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는 그대로 남아서 꽃을 피우고 살아남아 있었다.
그런데 내가 정말 아끼고 사랑했던 채송화, 얘네들은 다 사라지고 없었다.
내가 얼마나 귀여워해주고 사랑했던 것들이었는데......
얘들은 단 몇시간밖에 살지 못한다.
아침에 피었다가 한낮이 되면 벌써 시들어버리는 가련한 존재였다.
나는 얘들을 보면 애잔함을 느낀다. 너른 초원에서 피어나 사람들의 눈도장을 기다리는 작은 들꽃들을 볼때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유년시절부터 나는 이 꽃을 좋아했다.
활짝 피었을때보다 막 피어나려는 꽃망울 상태로 있을때가 훨씬 더 아름답다.
얘들이 너무 좋았기에 올해는 담밑에 소복하게 심었더니 6월부터 아침마다 소복소복하게 피워주었다.
여러가지 색깔이 어우러져서 참 보기에 좋았었는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담밑에 있던 것들이 모두 다 사라지고 없었다. 8월말경에 아내가 모두 다 정리를 했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2층 서재 앞에 놓아둔 화분 속에 몇포기가 남아있었다.
호접란도 주인이 돌아올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이미 다 지고 없었다.
이번 여행을 다니며 터키에서 분꽃과 백일홍씨를 조금 구해왔다.
내년에는 분꽃을 화분에 가득 심어볼 생각이다.
6,7,8월 석달 동안 내게 큰 즐거움을 선사해주었던 채송화들! 모두 안녕~~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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