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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4 중국-복건성:화교의 고향(完)

중국에서는 이제 기차표도 실명제다

by 깜쌤 2014. 1. 22.

중국여행기에서 몇번 밝힌적이 있지만 중국에서는 기차표를 구하는 것이 거의 전쟁수준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워낙 넓고 큰 나라이니 기차로 움직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어서 그런지 표구하기가 정말 어렵다. 그러므로 중국여행에서 기차표를 구해서 이동해보지 않았다면 반쪽 여행을 한것이나 마찬가지다.

 

하문 기차역에 도착한 우리들은 일단 기차표 예매소를 찾아 들어갔다. 현지에서는 수표처라는 말을 사용한다. 표를 발매하는 곳은 수표처(票處)라고 해서 따로 있다. 이때 '수'라는 글자는 판다는 의미를 가진 글자이다. 잘 알고 있겠지만 중국기차역의 대합실에는 표를 가진 자만이 들어갈 수 있다.

 

수표처 공간 안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세사람 표를 구하기 위해 노란색 포스트잇(Post It)에 중요사항을 써서 창구에 넣었는데 표를 파는 아가씨는 영어로 원(One)을 되풀이한다. 내가 무슨 말인지를 몰라 멍한 표정을 짓고 있으려니 나중에는 영어로 16을 되풀이했다. 물론 오늘 밤에 무이산으로 가는 기차표는 매진되고 없단다. 오늘 표가 없으면 내일 표를 팔면 되는데 이번에는 영어로 119(내 귀에는 그렇게 들렸다)라고 되풀이해대니 미칠 지경이 되었다. 결국 표를 구하지 못하고 돌아나왔다. 

 

 

그렇다면 중국여행사를 찾아가서 웃돈을 주고 표를 구하는 수밖에 없다. 배낭여행안내서를 꺼내 여행사 위치를 점검하다가 수표처 입구에 인포메이션센터가 있는 곳을 보고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영어를 할 줄 아는 젊은 직원이 있었다. 그는 내 이야기를 듣더니 따라오라고 했다. 내가 그를 따라 간 곳은 수표처 한구석에 있는 독립된 창구였다. 중국 기차표에 관한 정보가 더 필요한 분들은 아래 글상자속의 글을 클릭해보시면 된다.

 

 

 

 

29시간동안 기차를 타고 꼬박 앉아서 가다 1 | 높푸른 하늘을 향해 Tibet in China

2011.09.02 06:27

 

사실이 있는 것처럼 중국에서 기차타기는 한마디로 말해서 전쟁터에서의 작전수행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중국에서 기차표를 구해보지 않았다면, 그리고 기차를 타보지 않았다면 진정한

여행을 했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젊은 직원(사진 속에 그의 얼굴이 보인다)은 창구에 가더니 근무하는 직원을 보고 뭐라고 말을 해댔다. 그러더니 나에게 여권을 달라는 것이다. 일행이 두사람 더 있다고 했더니 세사람 모두의 여권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결국 여권 석장을 내밀었는데 기차표 석장을 구할 수 있었다. 내일 밤에 출발하는 무이산행 경좌(硬座 잉쭤)표 석장이었다. 경좌표는 딱딱한 의자에 앉는 표를 의미한다.

 

그런데 친절한 젊은 직원은 이 표를 가지고 다른 창구에 가라는 것이다. "Don't mistake"를 반복하면서 말이다. 그는 이 표를 절대로 분실하지 말라는 뜻으로 이야기를 했던 모양이다. 그러면서 다른 창구를 가리켰는데 내가 또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자 창구직원에게 이야기를 해두겠다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고 하는 그의 성의가 정말 놀라웠다. 

 

 

<무이산에서 장평으로 이동할때 구한 기차표-빨간 스티커가 있는 곳에 본인 이름이 기록된다. 우리는 외국인이었으므로 여권번호가 기록되어 있다>

 

결국 그를 따라 새로운 창구에 가서 줄을 섰는데 그때서야 비로소 이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 우리가 줄을 선 것은 표를 반환하거나 바꾸는 줄이었던 것이다. 순서를 기다리는 모든 사람들이 신분증을 꺼내들고 있는 보고 나는 모든 상황이 한꺼번에 이해가 되었다.

