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곳곳마다 꽃이 가득했다.
우리는 복주로로 들어섰다. 호월원으로 바로갈 수도 있건만 해안도로는 공사중이어서 그런지 길이 막혀있었다. 그런 연고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복주로로 들어서자 골목 여기저기에 예쁜 여관들이 자태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군데군데 요리집들도 보였다.
여관 자체의 레스토랑도 있는 모양이다.
어떤 집은 후줄근하기도 했으나 골목 자체는 깨끗한 편이었다.
어떤 집은 수리중이기도 했다. 서양인들이 물러간 뒤 한동안은 어수선한 상태로 지냈던 모양이다.
골목을 지나다가 놀랍게도 교회를 발견하기도 했다.
중국인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도 보였다. 고랑서에서 아파트를 발견하다니.....
교회는 여기말고도 더 있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교회 이름은 기독교회다.
어떤 골목은 막다른 골목이기도 했다. 여기저기 쏘다니는 맛이 각별한 섬이었다.
섬전체가 거의 빈틈없이 집으로 메워져 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정말 잘 지은 집들이다. 관광지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하는 섬이지만 물가가 비싸다는 것이 결정적인 흠이다. 왜 비싸야하는지 모르겠다.
대문앞을 부겐빌리아 꽃 화분과 녹색 자전거로 장식한 이 집도 호텔이었다.
자그마한 호텔이지만 분위기는 단아했다.
아무리 봐도 귀여운 집이다.
어떤 집은 꽤 오랫동안 손을 보지못했는지 창문에 식물 넝쿨이 말라비틀어져 가고 있었다.
창문 밑 골목에는 빨래들이 널려있었다.
어떤 골목은 제법 음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도 섬전체의 분위기는 밝다.
우리들처럼 골목 투어에 나선 사람들도 제법 있는듯했다. 여기서는 길을 잃는 것도 즐거움 가운데 하나임이 틀림없다.
볼게 많은 섬이다. 그래서 모두들 구랑위로 몰려드는가 보다.
중국안에 있으면서도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섬이다.
이들이 가진 미적인 아름다움도 보통은 넘는듯 하다.
나는 이런 풍경이 좋다. 깔끔하게 정리된 풍광도 당연히 좋아하지만 어딘지 약간은 인간적인 냄새가 풍기는 광경도 좋아한다는 말이다.
골목에는 구멍가게도 존재했다. 햇살 한조각이 골목 안에 떨어져 있었다.
그러다가 우리들은 멋진 여관을 하나 찾았던 것이다.
후줄근한 골목안에서 한줄기 청량음료같은 레스토랑 겸 여관을 찾아냈던 것인데......
입구에서부터 그림으로 뒤덮여있는 멋진 여관 건물이 골목속에 진주처럼 숨어있었던거다.
작은 마당부터 그림들이 수북했다.
한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이탈리아 풍광을 그린 것 같기도 하고.....
아무리봐도 이탈리아의 아말피 해변 어디같기도 했다.
마당 한쪽에는 커피숍이 있었다.
인상파 화가 누구 같은데....
화랑여관이다. 묵어보진 않았지만 느낌이 좋았다.
여관 시설은 어떤지 모른다. 일부러 들어가보지 않았으니까.
우리는 돌아나왔다. 어제 부두 부근에서 성급하게 호텔을 정해서 묵을 게 아니라 이쪽으로 더 들어와 볼것을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그래서 호텔구하기는 발품을 파는 것만큼 이익을 본다는 말이 진리로 통한다.
팽호만이 보이는 멋진 발코니를 지닌 호텔이 있다는 말이겠지?
골목으로 들어가보았더니 소설 속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멋진 건물이 나타났다. 나는 이 집을 보며 브론테 자매들의 소설 제목들을 떠올렸다.
문제는 관리가 조금 덜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건물 자체는 훌륭했다.
그 골목 끝에는 아주 참한 호텔이 자리잡고 있었다. 호텔안에서 보면 팽호만이 한눈에 보인다는 그런 호텔이리라.
묵을 일이 없으니 다시 돌아나왔다. 고랑서 골목여행은 그런 식이다. 의도적으로 길을 잃어보아도 즐거운 곳! 그게 고랑서의 골목이다.
어리
버리
'배낭여행기 > 14 중국-복건성:화교의 고향(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성공의 아버지, 정지룡의 등장 (0) | 2014.01.29 |
---|---|
누가 정성공을 모르시나요? (0) | 2014.01.28 |
고랑서의 해안은 아름다웠다 (0) | 2014.01.25 |
고랑위의 먹자골목은 아기자기했다 (0) | 2014.01.24 |
붉은 지붕 가득한 고랑서(구랑위)로 건너가다 (0) | 2014.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