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연락을 해준 지인(知人)을 만나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어둠이 사방을 삼키고 있기에 급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할때마다 다친 부위에서는 부지런히 경고를 보내옵니다.
나는 공원 숲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옵니다.
저녁운동에 나선 사람들이 부지런히 나를 앞질러 갑니다.
신라문화제에서나마 한몫을 챙기려고 몰려든 장사치들이 뿜어내는 소음이 공원 숲사이에 가득합니다.
나는 그런 소란함을 발로 걷어차내가며 집으로 향했습니다.
분양을 앞둔 아파트촌에서는 한꺼번에 전기점검을 하려는 것인지 모든 방마다 불을 밝혀두었습니다.
비늘마다 번쩍이는 형광 인(燐)으로 치장한 거대한 공룡들이 도열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쪽으로 살짝 찢어진 하늘이 먼산마루에 걸린 어둠을 슬쩍 갈라놓은듯 합니다.
나는 불밝힌 저 칸칸들마다 훈훈한 행복들이 꽉꽉 채워져 건강한 웃음들과 함께
날마다 한가득 새어나오기를 기원해보았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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