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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3 중국-절강성:화려한 남방(完)

중국의 베니스를 보기 위해서는 하루 묵을 호텔부터 찾아야했다

by 깜쌤 2013. 1. 21.

 

첫번째 행선지를 어디로 할 것인지조차 결심을 못한 상태에서 입국절차를 마쳤습니다. 일행 두분에게 화장실을 다녀오라고 부탁했습니다. 화장실에 가서 귀중품을 넣은 복대도 몸에 반듯하게 차고 오늘 쓸돈도 꺼내두고 이왕이면 양치질도 하고 오시라고 했습니다. 여행와서 이가 부실하여 음식도 바로 못먹으면 우리들 자신만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동행인이 다녀온 뒤 물론 나도 화장실에 가서 복대를 몸에 두르고 양치질도 하는 식으로 자잘한 사항의 점검과 준비까지 다 마쳤습니다.

 

복대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분들은 아래 주소를 클릭해보기 바랍니다. 제 블로그속에 "배낭여행의 기초"라는 카테고리가 있는데 그 항목안에 복대와 신용카드에 관한 글이 들어있습니다. 배낭여행에 관심이 있는 분이나 해외에 자주 나가시는 분만 눌러보시는게 편합니다.

 

                                           http://blog.daum.net/yessir/1852295

 

 

 

 

현재 우리는 까만색으로 둘러싼 절강성( 저장성)에 와있습니다. 우리나라 위치와 비교해보면 상당히 남쪽에 와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무이산이 있는 복건성은 절강성 바로 아래에 있는 행정구역입니다. 절강성이라고 할때의 성(省)은 중국의 행정단위로서 우리나라의 도(道)에 해당합니다. 지도에 나타난 절강성의 크기와 남한과의 크기를 비교해보면 면적이 대강 짐작될 것입니다.

 

절강성의 성도(省都)는 항주(杭州 항저우)입니다. 지도 속의 절강성 안에서 파란색점으로 찍혀있는 곳입니다. 이번 여행은 절강성 안에서만 왔다갔다 할 생각이지만 내가 무이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나는 일행을 불러 모았습니다. 제비를 뽑아서 행선지를 결정할 생각이었던 것이죠. 제비를 뽑았더니 첫 방문도시로 결정된 곳은 이우(義烏 의오  )였습니다. 간자로는 乌라고 쓰고 이우라고 읽습니다.

 

 

 

항주공항은 소산에 있습니다. 그래서 항주소산공항이라고 표기합니다. 중국식으로 발음하면 항저우 샤오샨 정도가 될 것입니다. 인천공항이 서울에서 제법 떨어져 있듯이 항주소산공항도 항주시내에서 동쪽으로 약 30킬로미터 떨어진 외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항주와 소흥의 중간지점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첫번째 행선지가 이우로 결정되었으므로 항주시내로 들어가는 것보다 이우로 직행하는 것이 여행일정상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공항에서 이우로 가는 공항버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이제는 공항버스(=리무진버스)만 찾아서 타면 해결납니다. 이우의 위치는 위 지도에서 검은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빨간색 점입니다.

 

중국지명을 우리말로 하기도 하고 중국발음으로하기도 하니 헷갈리지요? 어지간하면 우리말로 하다가 필요할 때는 중국발음을 사용하기도 하겠습니다만 이우는 예외로 하겠습니다. 저도 처음 가보는 곳이어서 지명을 익히느라고 고생하다가 묘하게도 처음부터 중국발음으로 익숙해진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리무진 버스를 타기 위해 입국장 밖으로 나왔습니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리무진 버스표를 파는 곳은 입국장안에 있다는군요. 어쩔 수 없이 다시 입국장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항주공항은 국제선 공항과 국내선 공항이 같이 붙어있습니다. 그러니 규모가 작은 편은 아닙니다.

 

 

바로 위 사진 속에 붉게 쓰여진 글자를 한번 읽어보시지요. 저 정도 글자만 익숙하게 읽을 수 있다면 중국여행은 식은 죽먹기나 마찬가지입니다. 익숙하지는 못하더라도 대강 짐작해서 읽을 수 있는 실력만 돼도 중국여행은 쉽습니다.

 

사실 깨놓고 하는 말인데 이번 여행기는 지금까지 여행기를 쓴 형식과 달리하여 높임말로 설명하듯이 세밀하게 쓰고 싶었습니다. 주 대상은 처음가는 분들입니다. 그러니 여행 고수분들은 우습게 여겨지더라도 조금 널리 마음을 잡수시고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보기에는 "기장파사수표처"라고 읽지 싶습니다. 우리나라나 일본 대만에서는 번자를 시용하고 중국 본토사람들은 번자를 간단하게 변형시킨 간자를 씁니다. 그러니 중국 본토에서는 모든 글자가 간자로 되어 있어서 저처럼 번자를 배워둔 사람들은 모두 새로 익혀야 합니다.  

