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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명의 시원-큐슈(完)

나가사키 12 - 데지마

by 깜쌤 2008. 3. 10.

  

참 놀라운 것은 바다위에 비닐 봉자 하나 떠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쓰레기 한점 떠 있는 것 없는 바다라니...... 우리나라 바다와 굳이 비교해보고자 한다면 가까운 항구로 한번 나가보시기 바란다. 우리와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단번에 알게 될 테니.....

 

 

 

대도시를 낀 바다가 이렇게 깨끗할 줄은 미쳐 몰랐다. 

 

 

 

 뭐 하나 빈틈이 없다. 그게 일본인들의 강점이고 장점이리라.

 

 

  

 우린 바닷가로 난 길을 따라 걸었다. 드디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가게마다 불이 켜지기 사작했다. 이런 시각이면 나그네 마음은 쓸쓸해져 오기 십상이다.

 

 

 

쓰레기 하나 보이지 않는 작은 운하하며 거리하며...... 잘 조성해놓은 시설물들 하며......

 

 

 

 내가 이땅에 태어난 사람이므로 내 조국을 사랑하겠다는 각오로 살긴 하지만 일본인들의 삶과 비교해보자면 우리에게 처한 현실이 너무 서글프기만 하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일본인들 알기를 우습게 알고 업신여기는 방자함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무식한 자가 용감한 법이다. 우물안 개구리가 바다 넓은 줄 모르고 사는 것이고.......

 

 

 

 지금까지 많은 나라를 헤매고 다니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그들이 처한 환경을 보아왔지만 일본만큼 내게 큰 충격으로 다가온 나라가 없었다.

 

 

 

 그렇게 길을 따라 걷다가 우리들은 데지마의 네덜란드 상관(商館)까지 오게 되었다.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에도 막부는 철저한 쇄국정책을 쓰면서도 나가사키 한군데만은 문을 열어 두었다. 서양 여러 나라 중에서도 네덜란드와의 접촉을 위해서였다.

 

 

 

예전 우리 어른들이 자주 쓰던 말 중에 비루라는 말이 있었다. 맥주를 의미하는 말이다. 유리창을 나타내는 가라스는 나도 어릴때 많이 듣고 쓴 말이었다. 페인트를 의미하는 뺑끼는 또 어떻고..... 심지어 가방이나 고무같은 말도 네덜란드어가 일본식으로 변한 말이라는 사실을 알면 어안이 벙벙해진다.

 

네덜란드를 한자로 쓸때는 화란()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말은 네덜란드를 영어 식으로 부르는 Holland를 한자말로 표현한 것이다. 그럴 정도로 네덜란드는 일본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다. 

 

 

 

 네덜란드 상관이 있던 곳이 바로 나가사키 항구 한 구석의 데지마란 곳이다. 원래는 인공섬이었다고 한다. 크기가 4천평이 안될 정도로 작은 곳이었다니 할말이 없다.

 

 

 

 

 그 작은 숨구멍을 통해 일본막부는 서양지식을 받아들인 것이다. 기독교를 제외한 대포, 망원경 등의 문물이나 의학 기술등을 습득한 것이니 일본인들의 지혜도 놀라울 정도이다. 우리 역사에 등장하는 벨테브레하멜 같은 사람들이 네덜란드인들이라는 사실을 알면 네덜란드와 일본과의 관계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데지마의 네덜란드 상관 앞을 지나는 중이다. 들어가고 싶었지만 입장시간이 끝났으니 어떻게 해볼 재주가 없다.

 

 

 

이런 깊은 의미를 지난 사적지를 일본인들은 아주 깔끔하게 정리를 해두었다.

 

 

 

 사적지 관리 상태를 보면 어찌나 철저하고 세밀한지 그저 얄미울 정도이다.

 

 

 

 철저한 관리를 통한 외국 문물의 도입 사례가 바로 여기 데지마의 네덜란드 상관이라고 한다.  

 

 

 여기가 인공 섬이라는 사실은 다음 사진을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석축이 보이지 않는가?

 

 

 

 이젠 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네덜란드인들 위한 유곽도 만들어두고 유녀(=창녀)들도 고용했던 모양이다. 

  

 

 

 

 이젠 거의 컴컴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부지런히 나가사키 역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거리가 가까우므로 걸어가도 얼마되지는 않았지만 배가 고팠기에 저녁 식사를 빨리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