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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봄 오는 길에 서다

by 깜쌤 2018. 3. 29.


국립경주박물관 뒤로는 남천이 흐른다.



어떤 이들은 남천을 두고 문천이라고도 한다.



다 맞는 말이다.



일주일 간격을 두고 두번 찾아가보았다.



한주일 사이에 자연이 보여주는 풍광은 눈부시게 달라지고 있었다.



일주일 전에는 먼산에 눈이 있었다. 경주에 사십여년을 살면서 삼월에 두번씩이나 눈이 내린 것은 처음 겪는 일이었다.



이래서는 언제 봄이 오는가 싶었다.


그런데......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순식간에 봄이 다가와 있었던 것이다.



나는 박물관 뒷마을에 다시 가보았다.



그새 수양버들 가지에 물이 올라있었다.



버드나무를 보면서도 호들기 하나 만들어 불어볼 생각은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다. 마음 속에서 동심이 사라진 탓이다.



한조각 간신히 남아있던 동심 부스러기조차도 그리 길지도 않은 세월 속에 묻어버렸다.



이제는 모든 것이 아슴프레하게 변해간다.



기억도 언제까지나 선명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추억조차 퇴색해 간다는 것을 나이 먹으면서 깨달았다.



봄이 온 천지에 마구 묻어나고 있었다. 조물주께서 노랑과 연두로 마구 색칠하시는듯하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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