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다시 출근길에서 1

by 깜쌤 2018. 10. 8.


출근하던 날들이 문득 그리워졌어.



집에서부터 밟아가보기로 했어.



10월 3일 개천절,  아침부터는 햇살이 좋았지.

조금 따끈하기도 했어.



경부고속국도에서 경주로 내려서면 제일 먼저

경주톨게이트를 만나게돼.



그 옆으로 농로가 나있어.



예전에 쓰던 길 일부는 막혀있었어.



그래서 다른 길로 가보았어.



그래, 바로 이 길이야.

눈에 익었어.



이제는 출근시간에 쫒길 일이 없으니 급할게 있나?

천천히 달려보았어.



바쁘지 않다는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



이젠 억새꽃이 피었을지도 몰라.



이 길옆 수로엔 미꾸라지가 많았어.



고속도로 밑으로 나있는 농로를 지나야지.



골짜기 저 안에 학교가 숨어있었어.



고개를 옆으로 돌려보면 경주남산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누워있었어.



망산도 바로 옆이야.



이젠 저수지로 이어지는 비탈길을

올라가야지.



학교 앞에는 참한 저수지가

두개 자리잡았지.



여기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



물고기에 욕심이 생겨서 숱한 시간을 날려 보냈지.



낚시대에 전해지던 그 짜릿한 손맛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저수지너지머 산밑에 학교가 있었어.



남산가까운 도초 마을에 살던 아이들은 이 둑길을 걸어

 집과 학교를 오갔어.



그 아이들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해.



벌써 쉰 초반일텐데 내 기억엔

아이들로만 남았어. 


 

세월이 그렇게 흘렀다는게

믿어지지 않아.



하루에 대여섯번씩 다니던 시골버스가 먼지

폴폴 날리며 이 둑길을 지나다녔어.



내 젊었던 날들이 그립긴해.

하지만 너무 어두웠어.


지금도 난 그게 싫어.






어리

버리



 



'사람살이 > 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석 물방울  (0) 2018.10.12
다시 출근길에서 2  (0) 2018.10.09
빈 곳으로  (0) 2018.10.03
엄마와 꽃  (0) 2018.05.15
서정천에서  (0) 2018.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