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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4 중국-복건성:화교의 고향(完)

고랑위의 먹자골목은 아기자기했다

by 깜쌤 2014. 1. 24.

 

아까 동네 밑에서부터 다른 여관이나 호텔들의 방값을 확인하고 올라온지라 어지간하게 불러도 놀라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여기도 세게 나왔다.

 

 

일단 방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우리는 세사람이니 트리플 베드가 있든지 아니면 더블 베드에 싱글 베드가 있어야만 했다.

 

 

욕실은 작았지만 깔끔했다. 합격이다.

 

 

아주 특이하게 여긴 이층방이다. 아래층에 싱글베드 하나, 위층에 더블베드다.

 

 

구조가 재미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공간의 크기가 작다.

 

 

건물 외관에 비해서 방이 작았다. 다른 방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룻밤만 머물면 되니까 머물러 보기로 했다. 혹시 이글을 보는 분 가운데 고랑서 섬에서 머물 생각이 있는 분이라면 부두 부근에 머물지 말고 정성공 석상이 있는 호월원 부근 골목으로 가서 방을 찾기를 권한다. 2014년 현재 200원 정도의 가격으로 얼마든지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나 배낭여행 안내서에는 숙박 정보가 너무 빈약했다. 어느 동네가 싸다는 식으로 한마디만 해두어도 큰 도움이 되건만 저자들은 별로 세밀하게 조사하지도 않고 써놓은 것 같아서 은근히 짜증이 났다.  

 

 

우리는 330원에 묵기로 했다. 한사람당 110원이다. 우리돈으로 쳐도 일인당 2만원인 셈이니 비싼 것이다. 돈이 넘쳐나는 양반들에게는 2만원이라는 돈이 껌값에 지나지 않겠지만 나에게는 비싸다. 더구나 여기는 중국인데다가 아침식사가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니 더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다.

 

 

방을 구했으니 이제는 시내를 구경하러 나가야한다. 슬슬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겨울이니 낮이 짧다. 골목에는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우리가 머문 양산존부 호텔 바로 옆에는 풍금박물관이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섬에는 피아노박물관도 있었고 전문적인 음악학교도 따로 있었다. 고랑서가 <음악의 섬>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것이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양산존부 건물을 끼고 올라가는 이 골목 끝자락에 하문 제2중학교가 있다. 물론 골목끝은 막혀있다.

 

 

유럽인들이 남기고간 옛 건물들을 활용하여 여관으로 호텔로 상점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건물들은 하나같이 크고 웅장하다.

 

 

더구나 거리조차도 중국에서는 드물게 깨끗하다. 어지간한 건물에는 문화재로 지정되어있다는 표지판이 붙어있을 정도다.

 

 

누가 이런 건물을 중국식이라고 하겠는가? 이 섬 전체는 외국인 조차지였다. 하문도는 중국인들이 살도록 놓아두고 고랑서는 외국인들만 거주할 수 있도록 서구 열강들이 빌려서 사용했다는 말이다. 문제는 무력으로 협박해서 빌려갔다는 것이다.

 

 

마치 중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사건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수법을 썼다는 것이 문제다. 중학교에 갓 입학한 신입생 어떤 아이가 좋은 옷을 입고왔다고 치자. 3학년 일진 멤버 건달이 찾아와서 시비를 걸고 이야기를 한다.

 

"야! 너 좋은 옷을 입고 있구나. 내가 잠시 필요해서 그런데 말이다, 좀 빌려주라. 며칠 뒤에 돌려줄게. 안 빌려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지?"

 

 

중국은 그런 식으로 서구 열강의 협박과 위세에 눌려 고랑서 섬을 조차해준것이다. 청나라 말기에....

 

 

서구인들의 감각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여기 가게들은 하나같이 세련되었고 예쁘다.

 

 

여기서는 길을 찾으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그저 발길 닿는대로 흘러다니면 된다. 슬슬 가게 구경이나 하면서 말이다.

 

 

여기와서 느낀 것이지만 지금 중국에는 음료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듯 하다. 전통에 빛나는 차와 새로 시장에 진입한 커피 사이의 전쟁! 곳곳에 커피가게가 보였다.

 

 

대만이 가까워서 그런지 고랑서에서는 대만 담배와 술, 그리고 음식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옥상에 올라가면 멋진 좌석도 마련되어 있다는 말이겠지?

 

 

꼬치가 명물이라던데 하나도 안사먹어보았다. 나이탓인가 보다.

 

 

하나둘씩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전등불이 켜지자 분위기가 달라져보였다.

