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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명의 시원-큐슈(完)

나가사키 11 - 일본속의 네덜란드

by 깜쌤 2008. 3. 8.

 성당 부근의 건물이어서 그런지 창문을 스테인드 글라스로 장식을 했는데 보기에 근사했다.

 

 

 

 어떤가? 확실히 유럽냄새가 조금 풍기지 않는가? 길에 깔린 박석하며 건물 창문틀, 지붕 장식에서 유럽적인 냄새가 난다.

 

 

 

 

 일본에서 성당이나 교회를 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데 나가사키에서는 성당을 조금 볼 수 있었다는게 신기했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볼 수 있는 것은 나가사키가 에도 바쿠후 시대에 유럽인들에게 열려진 유일한 항구였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막부(=바쿠후)는 처음에는 포루투갈과 왕래를 많이 했으나 포르투갈이 노골적인 천주교 선교 의사를 내비추자 국내질서를 안정시킨다는 명목으로 포르투갈 선교사들의 활동을 제한해 버리고 말았다.

 

막부에서는 포르투갈 대신 상업적인 이익만을 추구한다고 판단한 네덜란드 상인들에게 문호 개방을 실시했기에 네덜란드 냄새가 짙게 배여있다고 한다.

 

 

  

 성당 앞쪽으로는 기념품 가게들이 자리를 잡았는데 데코레이션 솜씨가 뛰어났다. 물론 일본인들의 장인정신도 한몫 단단히 한다. 과자라고 보기엔 너무 예쁘다. 예술 작품 같다. 

 

 

 

 만든 솜씨 하나는 기가 막힐 지경이다. 과자 하나에 이런 정성을 쏟을 정도라면 다른 물건들은 안봐도 뻔하다.

 

 

 

 

 가게 주인의 허락을 맡고 사진을 찍었는데 제조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 이상은 흉내내기가 여럽지 않을까 싶다.

 

 

 

 우린 성당 아래로 펼쳐진 골목길을 걸어서 바닷가로 내려갔다.

 

 

 

 너무 세련되고 깔끔해서 유럽 도시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일본인들은 이렇게 해두고 산다는 말이지?

 

 

 

 

 과일 가게의 모습은 또 어떤가?

  

 

 도대체 왜 이렇게 깔끔하고 세련되었다는 말인가? 우리 같으면 간판으로 덕지덕지 발렸을 건물들이 단정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확실히 일본인들은 미적인 감각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물건 종류마다 가격표 하나는 확실하게 붙어 있으니 속을 염려가 없는 것이다. 신용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은 일단 무서운 사람들이다. 중국인들이 신의를 목숨만큼 귀하게 여긴다면 일본인들은 신용의 긍정적인 면을 체득한 사람들 같다. 

 

 

 

 노란 상자 속에 노란 귤이라.....  네덜란드인들은 주황색을 자기들 국가 상징으로 삼고 있지 않은가? 중국인들은 붉은 색을 좋아한다. 우리는 예전부터 흰색옷을 즐겨입은 민족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과연 흰색이 우리의 상징색으로 맞는가? 한국을 대표하는 색깔은 무엇인가?

 

색깔에 대한 이미지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상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국가의 이미지 아닐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색은 무엇일까? 우린 이런 일에 언제까지 무신경하게 그냥 넘어갈 것인가? 

 

 

 

 골목을 내려오면서 돌아다 본 모습이다.

 

 

 

 그냥 아무렇게나 지나치기엔 정말 아쉬운 모습이었다.  

 

 

 

 미술관이라...... 문화 강국이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일본인들은 이미 다 꿰뚫고 있는 모양이다.

 

 

 

 우린 건물색에 대한 규제도 없고 기준도 없는 것 같다. 골목마다 구역마다 특색있는 색깔로 치장하는 것은 과연 불가능한 일일까? 지방마다 고유의 색깔을 정착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일까? 간판 크기와 색깔에 대한 규격 제한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일까?  

 

 

 

마구잡이로 개발하고 무계획적으로 큰 줄거리조차 없이 아무렇게나 엮어나가는 행정은 이제 솔직히 말해서 신물이 난다. 언제까지나 일본같은 나라에게 감정으로만 맞설 것인지 정말이지 너무 실망스럽다.

 

 

 

 그래도 난 희망을 가져본다. 우리도 언젠가는 일본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희망조차 버릴수는 없는 법이다.  

 

 

 

 골목을 구경하는 사이에 어느 덧 바닷가 도로까지 내려오고 말았다. 

 

 

 

 작은 호텔인 모양이다. 택시들이 반듯하게 줄을 섰고 작은 공간을 알뜰하게 사용하여 앙증맞은 조경을 해두었다.

 

 

 

 아무리 봐도 질리는 구석이 없었다.

 

 

 

 어허, 그것 참......  

 

 

 

 택시 색깔 디자인이 우리나라 경찰차를 닮은 듯해서 찍어본 것이다.

 

 

 

 

 "왜인들이여! 솔직히 존경스럽소. 확실히 당신들이 우리보다 한수 위 같소."  

 

 

 

 도로가에 불법 정차한 차들이 없다는 것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신기한 일이다. 어떤 비법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법질서가 엄정하게 지켜지는 것도 비법이겠지만 법으로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해가 떨어진 항구엔 고요함이 내려앉았다.

 

 

 

 맞은 편엔 조선소들이 자리잡았다. 언덕배기엔 집들이 소복소복 박혔다.

 

 

 

 아까 언덕에서 본 LPG선이 보였고......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