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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잔설 4 - 경주향교

by 깜쌤 2018. 3. 17.


교촌까지 왔으니 향교에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옛날 기록을 확인해보니 경주 향교에 관한 글을 쓴 것이 2012년의 일이었습니다. 당시 사진을 보니 경주향교라는 글씨가 한글로 쓰여져 있더군요.



관리인이 살고 있는 주사 건물 한켠의 방 입구 댓돌위에 신발이 놓여있었습니다.



주사를 뒤에 두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황토가 깔린 마당에는 녹지 않은 눈이 여기저기 조금 남아있었습니다.



기와지붕에도 눈이 조금 남아있었습니다.



나는 이런 풍경이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던 핵심 공간이었던 대청에는 겨울 기운만 쌩하게 몰아쳤습니다. 대청마루가 있는 공간을 보통은 명륜당이라고 부릅니다.  



명륜당 건물을 살펴보기 전에 내가 걸어들어온 길을 슬며시 뒤돌아보았습니다.



나는 대청으로 가보았습니다.



명륜당 글씨는 주희선생의 쓴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2014년이었던가요? 중국 남부 복건성 무이산에서 주희선생이 공부를 했던 무이정사에 가본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이 사진입니다. 무이정사 입구에 있는 주희의 상입니다.



주희선생이 사망한 연도가 서기 1200년이니 어쩌면 그가 남긴 글씨를 탁본해와서 제작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명륜당에서 앞을 보면 커다란 건물이 가로막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사를 지내는 공간인 대성전일 것입니다. 향교는 일반적으로 크게 두공간으로 이루어집니다. 학문을 가르치고 배우는 공간과 공자같은 성인을 추모하는 공간으로 구성되는 것이죠.



나는 서재 뒤쪽으로 있는 공간으로 가보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서재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책을 보는 공간이라는 의미의 서재와는 개념이 다르다고 보아야합니다. 



옛 조상들이 자기수양의 방편 가운데 하나로 활을 쏘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경주향교 바로 서쪽에 있는 공간은 최부자 아카데미입니다. 최부자 아카데미의 내부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글상자 주소를 클릭해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오늘 제일 보고 싶었던 것은 고드름이었습니다. 기와지붕 처마에 매달린 고드름을 은근히 기대했습니다만 구경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흙바닥에 떨어지는 물방울이 만들어내는 흔적을 보고 낙수소리를 듣는 것으로 만족해야했습니다.  



지붕 끝머리에는 고드름 비슷한 흔적이 만들어지다가 그만두었음을 알려주는 증거가 조금 남아있었습니다.



나는 눈 녹은 물이 떨어지는 소리를 잠시 즐겼습니다.



이제는 대성전에 가볼 차례입니다.



나는 대성전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명륜당 마당에 섰을때 앞쪽에 보이는 큰 건물이 대성전입니다.



나는 모퉁이를 돌았습니다.



멀리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은 최부자 아카데미입니다.



나는 대성전 입구로 다가갔습니다.



대성전 입구는 사진의 오른쪽에 보이는 기둥 있는 건물입니다.



입구는 봉인되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출입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대성전 앞 마당에는 눈이 제법 많이 남아있었습니다.



대성전 건물 뒤가 명륜당인 셈이죠.



명륜당을 가운데 두고 동재와 서재가 배치되어 있다면 마찬가지로 대성전을 가운데 두고는 좌우로 동무서무가 마주보고 있습니다. 동재와 서재가 기숙사와 비슷하다고 본다면 동무와 서무는 제사를 준비하거나 공자와 제자들의 위패를 보관하는 그런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는 기능이 다르므로 건물 모습도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향교는 유교이념을 구현하고자 하는 취지로 관청에서 만든 교육기관이라고 보면 됩니다. 


 

조선시대의 국공립 지방 교육기관이라고 보면 틀림없을 것입니다.



나도 이만하면 향교의 잔설을 충분히 즐긴듯 합니다.



오늘 목표는 삼월에 내린 눈 흔적을 즐기는 것이니까요.



향교에 출입하는 어른이 마당을 걸어나서고 있었습니다.



나도 조용히 향교입구를 나섰습니다. 6년전 봄날의 경주향교 모습을 지금의 모습과 비교해보고 싶다면 아래 글상자의 주소를 눌러보시기 바랍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향교의 진짜 입구를 봐두어야했습니다.


 

나는 모퉁이를 돌아갔습니다.



태극무늬가 그려진 경주향교 대문이 나를 조용히 맞아주었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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