좋았잖아? 문제는 그 다음날 터진거지.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