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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명의 시원-큐슈(完)

나가사키 9 - 골목에서 만난 매화! 매화!

by 깜쌤 2008. 3. 4.

 이젠 나가사키 시의 전모를 쉽게 알 수 있겠다. 항구 경치로만 따져도 어디에 갖져다 놓아도 빠지지 않을만한 풍광이지만 조금 단조롭다는 느낌이 든다. 유흥가와 볼거리가 사진의 오른쪽 부분에도 상당수 숨겨져 있음을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산 꼭대기에서 보이는 야경이 일품이라고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부족해서 올라가볼 수가 없었다.

 

 

 

 

 항구의 오른쪽 부분이다. 멀리 산이 보이고 앞에 붉은 색 지붕을 가진 건물군이 보일텐데 바로 아래 사진의 시가지 안내도와 비교해보면 대강 짐작이 될 것이다.

 

 

 

 

나가사키의 매력은 일본에서 보기 드물게 보는 서양식 냄새가 물씬 풍기는 도시라는 것이다. 서구적인 냄새가 나는 도시인데 자세히 뜯어보면 네덜란드 스타일의 건물들이 여기저기 자리잡고 있음을 알수 있을 것이다.

 

어리버리한 나도 조금 돌아다녀 본 결과 같은 유럽의 건물들이라고 해도 조금씩 차이가 남을 깨닫게 되었다. 나라마다 독특한 스타일이 있다는 것에 아주 조금이나마 눈을 뜨게 되었으니 그런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어설프나마 약간씩 구별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은 왕초보 수준이다.

 

 

 

 

 나가사키 전체의 모습을 확인해본다는 의미에서 비슷한 사진을 몇장 연속해서 올려본다.

 

 

 

 

 앞에 보이는 성당 앞쪽에 내려가서 부근의 경치를 보면 확실히 네덜란드 스타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나중에 그 부근의 경치를 자세히 소개해드릴 것이다.

 

 

 

 

미쓰비시 조선소의 위치도 대강은 아실 수 있을 것이다.  미쓰비시라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가? 세계 제2차 대전 당시 미쓰비시에서 만든 제로센 전투기만 하더라도 미국 공군과 해군을 공포에 떨게 하지 않았던가? 일본의 기술력은 당시에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했던 모양이니 우스운 나라가 아닌 것이다. 

 

우리나라 조선업계에서는 요즘 크루즈 선박의 건조에 도전하는 모양이다. 크루즈 선박이 가장 이윤이 크게 남는다는 기사를 몇번 본적은 있지만 그게 그리 만만한게 아닌 모양이다. 쉽게 말하면 배 위에 초일류 호텔을 건설하는 것이 크루즈 선박 건조인 셈이니 이해가 쉽게 되리라고 본다.

 

 

 

 

 자세히 살펴보면 도시 전체의 색감이 아주 차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 화려하게 들뜬 도시가 아니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점잖은 느낌의 도시인 것 같다. 저 멀리 노란색 둥근 탱크가 있는 곳 너머에 보면 흰색 둥근 탱크가 두개 있는데 그 부근이 나가사키 역이다. 나중에 우리는 거기까지 걸어가게 된다.

 

바로 아래의 안내도와 다시 한번 더 비교를 해보면 시내 중요 명소들을 대강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니 나가사키 여행은 다 한것이나 다름없겠다.

 

 

 

 

 시가지 구성을 파악한 뒤 우리는 다시 골목길 탐사에 나섰다. 나는 그런 여행이 좋다. 겉만 보고 휘익 스쳐지나가는 것보다 서민들의 생활모습을 실제로 하나하나 뜯어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골목길 한번 훑어보는 것만으로 그들의 삶을 짐작해본다는 것은 사실 어불성설이다.

