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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좋은 세상 만들기 To Make Better

호갱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by 깜쌤 2013. 6. 17.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닐지 몰라도 충성도 높은 고객을 호구(虎口)로 보는 통신사들이 제법 된다는 생각이 든다. DAUM 사전에서는 '호구'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1)

범의 아가리라는 으로, 매우 위태로운 지경이나 경우 이르는 .

(2)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 비유적으로 이르는 .

(3)

바둑에서, 같은 돌로 둘러싸이고 한쪽 트인 자리 이르는 .

 

물론 내가 이글에서 말하는 호구는 2번을 의미한다. 서재에 정리해둔 휴대전화 계약서 파일철을 꺼내어 확인해보니 내가 SK이동통신사와 처음 계약한 것이 2007년 2월 1일이었다. 그러니 6년간 꾸준히 사용한 셈이다. 그동안 회사에서는 고객상담원이라는 이름으로 한번씩 전화를 걸어와서 새로운 기계로 바꾸면 어떻겠느냐는 식으로 유도를 하기도 했지만 스마트폰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터라 구형 전화기를 고집스레 사용해왔었다. 

 

  

낡은 전화기지만 거의 고장없이 잘 사용해왔었는데 수명이 다되어서 그런지 슬금슬금 고장이 생기기 시작했다. 고장이 날때마다 수리해서 쓰곤 했었는데 떨어뜨리기도 하고 물에도 빠뜨리는 일이 벌어진 여파인지 올해들어 여기저기 손볼곳이 생기기에 이번 기회를 틈타서 스마트폰으로 바꾸기로 했던 것이다. 

 

사람이라는는게 마음만 먹으면 무슨 일이든 저지를 수 있는 존재이니 내게는 그동안 잘 사용해온 기계를 바꾸는 것이 그리 큰 문제도 아니었다. 이 참에 6년간이나 충실하게 한 통신사를 애용한 충성도 높은 고객 알기를 뭐처럼 아는 회사의 처사가 괘씸해서 기어이 회사를 이동해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동안 하는 꼴을 자세히 살펴보면 새로운 기계를 바꾸라는 식으로는 자주 전화를 걸어오긴 했지만 정작 한번도 그동안 잘 사용해주셔서 고맙다는 내용으로 이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해온 사실은 없었다는 것이다. 적어도 내 기억으로는 그렇다.

 

꼬박꼬박 요금을 잘 내면서 오랫동안 잘 사용해온 충성도 높은 고객들에게 모든 통신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혜택을 제공해주는지 살펴보면 저절로 알게된다. 무엇때문에 많은 고객들이 새로운 고급사양의 스마트폰으로 바꾸면서 회사를 옮겨다니는지 그 이유를 통신사들은 심각하게 짚어보고 반성해볼 일이다.  

 

나만 그런가 싶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더니 그런 사례가 제법 많았던 것이다. 결국 한 회사에 오랫동안 충성을 바친 고객만 꼬박꼬박 요금을 물어내는 바보가 되는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었다. 오죽하면 호구고객이라는 의미를 지닌 호갱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여 돌아다니게 되었을까? 

    

 

감동경영이니 어쩌고 저쩌고 하기 전에 번호이동을 해서 떠나는 고객에게 이런 메시지를 날려주면 어떨까? 모든 것을 컴퓨터로 처리하는 통신사들이니 고객들의 이메일이나 전화번호는 기본적으로 저장해두고 있지 않겠는가? 마음맘 먹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지난 (    )년동안 저희 회사를 이용해주신 고객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에 통신사를 이동해서 다른 회사로 가셨지만 저희들은 고객님이 그동안 베풀어주신 사랑을 잊어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혹시 나중에라도 약정 기간이 끝난 뒤에 다시 저희 회사로 돌아오신다면 그 동안 사용하신 기간을 당연히 합산하여 새로운 혜택을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댁내 두루두루 평안하시고 선하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너무 꿈같은 일을 기대하는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감동경영!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떠나는 고객을 되돌아오게 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생각을 바꾸어보라. 새로운 미래가 보일 것이다. 그리고 평소에 충성도 높은 고객에게 과감하게 할인혜택을 할 줄 아는 용기부터 가지기 바란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