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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명의 시원-큐슈(完)

나가사키 13 - 비즈니스 호텔

by 깜쌤 2008. 3. 11.

 네덜란드 상관을 지나 큰길을 따라 걸으니 얼마 안가서 나가사키 역이 나왔다. 역 부근에 호텔을 정해두었으니 이 부근에서 저녁을 해결해야 한다.

 

 

 

 오늘 종일 걸었더니 제법 피곤했다. 저녁을 먹고 호텔로 들어가야 했으므로 나가사키 역 부근을 다시 둘러 보았다.

 

 

 

 아무리 봐도 깔끔하다. 예쁘다. 정말이지 나가사키는 멋진 도시다. 원자폭탄에 얻어터진 도시치고는 너무나 깔끔하게 재건해 둔 도시였다.

 

 

 

 

 아치형의 지붕이 있는 곳이 역건물이고 나머지는 상업적인 용도로 쓰이는 곳이다.

 

 

 

 

 역 건너편 체인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세트메뉴가 아무래도 가격이 나은 것 같았다. 돼지고기와 채소 샐러드를 곁들이고 된장국과 밥 한공기를 함께 주는 요리가 580엔이었다. 우리 돈으로 치자면 한끼에 5,500정도 되는 식사인 셈이다. 맛도 좋았고 양도 괜찮았다고 본다.  

 

 

 

 

 호텔로 돌아갔더니 벌써 우리 방에다가 배낭을 옮겨놓았다고 한다. 방 청소도 잘 해두었고 시설도 만족스러웠다. 일본 회사원들이 출장을 다닐때 부담없이 머무는 그런 종류의 호텔같다.

 

욕실이 우리 나라와 비교해서 많이 작은 편이었다. 욕조도 작았고 넓이도 작았다. 일본인다운 알뜰함이 배여있는 공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에게는 이런 호텔들이 나을 것이다. 일본 가정의 모습을 살펴본다는 측면에서는 민박도 좋지만 편안하게 쉬려고 한다면 비즈니스 호텔이 머물기에 낫지 않을까 싶다. 비즈니스 호텔과 러브 호텔은 외관에서부터 차이가 났다. 러브호텔이 울긋불긋하고 화려하다면 비즈니스 호텔은 단정하다고나 할까?

 

 

 

 

 

 샤워를 하고 나서 다시 나가사키 역으로 나갔다. 내일은  아소산(阿蘇山)이 있는 아소(阿蘇)역까지 가려고 마음 먹었으므로 기차표를 예약해두기 위해서였다.

 

젊은 역직원의 손가락 움직임이 예술 그 자체였다. 컴퓨터 화면에서 기차 연결 시간표를 검색하는 손길이 얼마나 빠른지 현란함 그 자체였다. 일본인의 뛰어난 손재주를 보는 것 같았다. 

 

나가사키에서 도수까지 가고 그런 뒤 구마모토를 경유해서 아소역까지 가는 기차표를 예약했는데 기차를 두번 갈아타게 생겼다. 쿠마모토에서 아소행 열차를 갈아타는데는 여유 시간이 3분밖에 되지 않아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3분만에 기차를 갈아타야 한다니 어찌 걱정이 되지 않으랴?

 

 

 

 

 역 건물 부근의 백화점을 둘러 보았다.  가난한 여행지들이니 굳이 돈주고 살만한 것이 있을 수가 없다.  

 

 

 

 

 손님을 기다리기 위해 정차시켜 둔 택시들까지도 줄이 딱딱 맞으니......   내가 사는 경주의 버스 터미널과 기차역 앞에 아무렇게나 주차시켜 둔 택시들과 비교하면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 그게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의 간격이지 싶다.  

 

 

 

 

 나가사키의 밤은 그렇게 깊어갔고 호텔로 돌아온 우리들은 깊은 잠의 세계로 곯아 떨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