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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서정천에서

by 깜쌤 2018. 5. 11.


둑에 섰다.



이쪽 저수지 둑에 서서보니 저멀리 또 다른 저수지 둑이 보인다.


 

골짜기를 밑에 두고 위쪽에 큰 저수지가 두군데 있는 묘한 곳이다.



여긴 비학산과 내연산 자락에서 시작하여 청하를 거쳐 월포로 흘러들어가는 서정천의 상류다.



나는 안강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찾아갔다.



저수지 밑에 지금은 폐교가 된 자그마한 학교가 있었다.



30여년도 더 전에 이곳에서 2년을 근무했다.



그때도 나는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만 했다.



골짜기엔 거봉포도를 생산하는 엄청 큰 포도밭이 있었다.



마주앙이라는 이름을 가진 포도주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롯데주류로 넘어간 것으로 아는데 당시의 두산주류 회사에서는 경북 영일군 청하면(지금은 포항시 청하면으로 바뀌었다)에 포도농장을 조성하고 거기서 생산되는 포도로 포도주를 만들어 출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포도농장이 바로 학교부근에 있었다.



오래전 이야기다.



이제 포도농장은 사라졌다.



모든게 사라지고 변하는데 포도농장이라고 없어지지 않으랴?



둑위에 서서 옛날 일을 회상해보았다.



호수를 앞에두고 산밑에 자리잡은 마을이 유럽냄새가 나는 풍경을 만들어냈다.



경사진 둑을 터전으로 삼고 노란 민들레가 마구 피어있었다.



저 골짜기 안에 작은 폭포가 하나 숨어있었던가?



이제는 기억도 흐릿해져버렸다.



신록만이 그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듯 하다.



아이들을 데리고 소풍(=체험학습)을 갔던 다슬기 가득하던 비밀스런 골짜기도 물속에 잠겨버렸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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