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4 중국-복건성:화교의 고향(完)

고랑서의 해안은 아름다웠다

by 깜쌤 2014. 1. 25.

1월 3일 금요일 아침 6시 반에 일어났다. 어제는 정말 피곤했었는지 정신없이 쓰러져 잤다. 아침에 마당으로 나오니 비가 살짝 지나간 흔적이 있었다.

 

 

오늘은 고랑서를 구경하고 난 뒤 야간열차로 이동해야한다. 그러니 섬안을 돌아다니며 부지런하게 봐두어야 했다.

 

 

아침을 먹기 위해 어제 봐둔 시장부근을 뒤지다가 비교적 깨끗해보이는 집을 찍어서 들어갔다.

 

 

국수종류로 아침을 때우기로 했다. 우리는 한자를 읽고 쓸 수 있으니 여행에 큰 어려움은 없다. 번자체 한자를 알면 간자를 아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나는 어환면(魚丸面)을 시켰다. 어환면이라고 했으니까 아마도 생선으로 만든 경단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하고 짐작했기 때문이었다.    

 

 

국수를 기다리는 동안 금포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교자를 시켰더니 하문 특색풍미인 교자가 나왔다. 한개 4원짜리다. 전분으로 만든듯한 교자피 속에 고기소가 들어있었다.

 

 

 

감자떡안에 고기소를 넣은 느낌이랄까? 하나만 먹어도 은근히 배가 불러왔다.

 

 

곧이어 우리가 주문한 국수가 나왔다. 국수가 종이컵에 담겨서 나왔는데......  설거지하기에는 편하고 좋을지 몰라도 이런 것은 아니라고 본다. 수도물이 귀한 곳이어서 그럴까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그래도 그렇지, 좋은 현상은 아니다.

 

 

먹을만은 했다. 음식맛까지 나쁘다면 종이컵에 담겨나온 음식은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다.

 

 

아침을 먹고 밖으로 나왔다. 배가 부르니 구경할 여유가 생겼다.

 

 

우리는 바닷가로 난 길을 따라 걸었다. 지금은 썰물이었다. 물이 빠지고나자 맑은 모래 해변이 슬쩍 속살을 드러내었다.

 

 

노강이라 이름붙은 좁은 해협 여기저기에 암초와 모래톱이 보였다. 배를 모는 사람들이 멋도 모르고 잘못 접근하면 큰일나는 수가 생기겠다.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해변도로에는 짐꾼들이 끌어야할 수레들이 줄을 맞춰 단정하게 정렬되어 있었다.

 

 

선착장에서는 생필품들이 하역되고 있었고......

 

 

짐을 기다리는 품꾼들은 자기를 불러줄 물건주인을 기다리는가 보다.

 

 

여객부두와 생필품을 보급하는 부두는 서로 위치가 다르다.

 

 

바닷가로 면한 작은 광장에 거대한 문어가 보였다.

 

 

해저세계라는 표지가 있는 것으로 보아 수족관이 있는 모양이다.

 

 

섬에 살고있는 주민들은 부지런히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 광경들이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아열대기후의 좋은 점은 일년내내 푸르름을 볼 수 있다는 점이리라.

 

 

지금 우리는 섬하단 왼쪽끝머리에 자리잡은 정성공 석상이 있는 호월원을 찾아가는 중이다.

 

 

호월원으로 가는 길에는 작은 공원이 몇개 보였다. 공원화단에는 금잔화와 샐비어같은 꽃들이 만발했다.

 

 

고랑서에는 커다란 바위와 용수나무가 많았다.

 

 

한두그루가 아니었다.

 

 

크기도 컸다.

 

 

캄보디아 앙코르왓에 자라는 나무들처럼 거대한 바위를 마구 감은채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찌보니 관공서같기도 하고.... 

 

암석 모습하나는 일품이다. 상로원이라.....   해오라비가 나는 정원이라는 뜻이리라.

 

 

그 앞으로 짐수레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멋진 요새를 하나 보았다. 건너편은 하문이다. 예전에는 여기다가 배를 숨겼던 모양이다.

 

 

참 묘한 곳이다. 규모는 작았지만 범선 몇척 정도는 충분히 정박할 수 있었으리라.

 

 

우리는 다시 슬금슬금 걸어나갔다. 제법 고급스런 주점들이 보였다.

 

고랑서가 작은 섬이라고 해도 상주인구가 2만명 정도 된다고 한다.

 

 

부겐빌리아 붉은 꽃이 아열대지방의 풍정을 한결 더 아름답게 만들어내고 있었다.

 

 

호월인이 저만치 보이는 곳에 멋진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거인과 킹콩과 왕두꺼비가 아닐까?

 

 

멀리 절벽위에서 수평선을 굽어보고 있는이가 정성공이다.

 

 

썰물이어서 바위뿌리까지 다 보였다. 이런 바위들이 곳곳에 수두룩하니 밀물이 밀려올때는 물살이 바위를 때려 북치는듯한 소리를 낸다는 말이 일리가 있다. 그러니 이 섬 이름이 고랑서인가? 북 고, 물결 랑, 섬 서라는 한자를 쓸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배를 타고 고랑서로 접근하는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겠다.

 

 

곳곳에 암초가 깔렸기 때문이다. 바위 모습이 절묘하다.

 

 

따개비같은 것을 채집하는 중일까? 사나이의 실루엣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이리저리 마음대로 누운 바위들이 동물원을 연상시켰다.

 

 

서양인들이 이 섬을 조차한 이유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겠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모양치고는 너무나 오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섬에 터를 잡고 청나라에 반항하며 세를 불려간 정성공의 안목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성공! 그를 아는 것은 하문의 역사를 아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바로 저 양반이다.

 

 

지금 우리는 호월인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