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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이 역사까지 바꾸었다

by 깜쌤 2018. 5. 3.


장기부(張奇夫)라는 사람의 이름을 들어보았는가? 그렇다면 곤사는? 그것도저것도 모르겠다면 이번에는  쿤사는? 셋중에 하나를 알고 있다면 상식에 엄청 밝은 분이다.



장기부, 곤사, 쿤사는 동일인이다. 한때 마약왕으로 불리며 골든트라이앵글을 지배했던 무법자였고 범법자였으며 현상붙은 사나이였다. 그는 위의 사진 두장과 관련을 맺고 있는 인물이다. 위 사진 두장에 나타난 식물은 비슷해보이지만 서로 다르다. 한장은 양귀비꽃이고 다른 한장은 개양귀비꽃이다.



두꽃 모두 양귀비라는 공통적인 낱말이 들어있지만 열매가 가지는 성분에는 차이가 있다. 양귀비꽃을 재배하면 범법자 취급을 받지만, 개양귀비꽃은 재배해도 관계없고 이제는 우리 주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꽃이 되어버렸을 정도다.



바로 위의 사진은 일본 큐수의 고쿠라에서 십몇년 전에 찍었다. 화단에 개양귀비꽃이 예쁘게 피어있었다.



도시가 환해지는듯 한 느낌을 받았다. 정말 예쁘다.



개양귀비꽃은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는 제법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화단에 기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양귀비꽃에는 모르핀성분이 없어서 마약을 추출하는 원료가 나오는 식물을 재배한다는 혐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 꽃도 한때는 많은 오해를 받았다. 꽤 오래전에 어떤 책에서 본 기억이 나는데 독일에서 이 꽃의 씨앗을 구해서 가지고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오던 분이 세관에서 굉장한 고초를 겪은 사실이 있었던 모양이다. 


   


양비귀꽃 열매에서 나오는 진액을 덩어리로 만든 것이 우리가 잘 아는 아편(영어식으로는 오피움이라고 한다)이다. 이것 때문에 영국과 청나라가 전쟁까지 했다는 사실은 너무나 유명하다. 





태국과 미얀마(버마), 그리고 라오스의 세나라 국경이 마주치는 곳을 우리는 한때 골든트라이앵글이라고 불렀다. 우리말로 옮긴다면 '황금의 삼각지대' 정도가 된다. 



쿤사라는 이름을 가진 악질 범법자가 그 부근에서 양귀비를 대량으로 재배하여 막대한 부를 형성했다. 그는 아편판매로 벌어들인 자금을 바탕으로 하여 대량으로 무기를 구입한뒤 미얀마의 샨족을 자기 세력권에 두고 사병을 조직하여 토벌작전에 나선 정부군에 대항했다.


 

그는 장개석의 국민당 군대와도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실제로 모택동의 홍군에 밀려 국외로 탈출한 국민당 패잔병들이 태국 북부에 대량으로 정착한 사실도 있으며 현재도 그 후손들이 고산지대에서 차를 재배하며 살고 있기도 하다.


 

아편밀매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이 중국인들로 이루어진 비밀결사조직이나 범죄세력으로 흘러들어가 홍콩이나 대만에서 세탁된 뒤 중국대륙에 재투자되었다는 소문은 공공연한 비밀에 속한다. 사진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쿤사다.



한때 그는 시사주간지 타임이나  뉴스위크에 단골로 등장했다.



내가 젊었던 날 그런 기사를 시사주간지에서 수도 없이 읽어본 기억이 있다.  



나중에 그는 미얀마 군사정부에 투항하여 신분보장을 받고 비즈니스를 해가며 편하게 살다가 죽었다.



위 사진들은 골든트라이앵글 지대의 아편박물관에서 찍은 자료들이다. 나는 겁도 없이 기념품 가게에서 아편을 흡입하는 용도로 쓰였던 물건을 기념품으로 하나 구해왔는데 그건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태국 경찰 가운데 부패한 자들이 골든트라이앵글을 여행하는 여행객들의 짐을 검사하다가 그런 기념품이 나오면 아편 밀매로 걸어넣겠다고 협박하여 관광객으로부터 돈을 뜯어낸다는 사실을 그때는 몰랐던 것이다.



내가 사는 도시의 도심 소규모화단에 심겨진 개양귀비꽃을 보고 감회가 새로웠길래 다가가서 사진을 찍었다.



개양귀비꽃은 색상이 너무 아름다워 이제는 관상용으로도 많이 심는다.



모르는 사람들은 저게 무슨 꽃인가싶어 제법 궁금해하기도 하는데 알고보면 참으로 사연과 곡절이 많은 꽃인 것이다. 역사까지 바꾸어버린 꽃(아편전쟁)이니까......  당나라 현종임금과 세기의 로맨스를 벌였던 양귀비처럼 아름다운 꽃이기에 그런 이름을 붙였다는 사실 이외에는 그 유명한 양귀비와 별 상관이 없는 꽃이기도하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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