 

 

골목마다 사람들이 바글거리지만 들뜬 분위기는 아니다. 거리도 의외로 아주 깨끗했다.

 

 

중국에서 이런 거리를 만난다는 것은 의외다. 고랑서에서 묵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긴 완전히 먹자골목이다. 별별 음식들이 다 있다.

 

 

그런데 가만히보니 어떤 특징이 있다. 중국 젊은이들은 작은 책자를 가지고 다니면서 맛있는것을 골라서 그것만 찾아 먹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기념으로 작은 책자에 스탬프를 찍어가는 것이다.

 

 

모든 음식을 종이컵에 담아준다는 특징도 있다. 사람들은 종이컵에 담긴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리들은 용수나무가 있는 작은 광장까지 걷게 되었다.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광장 사방은 모두 음식점들이다. 물론 기념품 가게도 있긴 있다.

 

 

조금 유명하다 싶은 가게에는 긴 줄이 만들어져 있었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맛집인 모양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바글거릴 것이라고는 꿈에도 상상을 못했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중국인답게 그저 이것저것 먹느라고 정신이 없다.

 

 

정말이지 중국여행의 묘미는 먹는데 있다.

 

 

우리도 어디가서 저녁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늘은 두끼밖에 못먹었다. 기내식으로 점심을 때웠으니 아침은 굶은 셈이 된다.

 

 

이리저리 얽어진 골목 모두가 먹거리 천국이니 무엇을 먹어야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날이 저물어감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늘어나는듯 했다.

 

 

이리저리 거닐어보던 우리들은 일단 돌아가기로 했다.

 

 

너무 멀리까지 온듯 했기 때문이다. 작은 모퉁이와 틈바구니마다 자기 장사를 하는 젊은이들로 만원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거리가 있었던가 싶었다. 다른데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경주에는 없다.

 

 

오징어구이도 팔고 낙지구이도 팔았다.

 

 

게도 튀겨서 팔고 있었다.

 

 

장사치도 많고 손님도 많았다. 결국 우리들도 부근의 작은 음식점에 들어가서 음식을 시켰다. 군것질 정도로는 양이 차지 않을 것 같아서 요리를 시켜서 먹기로 했다.

 

 

 

세계의 양대요리는 누가 뭐라고해도 프랑스 요리와 중국요리다. 중국여행에서 음식먹는 즐거움을 놓치면 여행 재미의 반을 날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므로 중국에서는 무조건 먹어야한다. 음식점에 가서 음식 시키는 요령을 모른다고? 겁낼 것 없다. 비결은 바로 밑에 있다. 그대로 해 보시라. 절대로 속지 않는다. 실패하지도 않는다. 바로 아래 글 상자 속의 주소를 눌러보면 된다.

 

 

 

 

이번 여행이 중국여행으로는 8번째다. 모두 다 배낭여행이었으니 이제 중국에서 온갖 산전수전 정도는 제법 겪은 셈이지만 아직도 도가 터지려면 까마득하다. 그만큼 중국은 큰나라여서 온갖 일이 다 생기며 별별 인간이 다 있는 법이길래 실체를 파악하기가 힘이 든다.

 

 

첫날 저녁부터 배부르게 먹었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회과육(回鍋肉), 마라두부(麻辣豆腐), 어향육사(鱼香肉丝)였다. 회과육은 사천지방의 명물 돼지고기요리다. 마라두부는 매운 두부요리라고 보면 된다. 어향육사도 사천요리가운데 하나지만 이제는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명물 고기요리가 되었다.

 

 

이제 중국 음식점도 점점 변하고 있었다. 요리는 퓨전화되어가고 있었고 젊은이들은 점점 깔끔하고 세련된 장소를 찾아나서고 있는듯 했다. 계산을 하니 67원이 나왔다. 우리돈으로 치면 12,000원 정도다. 일인당 4,000원으로 중국요리를 먹을  수 있다면 손해보는 것은 아니다.

 

 

저녁을 먹고나서 우리는 왔던 길을 걸어 호텔로 돌아왔다.

 

 

돌이켜보면 오늘도 길고 긴 하루였다. 한밤중에 경주를 출발하여 서울과 인천을 거친후 복건성 하문까지 와서 기차표를 구하고 결국은 고랑서에 온 것이다. 그리고는 저녁을 먹고 하루밤을 보내기 위해 낯선 호텔에 여장을 푼 뒤 잠을 청하는 것이다.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알아와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한 뒤 여기저기를 뒤지다가 잠이 들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