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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1 중국-대륙의 극과 극:산동, 청해성(完

태안에는 대묘가 있다 4

by 깜쌤 2011. 12. 29.

 

누각으로 올라갔다. 바람이라도 좀 쐬어볼까 싶어서였다. 스모그와 더위 때문에 몸이 쉽게 지쳤기 때문이다.

 

 

높은 곳에 오르니 그나마 조금 낫다.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이하자 잠이 솔솔 들어닥치기 시작했다.

 

 

우리가 걸어 올라온 계단과 들어온 문이 보였다.

 

 

잠시 쉬는 휴식은 꿀보다 더 달콤하다.

 

 

누각에 오르니 비로서 태산이 보였다. 지척에 있었는데도 매연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 볼 수가 없었다는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이렇게 오염이 심한 곳에서 사람이 살아간다는게 너무 신기한 일이다. 오염을 오염으로 느끼지 못하는 중국인들의 의식은 더 심각한 문제다.

 

 

내일은 태산에 올라가리라. 태산의 위치를 대강 파악했으니 오늘 일정은 다한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다시 대묘 바닥으로 내려왔다.

 

 

이런 암석들이 중국인이 좋아하는 기암괴석이라는 사실을 이제서야 어느 정도 깨달았다. 감이 잡힌다고나 할까?

 

 

인공으로 만든 작은 물웅덩이에는 비단잉어와 금붕어들이 놀고 있었다.

 

 

이제 대묘의 핵심 건물로 다가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전에 할 일이 하나 더 있다.

 

 

동로와 서로에 펼쳐져있는 다양한 문화재를 살펴보는 일이다.

 

 

너무나 유명한 비석이다. 오악독종(五嶽獨宗)이라.....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악이라는 말부터 먼저 알고 덤벼들어야한다. 오악(五嶽)은 이름 그대로 다섯개의 커다란 산이라는 말이다.

 

산의 단순한 크기나 높이로만 치면 오악으로 꼽히는 산들은 중국에서 별것 아닌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오악은 중국인들에게 그런 의미로 다가서는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그들이 거룩하게 여기는 다섯개의 산 이름과 높이는 다음과 같다.

 

동악 : 태산(泰山) - 지금 우리가 돌아다니는 산동성에 있다. 높이는 1545m이다

서악 : 화산(華山) - 섬서성 서안 부근에 있다.                     높이는 1997m다

남악 : 형산(衡山) - 호남성 형양에 있다.                            높이는 1290m이다

북악 : 항산(恒山) - 산서성에 있다.                                    높이는 2017미터다

중악 : 숭산(嵩山) - 하남성 등봉 부근에 있다.                     높이는 1494미터다 

 

중국인들이 중악으로 치는 숭산에 그 유명한 소림사가 자리잡고 있다.

 

 

 

 

오악의 위치가 이해 안되는 분들을 위해 지도 자료를 첨부한다. 지도의 출처는 위키백과다. 빨간색 점이 찍힌 다섯군데를 보면 된다.

 

 

이 비석의 원래 이름은 대송동악천제인성제비이란다. 어리바리한 나는 비석의 앞면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렸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사진은 비석의 뒷면 글씨다. 오악은 위에서 설명했으니 이제 뜻을 짐작하리라.

 

비석에 크게 새겨진 글씨 오악독종(五嶽獨宗)은 '오악 중에서도 태산이 홀로 최고'라는 의미가 되겠다. 글씨에 문외한인 내가 봐도 필력(筆力)이 범상치 않다. 태산에 올라가보면 오악독존(五嶽獨尊)이라고 새긴 곳이 있다.

 

서로(西路)에 들어서보면 경치가 제법 아담하다.

 

 

널부러진 바위 위에도 글씨가 가득했다.

 

 

 과연 중국인다운 발상이다.

 

 

한쪽에 자리잡은 정자안에는 노인들이 모여서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얼후를 연주하는 노인도 보였다. 나는 얼후(二胡 이호)가 내는 소리와 바이올린이 뿜어내는 소리를 정말 좋아한다.

 

 

나는 잠시 서서 소리를 감상했다.

 

 

혹시 이 노인들은 지금은 중국이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는게 아닐까?

 

 

제법 분위기가 진지했다.

 

 

이쪽 공간에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비석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이런 글씨, 저런 글씨..... 글씨 천지였다.

 

 

한자의 매력은 다양한 필체에 있는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어떤 비석에는 그림까지도 새겨져 있었다.

 

 

목숨 수(壽)! 중학교 다닐때 국어를 가르쳐주셨던 선생님께서는 목숨 수라는 글자를 아주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 사일공일구촌이라고 하셨다. '사일공일구촌'이라니? 목숨 수(壽)자를 차례대로 풀어보면 '사일공일구촌'이라는 것이다. 확실히 그랬다. 그렇게 쉽게 외우는 방법도 있었다. 士一工一口寸 !

 

 

이렇게 쓰고나니 한없이 부드러운 것 같다. 부드럽게, 그러니까 유(柔)하게 인생을 살아가라는 의미일까?

 

 

 천하귀인(天下歸仁)! 부드럽게 살면 천하가 어질 인(仁)으로 모아질 것인지도 모른다. 문 이름은 더 멋있다. 인안문(仁安門)! 나는 천천히 인안문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