 

 

 

 

 기모노를 차려입은 일본 여인 두명이 우리 앞을 스쳐 지나갔다. 갑자기 나비부인이 생각났다. 오페라 나비부인의 여자주인공이 게이샤(기생)인 쵸쵸상이다. 초는 나비(蝶)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 나비라는 말 속에는 몸을 파는 유녀의 의미가 들어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여자 주인공인 초초상의 이미지를 쉽게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라고 하는 말은 우리나라 말의 김씨 이씨 할때의 '씨'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 협객 김두한씨를 일본인들은 긴또깡 정도로 발음하며 불렀다는데 이때 긴상이라고 줄여 부르는 것이다. 나는 그녀들의 옷차림과 걸음걸이에서 나비부인 쵸쵸상을 떠올렸던 것이다. 

 

 

 

 

 

 그녀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조근조근 걷는 걸음걸이에서 나는 조신함을 느꼈다. 기모노는 입기도 번거로운 옷이고 아주 비싼 옷이라고 들었는데 그런 비싼 옷을 걸치고 나들이에 나설 정도라면 보통 여성들이 아닐지도 모른다.

 

 

 

 

 나가사키 항구의 입구 모습이다. 입구에는 거대한 다리가 만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이런 지세를 가졌으니 나가사키가 좋은 항구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모양이다. 공중정찰이 보편화된 요즘 입장에서 보면 항구의 위치가 쉽게 노출이 되겠지만 그런 정찰이 불가능했던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 항구가 가지는 잇점은 대단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골목은 단정하고 깔끔했다. 그러면서도 수수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기품이 서려 있었다고나 할까?

 

 

 

 

 일본인들은 자동차 한대를 주차시켜도 그냥 갖다 대는 법이 없는 것 같다. 그저 줄을 맞추고 단정하게 해둔다. 딱 내 스타일이다.

 

 

 

 

 지저분한 집이 거의 없었다. 어느 집이랄 것도 없이 모두가 다 단정했다. 산꼭대기 동네가 이 정도라면 산 아래는 어떻겠는가?

 

 

 

 

 확실히 소형차가 많았다. 우리나라처럼 큰차들이 판을 치는 나라들은 지구 위에서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허풍과 과시, 잘난 체하는 거드름과 쓸데없는 우월감...... 사실은 다 소용없고 쓸데없는 웃기는 이야기다.

 

 

 

 

 수선화가 피었다. 2월 초에 보는 수선화라..... 붉은 색 열매가 맺히는 저 나무는 낙상홍이 아닐까 싶긴 하지만 글쎄다.

 

 

 

 

 

 이번에는 귤이다. 갈수록 가관이라고 하더니 정말이지 골목으로 들어갈수록 아기자기함 그 자체이다.

 

 

 

 

 

 그래, 사람사는 동네가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

 

 

 

 

 

 야간통행을 위해서일까? 하얀색 가드 레일을 알맞게 설치하였고 계단에는 희게 칠해서 발을 헛디디지 않도록 해두었다. 나도 우리집 계단에 흰색칠을 해두었었는데 밤에는 정말 유용하고 편했다.

 

 

 

 

 쓰레기 하나 없는 이 깔끔함! 철저한 안전시설과 관리상태! 나는 할말이 없어지고 말았다.

 

 

 

 

 정녕 우리 사는 수준은 이렇게 밖에 안되는가 싶었다.

 

 

 

 

 물이 흐르는 도랑에는 안전망을 덮었다.

 

 

 

 

 스쿠터들은 골목 가 쪽으로 세워두었고.... 이런 골목에서는 자동차들보다 스쿠터가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나는 어느 집 정원에서 매화를 발견하고는 한참을 서서 보았다. 으흠~~ 벌써 매화가 피었구나. 이 글을 쓰는 3월 6일 저녁, 내가 기르는 작은 매화분재에서 드디어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올해는 겨울내내 거의 밖에다 놓아 두었는데 드디어 피기 시작한 것인데 일본 큐슈보다는 약 한달이나 늦게 피는 셈이다.

 

 

 

 

 매화 향기를 맡고 싶었지만 거리가 조금 떨어져서 그런지 향내가 풍겨오지 않았다. 남국에서의 매화! 매화!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