 

기장(场)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공항과 같은 의미일 것이고 파사(巴士)는 버스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수표처는 매표소라는 의미가 될터이니 공항버스표 판매소라는 뜻을 담은 말일 것입니다. 매표소를 찾았으니 이제는 표를 사면 됩니다.

 

 

전광판을 잘 보고 있었더니 이우가는 버스 시간표가 보였습니다. 오후 3시 40분에 출발하는 버스표를 샀습니다. 말이 안통할 때에는 종이에 적어서 주면 됩니다. 물론 우리도 그런 식으로 했습니다. 종이를 내밀며 "이우 티켓 3, 플리즈!" 이 정도로만 말하면 거의 다 알아듣습니다.


물론 나는 종이에다가 발차시각까지 적어서 주었습니다. 요금은 62원이었고 티켓에 좌석번호가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중국돈 1유안(=원)은 2013년 1월 6일 기준으로 우리돈 174원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14번 출구를 나왔더니 건너편에 버스가 보였습니다. 배낭은 짐칸에 넣고 어깨에 두르는 작은 가방 하나만을 가지고 탔습니다. 다음에 찾아갈 분들을 위해 이우행 공항버스시간표를 공개합니다. 공항에서 구한 자료를 보고 입력한 것이니 착오없기 바랍니다. 2013년 1월 7일 현재시간표입니다.

 

항주소산공항에서 이우로 갈때

10:20, 11:00, 11:40, 12:20, 13:00, 13:40, 14:20, 15:00

15:40, 16:20, 17:00, 17:40, 18:30, 19:30, 20:30, 21:30

 

 

이우터미널에서 항주소산공항으로 갈때

06:20, 07:20, 08:40, 09:20, 10:00, 10:40, 11:20, 12:00

12:40, 13:20, 14:00, 14:40, 15:20, 16:00, 17:00, 18:00

 

 

이우까지 소요시간은 약 한시간 반정도입니다. 3시 40분 출발이니 도착하면 5시가 넘을 것입니다. 도착해서 곧 있으면 캄캄해질터인데 호텔 예약을 안해두고 왔으니 하루 묵을 호텔잡기가 우리들의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우라는 도시를 첫목적지로 잡았습니다만 거기가 진정한 목적지는 아닙니다. 우리는 이우를 거쳐 금화까지 간 뒤 금화에서 다시 난계라는 도시까지 가야합니다. 금화까지 가면 좋지만 금화행 버스는 공항에서 한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고 도착하게 되면 오후 7시 정도가 될 것같아서 금화로 가는 것은 포기하고 이우까지만 가기로 했던 것입니다.

 

 

버스는 고속도로를 달려 끊임없이 남쪽으로 달렸습니다. 중국인들의 도로교통법 규정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가 탄 공항버스의 경우 시속 80킬로미터를 넘어서 달리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안전운행을 하는 것은 좋은데 주위가 어두컴컴해져 가는 것 같아서 은근히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깜깜해지면 호텔방 구하는 것이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도로에는 화물차들이 가득했습니다. 난폭 운전을 하는 이들이 많아서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경우도 제법 있었습니다. 중간쯤 갔을까요? 서시고리(西施古里)라는 표지판이 보였습니다. 서시라면 중국 고대사를 화려하게 장식한 그 유명한 미인이 아니었던가요? 사실 이번 여행기에는 그녀가 반드시 등장하게 되어 있었는데 그녀의 고향마을 부근을 지나게 되었으니 나에게는 그것도 행운이라면 행운일 것입니다.

 

 

공항버스가 이우 시내에 들어선 것은 오후 5시 10분경이었습니다만 정류장까지 가는데 시간이 엄청 걸리더군요. 버스는 이우버스터미널에 도착했고 우리가 내렸을때는 이미 사방이 어두워지고 난 뒤였습니다. 이제는 오늘 하루를 묵을 호텔을 구해야 했습니다.

 

그게 제일 먼저 처리해야 할 오늘의 급선무였습니다. 버스정류장으로 들어갈때 차창밖으로 지형지물을 잘 살펴두었으므로 우리는 번화가로 걸어나와서 번듯한 외관을 가진 호텔로 무작정 쳐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배낭여행자들은 잠자리와 교통수단, 그리고 음식에서 돈을 아끼는 사람들입니다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지고 있을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월드호텔이었습니다. 카운터의 지배인은 3인실 요금으로 268원을 불렀는데 깎아서 240원에 묵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일인당 부담액이 80원이니까 우리돈으로 치자면 13,600원정도가 되는 셈이죠. 더구나 아침식사를 포함해서 그런 가격이니 망설일 필요가 없이 머무르기로 했습니다. 잠자리도 구했으니 이번에는 저녁을 먹을 차례입니다. 중국음식점에서 첫날 저녁을 푸짐하게 먹은 이야기는 다음글에서 계속해야겠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