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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딱 일주일 전에는....

by 깜쌤 2018. 3. 28.


3월 21일이면 딱 일주일 전이다.



 그날도 눈이 왔다. 나는 새벽에 집을 나섰다. 



 3월 8일에도 눈이 왔었고 3월 21일에 다시 눈이 내렸다.



경주에서 3월에 눈이 두번이나 온 것은 내 기억으로는 처음이다.



3월 초순에 눈이 내린 것은 그나마 조금 이해가 되는데, 3월 하순경에 눈이 내린 것은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비정상인 것 같다.



돌아가는 세태를 보면 비정상인 것이 확실하다. 이제 우리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알아가며 사는 사람들이 되어가는 듯하다.



나는 봉황대 주변을 한바퀴 돌아볼 생각이었다.



고분 위에 커다란 고목 몇그루가 자라고 있는 무덤이 봉황대다.



경주 토박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렀을 때 그 위에 가서 미끄럼을 타며 놀았다고 한다.



지금도 철없는 이들이 한번씩 올라가기도 하는 모양이다.



비가 오다가 눈으로 바뀌어서 그런지 바닥이 질퍽했다.



내 발자국을 뒤로 남겨두고 앞으로 걸어나아갔다.



여행을 가면 발자국 외에는 남겨두지 말라고 했다.



가져올 것은 추억뿐이라고 했다.



그렇게 행동하기는 정말이지 그리 쉽지 않다.



대릉원안 황남대총이 멀리서 슬며시 고개를 내밀었다.



대릉원 후문 맞은편에 자리한 법장사 지붕위에도 눈이 쌓여 기와골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사방이 깨끗하니 더없이 좋다. 비록 지저분함을 덮은 일시동안의 눈가림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나는 이런 정갈함이 좋다.



사람도 담백한 사람을 좋아한다.



남들 눈에는 내가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 모르겠다.



돌이켜보는 내 삶은 그리 아름답지는 못했다.



흠도 많았고 어려움도 많았다.



깨끗한 풍경속에 내 흔적을 남기는 것도 어떨 때는 한없이 미안해진다.



자랑스레 내세울게 없는 인생은 서글픈 법이다.



우리 서민들 삶이 다 그런게 아닐까 싶다.



3월 27일 화요일 아침, 드디어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렸다. 경주시내에서 제일 먼저 벚꽃이 피는 장소는 서라벌여자중학교 앞 도로변이다.


 

오늘 아침에는 또 몇그루 나무들이 꽃을 피웠다. 일주일 전 풍경과 비교하면 감히 상상이 안되는 모습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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