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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1 중국-대륙의 극과 극:산동, 청해성(完

태안에는 대묘가 있다 6

by 깜쌤 2012. 1. 2.

 

  후문을 내려온 나는 분재원으로 가보았다.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분재는 우리와 약간 다른 것 같았다. 일본인들의 분재가 정말 아기자기함 속에서 치밀한 멋을 추구해나가는 것이라면 중국분재는 대범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것 같았다.

 

 

시작은 중국에서 했지만 일본에서 발전시킨 것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비단잉어 및 금붕어 기르기와 분재 기르기, 바둑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중국 바둑이 세계를 호령하려는 정도로 발전을 했지만 그동안은 일본 바둑에 세계를 휩쓸었다. 

 

분재를 나타내는 영어는 본사이다. 영어로 표기해도 bonsai로 한다. 일본식 발음을 영어사전에 등재시킨 것이다. 일본인들은 김치도 '기무치'로 통일하려는 자들이다. 인삼은 이미 진셍(ginseng)으로 굳어진지가 오래다. Insam으로 쓰고 싶지만 이미 늦어버린 것이다.

 

 

일본인들이 아기자기한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한다면 중국인들은 무엇을 하나해도 대규모의 것을 추구한다고나 할까? 일본인들이 경소단박(輕小短薄 가볍고 작고 짧고 얇은 것)을 지향한다면 중국인들은 중후장대(重厚長大 무겁고 두텁고 길고 큰 것)를 추구하는 것 같다. 그럼 우리 한국인들은?

 

 

내가 분재원에서 느낀 것이 그랬다는 말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한국인의 지성이라 자타가 인정하는 이어령 교수는 일본인들의 특성을 파악해서 '축소지향의 일본인'이라는 책을 쓰시지 않았던가?

 

 

진열된 분재작품들은 그리 대단해보이지 않았다.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지만 중국인들의 눈으로 보면 아마도 완전히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다. 

 

 

무슨 꽃나무일까?

 

 

소나무 분재만 해도 그리 귀품(貴品)인 것 같지는 않았다.

 

 

둘러보는 것이 지루해져서 좀 쉬기로 했다.

 

 

잠시 쉴 곳을 찾다가 이내 마음을 고쳐먹고 다른 공간으로 찾아가보았다.

 

 

이쪽도 마찬가지였다.

 

 

그리 잘만든 분재는 아니다.

 

 

사천성에 도강언이라는 도시가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멋진 수리시설이 존재하는 곳인데 거기에서 본 분재들은 여기 작품들보다 덩치나 나무 높이가 더 큰 듯 했다. 

 

 

당단풍나무도 보였는데 그리 좋은 작품은 아니다라는 느낌이 강했다. 여기저기를 둘러보느라고 피곤에 지친 우리들은 결국 좀 쉬기로 했다.

 

 

쉴만한 장소를 찾은 일행은 한자리씩 차지하더니 짧은 낮잠에 빠져 들었다.

 

 

누구 한사람은 지켜주어야 한다.

 

 

나도 누워서 자고 싶었지만 참기로 했다. 하지만 나도 돌의자에 앉아 약간을 졸았다. 대묘를 나온 우리는 다시 걸어서 싸구려 여관으로 돌아왔다. 조금 쉬다가 저녁 7시 반이나 되어서 밥을 먹으러 갔다.

 

 

호텔 옆에 깔끔한 음식점이 있었는데 우리가 들어가서 자리를 잡자 한국임을 알아차린 주인은 기지를 발휘했다. 친구와 형님이 맥주를 한병 주문하자 공짜 안주를 가져다 준 것이다.

 

중국은 대규모 행정단위인 성(省)마다 독특한 맛을 자랑하는 맥주 상표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 중에도 최고는 산동성 청도에서 생산되는 청도맥주라고 모두들 입을 모은다.

 

 

중국에서 이런 식으로 차린 안주는 처음 보았다. 한국인들이 여기에 많이 오는 모양이다.

 

 

나는 마라우육면을 시켰다. 매운 맛이 나는 소고기라면이다. 가격은 14원이었다. 국물이 얼큰해서 좋았다. 중국 라면의 면발은 우리가 생각하는 면발과는 느낌이 다르다. 꼬들꼬들한 면이라기 보다는 그냥 보통 국수를 생각하면 된다.

 

내일은 태산(泰山)에 올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찍 쉬어야 했다. 나는 현지 지도를 꺼내놓고 어디로 올라갈 것인가를 연구해두어야 했다. 리더가 갈피를 잡지 못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