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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1 중국-대륙의 극과 극:산동, 청해성(完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1

by 깜쌤 2012. 1. 4.

 

오늘은 드디어 태산에 오르는 날이다. 태산이 어떤 산인가? 중국인들의 마음 속에 굳건히 자라잡은 오악(五嶽) 가운데 하나가 아니던가? 어떤 이들은 오악 가운데 으뜸을 태산이라고 치기도 한다.

 

아침 일찍 산에 오르기로 했다. 너무 사람이 많이 몰려드는 곳이므로 인파에 치이지 않으려면 서둘러야 했다. 아침으로는 그동안 배낭에 넣어다니던 컵라면으로 떼웠다. 그리고는 택시를 탔던 것이다.

 

 

 

태산을 오르는 방법은 몇가지가 있다. 먼저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 두가지만 소개한다. 첫번째는 위 사진의 왼쪽 하단에 있는 별표에서부터 시작해서 오르는 방법이다. 별표가 있는 동네가 천외촌(天外村) 이라는 곳이다. 거기에서는 태산의 중턱까지 자동차로 오를 수 있다. 중간에 내려서 케이블카를 타도 되고 걸어서 올라가도 된다.

 

두번째는 대묘 후문에서 똑 바로 보이는 도로를 따라가서 일천문(一天門)과 홍문(紅門)을 거쳐 바르게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그쪽으로 올라가는 것이 전통적인 방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가 선택한 것은 첫번째 방법이었다. 왜냐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였다. 빨리 올라가되 중간에 내려서는 케이블카 - 중국인들이 흔히 말하는 삭도 - 를 사용하지 않고 정상까지 걸어서 올라가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대신 내려올때는 끝까지 무조건 걷고 싶었다.

 

 

그러므로 택시를 탔던 것이다. 기본 요금 정도가 나왔다. 천외촌 광장에 도착해서 보았더니 이미 사람들이 꾸역꾸역 몰려들고 있었다. 더구나 오늘이 휴일이 아니던가? 사람 구경은 싫컷 하게 생겼다.   

 

 

 중국 산동성에 자리잡은 태산이 세계지질공원이라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자기들이 마음대로 붙여놓은 이름일까?

 

 

 천외촌에 도착한 우리들을 맞이한 것은 규모가 제법 큰 공원이었다.

 

 

먼저 태산의 중요한 봉우리들을 기억하는게 순서다. 그래야 혼란이 오지 않는다. 등산로는 의외로 간단했다. 삭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그냥 위를 향해 가파르게 난 계단을 따라 걸으면 되는 구조다. 문제는 어머어마한 숫자의 계단이다. 오늘 고생깨나 하게 생겼다.

 

 

일단 매표소를 찾아야했다. 사람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면 나올 것이니 걱정할 일은 없다.

 

 

태산! 이쯤에서 양사언의 시조 한 수 정도는 읊조리고 올라가는게 여행객의 도리다. 양사언(楊士彦)선생은 조선시대 중기의 문인이며 서예가다. 

 리 없건마는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있건만은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양사언의 호는 봉래(蓬萊)다. '봉래'라면 금강산을 지칭하는 이름이다. 금강산을 두고 봄 금강, 여름 봉래, 가을 풍악, 겨울 개골이라 하지 않던가? 개골(皆骨)은 개구리 울음소리가 아니라 낙엽이 지고 나니 뼈대만 앙상히 남아서 드러났다는 뜻이다. 그만큼 금강산의 바위와 암봉의 경치가 뛰어나다는 말이리라.

 

시조 속에 등장하는 태산이 지금 우리가 오르려고 하는 중국에 있는 태산이냐, 아니면 단순히 크고 높은 산이냐 하는 것은 학자들에게 맡겨두자. 어느 것이 맞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계단 좌우로 양쪽에 여섯개씩 세워진 열주에 새겨진 조각이 범상치 않은듯 했다. 나는 갑자기 장예모가 만든 중국 무술영화 몇편을 떠 올렸다.

 

 

많은 시민들이 공원에 몰려나와 나름대로의 독특한 운동을 하고 있었다.

 

 

검을 가지고 운동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몇몇이 끼리끼리 모여서 태극권을 연습하기도 했다.

 

 

이직 7시 반이 안되었는데도 벌써 관광객으로 넘쳐났다.

 

 

우린 열주가 늘어선 계단을 걸어올랐다.

 

 

용을 새긴 조각인데 상당히 사실적이다.

 

 

중국인들의 용(龍)타령도 보통이 넘는다.

 

 

 계단 한가운데는 바닥에 용을 새겼다. 자금성에도 이와 비슷한 곳이 있는 것으로기억한다.

 

 

 조금 더 올라가자 버스를 타는 곳이 나왔다. 우리도 버스를 탈 생각이다. 태산 중턱까지는 일단 버스로 오르는게 편하다.

 

 

 태산자락이 조금 보였다. 정상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하기사 여기서 정상이 보인다면 너무 이상하기도 하다.

 

   

 버스요금은 30원이다. 입장권은 보험료 2원을 포함해서 127원이다. 조금 천하게 표현하자면 더럽게 비싼 요금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쳐도 2만원이 넘는 거금이다.  

 

 

버스표에는 태산 등반로가 나타나있었지만 크게 도움은 되지 않는다.

 

 

 안전을 고려해서 그런지 꼭 정원만큼만 태웠다. 그런 행동은 마음에 살짝 들었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줄이 엄청 길게 늘어서 있으므로 동작을 빨리하는게 육체건강과 정신건강에 좋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