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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우리, 조금 있으면 낙엽될 것 같지 않아?

by 깜쌤 2015. 11. 20.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구르몽(Remy de Gourmont 1858~1915, 프랑스)의 시였어.

제목은 알잖아?

낙엽(La Feuille Mortes).

 

이런 길을 걷고 싶어?

경주 황성공원이야.

지금이 제일 절정이야.

이제 조금 있으면 못보게 될거야.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나도 참 오래 살았어.

너도 제법 많이 살았지?

우리, 조금 있으면 낙엽될 것 같지 않아?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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