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를 돌아다니다가 연락을 받았다. 출근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개학날짜가 훌쩍 넘었기에 기대를 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여행을 즐기다가 연락을 받고는 잠시 고민을 했다.
귀국을 하면 당숙을 모시고 베트남 배낭여행을 가려고 했었는데 마음을 고쳐먹고 늦봄부터 일했던 학교에 다시 나가기로 했다.
이왕 할 일이라면 아이들을 위해서는 하루라도 일찍 출근하기로 했다. 여독이 풀리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귀국한 다음날부터 일터에 갔다. 그게 9월 4일의 일이었다.
평생 6학년 아이들을 가르치고 살았으니 다른 선생들이 기피하는 학년을 맡는 것이 나는 너무 즐겁다.
내가 제일 뿌듯하게 여기는 기록 가운데 하나가 6학년 담임만도 서른번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다른 선생들보다 나를 찾아주는 제자들이 훨씬 많은 편이다.
시골선생으로 일생을 살았지만 마음만은 깨끗하고 맑은 편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나는 출퇴근길이 더 신나는 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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