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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1 중국-대륙의 극과 극:산동, 청해성(完

낙원에서 지상으로 3

by 깜쌤 2011. 10. 31.

 

침대버스가 옥수시가지를 빠져나가기 사작했다. 옥수로 들어오면서 보았던 천막촌들이 다시 나타났다.

 

 

메마른 대지위로 바람이 지나갈때마다 거친 먼지구름이 하늘로 말려올라갔다. 오성홍기는 그 가운데에서도 우뚝 솟아 펄럭이고 있었다.

 

 

장족들의 고통스런 이런 현실이 어서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

 

 

페이로더, 포크레인, 불도저같은 건설장비들이 시위하듯이 정렬되어 있었다. 

 

 

버스는 개울을 건너 골짜기를 따라 달렸다.

 

 

한번씩은 중간에 서서 사람을 태우기도 했다. 표를 예매해둔 사람들일 것이다. 

 

 

한두사람이 타는데 모두들 나와서 배웅을 해주는 모습이 예전의 우리나라 모습 같았다. 해외로 일을 하러 가거나 볼일보러 가는 사람을 위해 공항까지 온 식구들이 따라나갔던 날들이 어제일처럼 기억에 선명하다.

 

 

개울 건너편에는 장족마을들이 산자락에 붙어있었다.

 

 

 

구글 위성지도를 가공한 것이다. 지도 왼쪽의 빨간색 점이 옥수의 위치이다. 우리는 골짜기를 따라 나있는 도로를 따라 일단 동쪽으로 갔다가 두 강이 마주치는 곳에서부터는 북으로 올라갈 것이다. 노란색 큰점이 있는 곳이 합수(合水)머리다.

 

 

 

이제 합수머리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강물 색깔을 잘 보아두자.

 

 

옥수에서부터 흘러네려온 물은 그런대로 색깔이 맑다. 저 아래쪽에는 거대한 황토색물이 넘실거린다.

 

 

골짜기 틈사이로 강물이 흘러내려간다. 지금 우리는 중국인들이 장강(長江 양자강)이라고 부르는 양자강의 최상류쪽 본류를 보고 있는 중이다. 황토색 강물이 장강 본류라고 보면 된다.

 

 

이젠 더 확실하게 구별이 된다.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한다'는 그레샴의 법칙이 적용되는 실제현장을 보는듯 하다. Thomas Gresham이 한 말이라고 기억한다.  원문장은 다음과 같다.

 

"Bad money will drive good money out of circulation"

 

 

도도한 탁류가 맑은 물을 순식간에 오염시켜 버리는 현장이다. 버스는 황토색 강줄기를 따라 북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탄 버스는 거대한 고개를 넘어갈 것이다. 고개위로 올라서면 해발고도 4,000미터 이상되는 고지대를 밤새도록 줄기차게 달려갈 것이다.

 

 

천연목장지대에서 삶의 뿌리를 내린 사람들은 평생토록 짐승뒤를 따라가며 생활할 것이다.

 

 

버스는 고개를 오르기 시작했다.

 

 

버스가 신형이어서 그런지 언덕을 오를때도 속도가 떨어지지는 않았다.

 

 

뒤를 보았더니 다른 버스 두대가 따라오고 있었다.

 

 

공사를 위해 초원이 마구 파헤쳐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고통스런 일이기도 하다.

 

 

벌써 제법 올라왔다.

 

 

돌아다보면 아득한 길인데.....

 

 

차창에 카메라를 대고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저 언덕을 넘어서 달릴 것이다.

 

 

예전에 문성공주와 송첸캄포는 이 길을 말타고 넘었을 것이리라.

 

 

고개밑으로 터널을 만들고 있는게 확실하다.

 

 

허위허위 숨가쁘게 고개를 넘어간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이 길을 자전거로 넘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불가능한 일일지라도 꿈꾸어보는게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초원길이지만 버스가 굴러버린다면 살아날 길이 없겠다.

 

 

구비구비 넘어가는 길은 끝도 없고 한도 없는듯 했다.

 

 

서녕까지 가게 된다면 그 다음에는 오염된 하늘을 보며 더러운 공기를 마셔야하는 중국 동부지대를 헤매게 되리라.

 

 

나는 디지털카메라의 셔텨를 줄기차게 눌러댔다.

 

 

지평선 위로 하얀 조각구름들이 마구 솟아 올랐다.

 

 

정말 평화로운 그림이다.

 

 

한폭의 그림같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올만한 멋진 풍광들이 차창가로 마구 스쳐지나갔다.

 

 

야크떼 위로 동동 떠오른 구름 몇조각~~ 나는 동시를 끄적이는 시인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