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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2

봄눈

by 깜쌤 2018. 3. 13.


지난 여름부터 참 많이 가물었습니다.



빗방울 구경하기가 그렇게 어려운 줄은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지난 겨울에도 비조차 거의 내리지 않았으니 눈구경하는 것은 감히 꿈도 못꿀 일이어서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힘들었습니다.



원래부터 여긴 눈구경하기가 힘드는 곳이어서 눈오는 것을 크게 기대는 하지 않고 살았습니다만 비까지 내리지 않았으니 모두들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3월 들어서는 제한급수 이야기도 솔솔 풍겨나왔는데 마침내 2월 마지막날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3월 7일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3월 8일 새벽에는 제법 많이 내린다싶더니 아침 8시경부터 눈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3월에 눈이 길바닥에 쌓일 정도로 내릴 것이라고는 감히 상상을 할 수 없었습니다. 



 나는 사진기를 들고 시내로 나갔습니다.



경주역 앞을 지나 교촌마을에 가보기로 한 것이지요.



인왕동과 황오동 고분군에도 눈이 덮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곤한 잠에 빠져있는 새벽에 소복소복 내려 쌓였더라면 더 멋진 감동과 경치가 만들어질뻔 했습니다만 이 정도의 눈내림도 감사하기만 해서 나는 어쩔줄 몰라했습니다.



대지가 너무 메말라버려서 새봄이 다가와도 식물들이 새싹이라도 내어줄지 의심스러웠습니다.



나는 대릉원 담장길로 들어섰습니다.



눈발이 점점 더 굵어졌습니다.



교촌까지 갔을땐 함박눈이 마구 쏟아졌습니다.



갑자기 카메라가 작동을 멈추더니 자꾸만 꺼지기 시작합니다. 눈을 많이 맞아서 습기가 찼던 모양입니다.



설경을 담고 싶었는데 계획에 차질이 생겨버렸습니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다른 카메라를 들고 다시 나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급하게 돌아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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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