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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1 중국-대륙의 극과 극:산동, 청해성(完

훠꿔를 먹었다

by 깜쌤 2011. 11. 5.

 

박물관 옆 나무그늘마다 자리를 꿰차고 앉은 사람들이 하릴없이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우리도 조금 시간을 죽이다가 호텔로 돌아갔다.

 

 

오후의 햇살이 뜨겁기만 했다. 해발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그늘에만 들어가면 그지없이 시원했고....  저녁 7시 박물관 부근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집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KFC의 위치를 잘못 기억해서 조금 헤매기는 했지만 스마트폰 덕분에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우리는 선교사님댁 부근에 있는 훠꿔집에 가기로 했다. 오늘 드디어 중국 본토 서녕식 훠꿔를 먹어보게 생겼다.

 

 

훠꿔( 化鍋 Hot Pot )란 냄비 정도에 해당하는 중국말이다. 사꿔(沙鍋)란 것도 있는데 이것은 냄비보다 적은 도가니 정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훠꿔요리는 지방에 따라 불리는 말이 다르지만 일종의 중국식 샤브샤브 요리라고 보면 된다.


 이제는 전국적으로 널리 퍼져 중국에서는 어디에서든지 먹어볼 수 있는 일반적인 요리가 되었지만 혹시 성도(成都 쳉두)나 중경에 들를 일이 있다면 거기에서 한번 먹어볼 것을 권한다. 사천지방의 요리는 맵고 얼큰한 것이 특징이어서 우리 한국인들 입맛에 잘 맞는다.

 

 

샤브샤브는 우리나라에도, 일본에도, 중국에도 있는 국제적 요리이다. 중국 표준어로는 "훠꿔(火鍋)"라고 하며, 광동어(廣東語)로는 "다빈로"라고 한다. 국물은 우리나라 샤브샤브와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샤브샤브의 진짜 고향은 몽고라고 알려져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일본을 샤브샤브 요리의 본고장으로 알고 있기도 하지만 몽고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것이 정설이다. 옛날의 몽고병사들이 전쟁터에서 큰 가마솥을 걸고 얇게 썬 고기나 야채 같은 것을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먹던 것에서 이 요리가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목숨이 걸린 전투를 치르는 군인들이 고기와 야채들을 끓는 물에 함께 익혀 먹음으로써 시간을 아낀 것이다. 중국에서는 처음에 소고기가 아닌 양고기를 사용하였고 우리나라의 신선로처럼 가운데 굴뚝이 있는 그릇에다가 아래에 숯을 넣어서 끓였다고 전해진다.


 일본어 가운데 물에 휘젓거나 물이 괸 곳을 걸을 때 나는 소리인 철벅철벅 이란 뜻을 가진 의성어로 (しやぶしやぶ 쟈브쟈브)라는 말이 있는데 바로 이 말에서 일본 샤브샤브가 탄생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육수에 버섯 종류를 비롯해 여러 가지 야채와 고기를 살짝 데쳐 소스에 찍어 먹는 음식으로서 익혀서 드는 요리로서는 가장 천연상태에 가까운 맛과 영양을 지녔다고 알려져 있다.

 

중국 중서부 중경이나 성도지역에서는 우리 나라 태극기의 태극문양으로 중간을 나눈 큰그릇에다가 육수를 넣고 끓이는데 한쪽에는 개운한 맛을, 다른 한쪽은 매운 맛이 나도록 해서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이때 맑은 국물을 원할 땐 "청탕( 淸湯 칭탕)"을 달라고 한다고 하면 된다. 청탕이 있으니 당연히 매운 맛이 나는 것은 '홍탕'이라고 부른다. 식당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넣고싶은 음식 종류를 메뉴판에서 고르면 원하는 재료를 갖다준다.


야채, 버섯, 각종 고기, 어묵, 해산물, 두부 등 거의 모든 재료가 다 있으므로 자기 마음대로 골라먹는 재미가 넘친다. 큰 음식점의 경우 소스 코너가 따로 있어서 수십 가지의 소스 중에서 몇 가지를 골라 입맛대로 소스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우리는 선교사님의 설명을 듣고 소스를 만들기 위해 카운터부근으로 갔다.

 

 

내가 만들어 온 소스다. 아주 매운 고추를 두개 가지고 와서 조금씩 잘라먹으면 입맛이 개운해질 것이다고 생각해서 고추 두개를 넣었다.  

 

 

중국어가 되는 선교사님이 온갖 식재료를 주문하셨다.

 

 

 말이 통한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우리들은 따로 방에 들어갔는데 커다란 둥근 테이블이 방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자세히 살펴보니 가스레인지같은 열도구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게 궁금했었는데 비밀은 이내 풀렸다.

 

각개인이 자리잡은  테이블 자리에 빨갛게 반짝이는 작은 불이 보였는데 그 위에다가 육수가 들어있는 냄비를 얹고 다른 스위치를 누르니 얼마있지 않아서 육수가 끓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음식조리에 관한 중국인들의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해서 섣불리 짐작하기가 두려울 지경이다.

 

 

이제는 끓는 육수에 재료를 넣어서 가볍게 삶거나 데쳐서 먹으면 된다.

 

 

선교사님 부인께서는 우리를 위해 김치를 준비해오셨다. 이제부터는 신나게 먹기시작했다.  

 

 

정말 많이 먹었다.

 

 

고기들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소고기와 양고기를 중심으로 먹었다.

 

 

내가 보기에 이런 정도의 시설을 하려면 돈도 엄청 들었을것만 같다.

 

 

장사가 안될 경우 투자비와 집세때문에 망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시설면에서는 우리나라의 어지간한 음식점보다 한수위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내가 시골촌뜨기여서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일까?

 

 

제법 많이 먹었다. 음식값은 우리가 계산하는 것으로 했다. 여기까지 와서 현지선교사의 대접을 받는다는 것은 하나님을 섬기는 자로서 옳은 자세가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선교사님의 제안으로 그 분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가서 차를 마시기로 했다. 

 

그 이야기는 이 정도 선에서 끝내기로 하자. 중국 정부당국의 기독교 탄압은 우리가 생각하는 상상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PC방 출입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DAUM 블로그에는 접속이 불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는 접속이 가능하지만 어쨌거나 피시방에서는 접속이 차단되는 것이다. 그게 뭘 의미하겠는가?

 

인터넷 검열과 정보차단이 보통이 넘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서도 세계를 지배하는 선진국이 되겠다고? 한마디로 웃기는 이야기다. 자주하는 소리지만 중국이라는 나라가 지구촌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공통적인 가치와 덕목으로 내세울만한 것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인가? 돈만 있으면 다라고 생각하는가? 졸부들이 쥐고 마구 흔드는 돈다발과 천한 꼬락서니가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는가?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