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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명의 시원-큐슈(完)

나가사키 10 - 죽은 자가 가는 곳

by 깜쌤 2008. 3. 6.

 높은 곳에서 시가지 모양을 대강 훑어보았으니 이젠 왔던 길을 돌아 내려가기로 했다. 이러다가 언제 이 여행기를 끝마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강 후딱 쓰고 치워버리려고 하다가도 처음 가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없다. 또 기록한다는 자체의 의미도 있으므로 꼼꼼한 결과를 남겨두려는 것이다.

 

 

 

 

 

 이 집에도 매화가 피었다. 건물 전체의 색갈이 상당히 은은하다. 일본 건물은 튀는 색깔이 드물었다. 튄다는 것 자체를 극도로 싫어하는 국민성과도 무관하지는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건너편 미쓰비시 중공업 조선소에는 LPG 선이 한척 자리잡고 있었다. 이쪽 편에는 동백꽃이 피었고....

 

 

 

 

 

 골목에도 동백꽃이 흐드리지게 피어있었고 귤나무에는 열매가 조롱조롱 달렸다.

 

 

 

 

 

 여긴 유선방송이 들어오지 않는 모양이다. 안테나가 몇개 보였다. 깔끔하기로 소문난 일본이지만 전선지중화(電線地中化) 사업은 아직까지 이루어내지 못한 모양이다.

 

 

 

 

 

 건너편의 조선소 도크를 끌어당겨서 찍어보았다. 회색으로 칠해진 배들은 틀림없이 군함들일 것이다.  일본의 해군력은 대단하다고 들었다. 불침함이라고 하는 이지스함들 숫자만 해도 우리의 몇배가 되니 부럽기만 하다. 더구나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무장한 군함들이 아닌가?

 

 

 

 

 나가사키 산동네에는 벌써 봄이 온것이나 다름없다. 이젠 일본인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벚꽃만 피면 완전한 봄이 될 것이다.

 

 

 

 

 

 골목 바닥에는 잡초 한포기 자라지 않았다. 도대체 이들의 치밀함의 끝은 과연 어디인지 너무 궁금하다.

 

 

 

 

 내려갈 때는 오무라(大浦) 성당쪽으로 가보기로 했는데 결과적으로 가장 멋진 선택을 한 것 같다.

 

 

 

 

 골목길에서 보면 별것 아닌것 같아도 밑에 내려가서 보면 성당이 아주 아름답게 보인다. 성당 옆벽 골목에는 공동묘지가 자리잡고 있었기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골목길에도 푸르름이 가득해서 보기가 너무 좋았다.

 

 

 

 

 우리나라 같으면 호화분묘로 비난받기에 딱 알맞은 무덤들이 즐비했다. 마치 유럽의 고급 묘지에 온듯한 느낌을 받았다. 우리나라처럼 산을 깎아 좋은 터를 골라 무덤을 만드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드물 것이다. 중국인들의 무덤 사랑도 유별나지만 우리는 너무 심하다는 느낌이 든다.

  

 

 

 

 무덤들이 동네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생화들이 꽂혀있는 곳이 많았다. 우리는 산에다가 묘를 써야하니 조화로 채워야 하고 그게 다시 쓰레기가 되어 산을 더럽히는 악순환이 이루어지지 않는가? 어느 것이 더 합리적이고 옳은 일인지는 개인 판단에 맡긴다. 왜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분들 가운데 상당수는 조상 무덤 조성에 그렇게 신경을 쓰셔야했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무덤 한쪽에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걸어놓은 곳도 있었다. 일본인들의 청결의식과 세밀함은 이런 곳에서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

 

 

 

 

 

 가족묘도 제법 보였다. 어떤 식으로 합장하는지는 몰라도 하여튼 실용적인 것처럼 보였다.

 

 

 

 

 

 무덤을 나온 우리들은 계속 내려갔는데.....

 

 

 

 

 갑자기 앞이 탁 터지면서 제법 넓은 공간이 나왔다. 돌아다보니 성당이 저 위에 자리잡고 있었다. 

 

 

 

 

 확실히 일본인들의 공간 활용능력은 남다른데가 있다. 아주 섬세하고 세밀했다. 이 건물은 성당 입구의 왼쪽편에 자리잡은 가게였는데 구성이 아주 아기자기했다. 앞에 장난을 치고 있는 청년의 팔벌림과 비교해보면 건물 폭이 짐작될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