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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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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2

연날리기

by 깜쌤 2018. 3. 23.


23년전의 일이었던가요?



말레이지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연(Kite) 전시관에 들렀다가 한쪽에 초라하게 전시된 우리나라 연을 보고 실망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여행안내서가 거의 없던 시절이었으니 어찌어찌 알고 찾아갔다가 실망만 듬뿍 했었습니다.



황룡사 9층목탑 이야기로 유명한 황룡사 옛터에서 연날리기 대회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가보았습니다.



너른 벌판에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습니다.



신문지와 누런 돌가루포대 종이(아마도 시멘트를 담았던 포대를 그렇게 표현했던 것 같습니다)로 만들었던 어린 시절의 연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멋진 연들이 벌써부터 하늘을 수놓고 있었습니다.



내가 연을 처음 만들어본 것은 초등학교 3학년때의 일로 기억합니다.



신문지를 구해 사각형으로 만들고 꼬리와 날개를 만들어 붙이고 천방지축으로 마구 뛰어다녔던 것이 하늘로 연을 올려보고자 처음으로 했던 시도였습니다.



물론 연을 하늘에 오르지도 못했고 돌많은 땅바닥에 질질 끌려다니다가 처참하게 찢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런 체험을 통해 뼈대, 즉 연살이 있어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죠.



대나무 구하기가 어렵던 곳이었으니 연살은 싸리나무를 부엌칼을 가지고 반으로 잘라 썼습니다.



싸리나무도 없으면 철둑가에 자라던 철둑싸리를 구해서 만들었습니다.



경주가 우리나라 역사기록에 등장하는 최초의 연 발상지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압니다.



비담과 염종의 반란사건에 연이 등장합니다.



김유신도 함께 등장하죠.



연을 날리려면 공간도 넓어야하고 바람이 잘 불어야합니다.  



개막식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최양식 시장님과 새로 취임한 경주예총회장님도 보였습니다.



한쪽에서는 참가자들이 연을 점검하고 있었습니다.



연은 중국에서 처음 날렸다고 합니다. 특히 종이연의 경우는 기록이 더 확실한가봅니다.



키가 거의 2미터가 다 되어가는 거인같은 초로의 신사가 다가와서 공손하게 인사를 해왔습니다. 교직에 처음 발을 딛은 학교에서 가르친 제자였습니다. 150년 전에만 태어났어도 장군감으로 이름을 날렸을 것 같은 제자입니다.



나는 개막식을 보다가 황룡사 역사문화관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여기는 따로 날을 잡아서 천천히 둘러보아야할 것 같습니다.



주일 오후였으니 이제 집으로 가야합니다.


 

하늘로 연들이 마구 날아오르고 있었습니다.



확실히 봄이 바로 옆에 다가온 것 같은 날이었습니다. 3월 11일의 일이었으니 말입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