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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1 중국-대륙의 극과 극:산동, 청해성(完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3

by 깜쌤 2012. 1. 10.

 

환경보호론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훼손도 이런 훼손이 없다.

 

 

도롱뇽까지 지극정성으로 보호하시는 분들이 중국에는 존재하지 않는 모양이다. 아깝다.

 

 

이런 계단길이 정상부근까지 이어지므로 관절염 환자들은 걸어서 태산등반을 하겠다는 꿈을 접는 것이 좋다.

 

 

대신 삭도로 올라가는 방법이 있으므로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바위산 태산에도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존재한다. 작은 골짜기마다 사람들이 바글거렸다.

 

 

이제 조금씩 계단길이 가파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어지간한 바위마다 글씨요, 길에는 사람 천지니 글을 구경하는 것인지 사람을 구경하는 것인지 경치를 구경하는 것인지 구별이 안될 정도다.

 

 

물이 흘러내리는 암벽에도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무슨 글자인지 모르겠다.

 

 

조금 떨어져서 사진을 찍으면 혹시라도 글씨의 윤곽이 들어날지도 모른다 싶어서 시도해보았지만 마찬가지였다.

 

 

이젠 계곡을 건널 차례다. 계곡에 걸린 다리들도 모두 돌로 만들어져 있다.

 

 

참으로 무서운 집념이다. 무엇이 산길 하나를 내는데 이렇게 어마어마한 투자를 하게 했을까? 다리 끝머리에 만들어진 정자가 보이는가?

 

 

 

잘 보면 이런 정자들이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길가에 워낙 많은 문화재들이 즐비하므로 약간 과장을 하자면 어디에다가 눈을 두고 구경을 해야할지 모를 지경이다.

 

 

청나라때 이미 태산 등반객이 일년에 수백만명씩이었다니 지저분해지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때부터 이렇게 더러워지지는 아니했으리라.

 

 

내가 어렸을때만 해도 감히 함부로 버릴 물건이 존재하기나 했었던가? 워낙 물자가 귀하던 시절이니 컵라면 봉지- 그때는 그런 것도 없었지만 - 하나라도 버려진 것이 있다면 주워와서 어떻게라도 활용을 했을 것이다.

 

 

쿨리(쿠리)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DAUM국어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달아놓았다.

 

"제이 차 세계 대전 이전의 중국과 인도의 하층 노동자. 특히 외국인이 짐꾼, 광부, 인력거꾼 등을 가리키던 말이다. 1862년 미국 노예 해방 이후 노예를 대신하는 노동력으로서 매매되었다."

 

한자로는 고력(苦力)이라 쓰고 발음으로는 쿨리(kǔlì)정도로 소리나는 말이다. 다른 말로는 소공(小工  xiǎogōng )도로 나타낼 수 있다. 미국 서부에서 철도를 깔때 중국인 노동자를 많이 썼기에 그런 낱말이 영어사전에도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짐을 지고 오르는 이 사람에게서 쿨리를 떠올렸던 것이다.

 

 

그는 땀을 콩죽처럼 흘려가며 산을 오르고 있었다.

 

 

어쩌면 그는 지금 어느 가게에 배달을 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종이 상자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는 것일까? 나는 유년 시절 막걸리통을 지게에 지고 술배달을 나가던 '용환이 아제' 생각이 났다. 혹시 시간이 나는 분이라면 아래 주소를 눌러보기 바란다. 그는 기막힌 인생을 살다가 갔다.

 

                     http://blog.daum.net/yessir/10755393

 

 

내려오는 사람과 올라가는 사람으로 인해 계단길은 북적거리기만 했다.

 

 

대송산(對松山)이라 쓰여진 문을 만났다.

 

 

우리는 조금 쉬어가기로 했다.

 

 

앞을 보니 우리가 올라가야할 길이 까마득하게 보였다. 조금 확대하면 아래와 같이 보인다.

 

 

아마 이런 식으로 등산로가 형성된 길을 가진 산은 어쩌면 태산이 유일무이한 산인지도 모른다. 기슭에서 정상까지 한줄기 외길로 이어진 계단길! 꼭대기 부근의 계곡 한가운데 붉은색으로 빛나는 성문같은 것이 보였다.  

 

 

너무 기가차고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나올 지경이다.

 

 

태산은 이런 곳이다.

 

 

다른 곳에서 사진을 찍어봐도 대강 이 정도였다. 우린 용기를 내어 다시 산을 올랐다.

 

 

이것은 또 누구의 글이며 어느 양반이 남긴 글씨던가?

 

 

길가에는 별별 장사치들이 다 보였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런 것을 자세히 구경할 시간이 없다.

 

 

암벽마다 명필 글씨요 선인들이 남긴 시(詩)가 그득했다.

 

 

가만있어도 우린 사람에 치여 올라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어마어마한 인파를 어떻게 설명하랴? 하기사 오늘이 휴일이다. 일요일인 것이다. 이 사람들이 내려다보는 것은 무엇일까?

 

 

 

그들은 길에서 벗어나 계곡으로 내려간 또 다른 사람들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용기를 내어 다시 출발했다.

 

 

중간중간에 별별 명소가 다 있다지만 사람에 치일 지경이니 확인해가며 구경할 수가 없었다.

 

 

태산을 오르려면 조용한 날을 골라 오르기 바란다. 휴일 등반은 결코 권할 만한 일이 아니다. 

 

 

휴게소의 물건은 비싸므로 시내에서 미리 준비해오는 것이 현명한 처사이리라.

 

 

기념품을 사고 싶다면 시내에서 사는게 훨씬 낫지 싶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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