 

 

무슨 말인고하니 지금 우리가 젊은 직원의 도움을 받아 구한 것은 경좌표다. 이것을 경와표로 바꾸어준다는 것이다. 경와(硬臥 잉워)는 딱딱한 침대를 의미한다. 하문에서 무이산 역까지는 적어도 열두시간 정도를 가야하고 야간열차이니 침대표가 절대로 유리한 것이다.

 

둘째, 중국은 암표를 막기위해 기차표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워낙 기차표 구하는 것이 어렵다보니 암표가 난무하는데 이것이 결국 엄청난 민원을 야기시키고 있으므로 어느 누구든 자기 신분증을 보여주어야만 표를 구할 수 있는 것이다. 기차표 실명제이다보니 한사람이 한장만 구할 수 있다. 그러니 창구직원은 one 소리를 되풀이 했던 것이다. 외국인 여행자의 경우에는 여권을 가지고 있어야 표를 구할 수 있다.  

 

 

기차표 실명제를 실시한다는 소리는 예전에 들은바가 있는 사실인데 내가 그동안 깜빡하고 있었다. 결국 나는 멍청한 짓을 한 셈이었던 것이다. 2012년 사천성 지역의 철도를 관할하는 성도 철도국에서 시범적으로 기차표실명제를 실시해본 뒤 성과가 좋았길래 작년부터 전국적으로 확대실시한 것인데 내가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으니 나도 참 모자라는 인간이다. 

 

 

어쨌거나 우리는 내일 1월 3일 저녁표를 구했다. 무이산에는 1월 4일 아침에 도착하는 표이니 일정상으로는 아주 이상적이다. 이제 우리는 하루라는 시간을 벌어두었다. 그렇다면 오늘 저녁과 내일 일정이 중요하다. 그럴 경우에는 첫 목적지로 고랑서 섬을 찍어두었으므로 먼저 섬으로 가기로 했다. 우리는 택시를 타기로 했다. 택시 승강장에는 줄이 늘어서 있었다. 제법 질서가 정연했다.  

 

 

하문역앞을 지나는 도로 위에는 고가도로가 만들어져 있었다. 원래는 전철용으로 건설했던 모양인데 어디선가 문제가 발생한 모양이다. 나중은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전철이 다녀야할 철로에 버스가 다니고 있었다. 재미있는 현상이다. 우리는 택시를 탔다. 고랑서 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페리보트를 타야한다. 페리를 타려면 부두로 가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 아니던가?

 

 

 

이해를 돕기위해 복건성의 위치를 표시해두었다. 중국 현지발음으로는 복건푸젠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하문의 위치를 알아보자.

 

 

 

 

바로 위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뜬다. 1번으로 표시한 곳이 하문이다. 중국인들은 샤먼으로, 서양인들은 시아멘이나 시아먼 정도로 발음할 것이다. 예전에는 아모이로 알려진 곳이다. 이번에는 하문 도시가 있는 섬을 크게 확대해서 보기로 하자.

 

 

 

 

지도 중앙에 보이는 섬이 하문이다. 하문은 섬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빨간색 점을 찍어놓은 곳이 지금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고랑서 섬이다. 오른쪽에 숫자로 1,2로 표시한 곳은 자유중국 영토에 해당하는 금문도라는 섬이다. 중국인들 발음으로는 진먼다오라고 한다.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으니 눌러보기 바란다. 지도 왼쪽 하단에는 축척이 표시되어 있으므로 크기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섬에 일찍가서 호텔을 구해야했기에 시간을 절약하는 의미에서 택시를 탔다. 유류할증료 3원을 포함해서 요금은 19원이 나왔다.

 

 

고랑서가 섬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택시에서 내리는 순간 건너편에 보이는 섬이 고랑서라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었다. 하문섬에서의 직통 거리는 한 7백여미터 정도가 되려나?

 

 

바닷가의 경관은 훌륭했다. 야자종류의 나무가 늘어선 작은 공원이 바닷가를 따라 이어져 있었고 시민들은 한가로운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이제는 저 섬에 들어갈 차례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