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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1 중국-대륙의 극과 극:산동, 청해성(完

속세로 돌아오다 1

by 깜쌤 2011. 11. 2.

 

시내가 가까워진다는 느낌은 드는데 저번에 출발했던 장거리 버스터미널이 아닌 다른 곳으로 버스가 간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오늘 우리는 반드시 서녕서 역에 가서 산동성의 도시로 가는 기차표를 구해야만 했다.

 

일정상 내일에는 여기를 떠나야 한다. 산동성에 도착한 뒤에는 이번 기회에 공자 맹자와 관련있는 유적지를 돌아볼 생각이다. 이미 여행기간의 반을 쓴 셈이니 나머지 반은 우리나라로 돌아기에 편한 곳으로 미리 가 있을 예정이다.

 

그런데 버스가 도착한 장소가 수상했던 것이다. 사람들이 모두 다 내리니 우리도 내려야했다. 문제는 여기가 어딘지 모른다는 것이다. 운전기사는 서녕화차참이 저기 앞이라는데 그게 문제였다. 서녕서 화차참이라고 했다면 쉽게 상황판단을 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배낭을 메고 이리저리 눈치를 굴리고 주위를 살피고 사람들의 움짐임을 확인해본 결과 우리는 서녕서역 부근에 가까이 와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너무 잘된 일이다. 어차피 서녕서역에 가서 기차표를 구해야하기 때문이다. 버스가 도착한 부근에는 물길이 보였고 낚시를 하는 사람들까지 있었으니 처음에는 주위환경을 파악하는데 애를 먹었다.

 

우리는 역을 향해 걸었다. 알고보니 저번에 우리가 도착해서 걸어나갔던 반대방향으로 7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새로운 버스터미널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한꺼번에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이나 다름없다. 기차역 밖에 일행을 남겨두고 영국신사 친구와 함께 안으로 들어가서 기차표를 구하기로 했다.

 

 

  

매표소는 항상 붐빈다. 게시판 앞에 붙어서서 서녕서역에서 발차하는 기차를 확인해보았더니 아침 9시 정각에 청도(靑島 칭다오)로 가는 차가 있는 것이었다. 그다음은 요금을 확인해보았다. 1인당 238원이다. 

 

나는 메모지를 꺼내 대강의 내용을 적어들고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섰다. 우리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안 공안(公安)은 창구쪽으로 가서 표를 구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나섰지만 나는 줄을 서서 구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물론 영어로 말이다. 중국인들이 의아한 눈초리로 우리를 훑어보았다.

 

내가 기어이 줄을 서서 표를 구하겠다고 마음 먹었던 이유는 우리 한국인들은 당신들처럼 권력에 빌붙어 새치기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중국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8월 10일, 내일 아침 9시에 제남으로 가는 기차표를 넉장 샀다. 

 

 

 

지도 오른쪽의 분홍색점이 옥수이다. 우리는 어제 오후 4시에 버스를 타서 이른 아침에 서녕(지도에서 붉은색 큰점)에 도착한 것이다. 자그마치 17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왔다.

 

이제 다시 25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초록색 점으로 표시된 산동성 제남으로 가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뒤 마지막에는 노란색 중간크기 정도의 점으로 표시된 청도까지 돌아가야만 한다. 이제 우리의 이동 경로를 대강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아침에 청도로 가는 표를 구할 수도 있었지만 저번에 서녕에서 만났던 ㅂ선교사님을 만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그분은 우리에게 자주 전화를 하셔서 기차표 구하는 것에 대해 도움을 주려고 최선을 다하셨기 때문이다. 

 

 

 

만약 고산병 증세를 보인 일행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옥수에서 사천성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감숙성으로 올라와서 서녕까지 돌아오려고 마음을 먹었었다.  왼쪽의 빨간색 큰 점이 옥수다.

 

옥수까지 간김에 이번에는 노란색 선을 따라 사천성으로 넘어간뒤 빨간색 점으로 표시한 길을 따라 서녕으로 돌아오는 코스는 환상 그 자체라고 보면 된다. 이번에 다녀오지 못했으므로 언젠가는 꼭 다녀올 것이다.

 

분홍색 점이 찍힌 곳이 샹그릴라로 개명한 운남성의 종디엔이다. 초록색 점은 내가 보기에 중국최고의 여행목적지라고 생각하는 리지앙(=려강)이다. 종디엔과 리지앙을 보았다면 당신은 정말이지 진정한 여행 매니아라고 할 수 있겠다.  

 

 

내일 아침에 서녕서역에서 기차를 타려면 역부근에 자는 것이 편할지도 모른다. 저번에 기차역 바로 옆에 여관이 있는 것을 봐둔 사실이 있으므로 들어가서 확인을 해보았더니 2인실과 4인실은 남아있는게 없었다. 

 

결국 우리는 마음을 고쳐먹고 시내로 들어가서 숙박하기로 했다. 택시를 타면 12원 정도면 된다. 이 도시에 하루 머물러 보았다는게 엄청 도움이 된다. 우리는 택시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저번에 묵었던 호텔을 찾아가는 것이다. 기차역에서의 거리도 적당하므로 아는 집을 찾아가는게 훨씬 편하다.

 

 

저번에 묵었던 호텔을 찾아가서 체크인을 했다. 요금은 변함없이 방 하나에 240원이었다. 장거리 이동을 하고 난 뒤나 장거리 이동을 앞두고서는 조금 좋은 호텔에 묵는 것이 좋다. 편히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체크인을 해두고는 각자 방에 들어가서 빨래부터 했다. 그리고는 샤워까지 끝냈다. 장거리 이동을 했으니 엄청 피곤했기에 잠이 안올래야 안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에서 잠시.....  앞에 마주오는 차가 보이는가? 저 차는 중앙선을 넘어서 우리쪽으로 달려오는 차가 아니다. 저 차는 지금 후진하는 중이다. 맹렬한 속도로, 정말 맹렬한 속도로 후진중이었던 것이다.

 

 

호텔로 가는 도중에 만난 무법차량이었다. 저런 차들을 만나면 간떨어지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황당한 경험을 정말 자주 한다.

 

 

친구는 거의 두시간 정도를 자는 것 같았다. 고산병 증세는 완전히 사라지고 없었다. 고산병 특효약은 해발고도가 낮은 곳으로 신속하게 내려가는 것이다. 그 수밖에는 없다. 서녕은 해발고도가 2261미터 정도밖에 되지않으니 정말 많이 내려온 편이다. 어제밤 우리는 해발 4823미터짜리 고개를 넘기도 했었다.

 

 

ㅂ선교사님께 전화를 드려서 저녁 6시에 만나기로 했다. 중국 현지의 이야기도 좀 듣고 여러모로 애써주신 것에 대한 고마움도 나타내어야했기 때문이다. 그 전에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은 식당을 찾아서 점심을 먹는 일이었다. 역시 저번에 찾아가서 약간 낯이 익은 집을 찾아갔다

 

 

어느 정도 쉬면서 정신을 차리고 원기를 회복한 우리는 점심임에도 불구하고 조금 푸짐하게 주문을 했다. 

 

 

소고기와 닭고기 요리.....

 

 

계란 요리와 밥.....

 

 

모두들 연신 젓가락질을 해하며 먹기에 바빴다.

 

 

거기에다가 돼지고기 요리를 추가하고.....

 

 

채소요리를 시켰다.

 

 

제법 거하게 먹었다. 그래도 일인당 4천원에서 5천원 정도면 충분하다. 그게 중국요리의 장점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