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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슬며시 라오스 가기 3

by 깜쌤 2006. 11. 28.

 으흠 저기다. 저기 가서 알아보면 되겠다. 비도 슬슬 오고 강물조차 흙탕물이니 배를 타기가 조금 뭣하지만 겁을 내면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용기를 내자. 이럴땐 용기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여기 선착장에서 보트를 타고 라오스를 영내를 들렀다가 나와서 골든트라이앵글을 가기로 했다. 내려올땐 썽태우를 타고 오기로 마음을 먹었다. 왕복으로 배를 타면 비싸기도 하거니와 보트맨 대기요금까지 함께 지불해야 하므로 경제적으로도 우리가 손해이기 때문이다.

 

 

  

 강변으로 뻗은 도로는 윤택이 난다. 삶의 질이 다른 도시보다 높다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는 저런 보트를 타게 될 것이다. 라오스 쪽에서 배 한척이 건너오고 있었다. 앞에 달린 깃발로 보아 태국선적의 배이다. 라오스에서는 저런 사업을 벌일 리가 없고 미얀마는 폐쇄주의 국가이니까 더욱 더 저런 일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덕분에 두나라의 국민만 고달픈 삶을 살아야하는 것이다.

 

 

 

 

 선착장에 도착하니까 어떤 양반이 우리를 불러세웠다.

 

"보쇼이. 배 탈라고 그라지유?"

"그렇소."

"그러면 말이지라, 한시간으로 허고 조오기 보이는 라오스 섬에 들렀다가 골둔투리이앵골 갔다오는데 1500밧 주시오잉. 그냥 가기만 헐라문 800밧에 해드릴텐께.... 워떻소?"

"거 되게 비싸네요. 우린 그 정도 드릴 돈이 없으니까 다른데 가서 알아보시오."

 

 

 

이리버리 두리번거리며 살펴보니 매표소가 보였다.

 

"골든 트라이앵글, 얼마요?"

"한시간 투어는 500밧 내시오, 편도로 하고 대신 건너편 저기 라오스 섬을 들렀다가 가는 것으로 합니다. 라오스 체류시간은 40분 정도. 어떻소?"

"좋수다."

 

 

 

정식으로 표를 끊었다. 우리가 5명이니까 일인당 100밧인 셈이다. 어지간하면 무허가 배를 타는 것보다 등록된 배를 타는 것이 옳은 일이다. 무허가 배를 타다가 죽으면 보험 처리도 안될 가능성이 많다.

 

길가에 세워둔 표지판을 잘 보면 보트 탑승 서비스라는 표지가 보일 것이다. 뭐든지 안전하게 일을 하는 것이 여행을 잘 하는 요령이다. 더구나 우리는 젊은이가 아닌 것이다. 먹여 살릴 처자식이 있기도 하거니와 부모님도 계시니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선착장에서 하류쪽을 보면 무역선들이 들어오는 부두가 저 밑에 보인다. 부두라고 말하기에는 좀 그렇긴 하지만 달리 표현할 말이 없으니 그렇게 부른다.

 

 

 

 날이 좋으면 관광객들이 제법 많이 몰리는 모양이다. 강으로 향하는 계단의 규모도 대단했다.

 

  

 돈을 지불하고 나자 보트 한척이 와서 출항할 준비를 했다. 우리는 지붕이 없는 배를 탈 차례인가 보다. 마침 비가 더 세게 오기 시작해서 어찌 좀 찝찝했다.

비옷을 꺼내고 우산을 꺼내들게 했다.

 

 

 

 숙달된 우리 팀 멤버들은 준비성도 철저하다. 모두 구명조끼를 걸쳤다. 만약 구명조끼를 안주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요즘은 자기들이 먼저 구명조끼를 착용하라고 이야기해준다.

 

 

한좌석에 두명씩 앉게 되어 있었다. 나는 중간에 앉았다. 비옷을 꺼내서 입고 배낭을 뒤로 매었다. 모자를 써서 빗방울이 얼굴을 정면으로 때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자, 이제 상류로 출발이다. 홀수가 아주 낮은 보트이므로 강물이 바로 옆으로 밑으로 다가온다.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여행이어서 속도감이 상당했다. 엔진 소리는 콩볶듯이 들린다.

 

"다다다다다다다다~~~~"

 

 

 

 보트맨은 오토바이용 헬맷을 썼다. 그것 참 좋은 아이디어이다. 물살이 보기보다 빠르고 세서 배가 뒤집어지면 살아날 길이 없을 것 같다.

 

 

 

 이제 서서히 강을 가로지르기 시작한다. 우리가 가야할 장소는 강 건너편 살짝 위쪽이다. 한 10여분 달렸을까? 드디어 목표지점에 도착했다.

 

 

 

 강가에 보트를 대고 육지로 올라서자 마침 백인여행자들이 가득 탄 조금 큰 배가 도착하고 있었다. 저 건너편이 태국땅이다.

 

 

 

 라오스 영토에 들어온 것이다. 이젠 입국증을 받아야 한다. 여기는 사실 조그만 섬이다. 돈사오(Don Sao) 섬인 것이다. 입국료는 20밧인데 우리는 이 경찰에게 돈을 지불하고 영수증을 받았다. 체류 허락 시간은 1시간이지만 그렇게 오래 있을 필요가 없다.

 

여긴 섬이기 때문이다. 명목상으로는 라오스 영토지만 태국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모양이다. 사진을 찍어도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이 섬엔 둑(=제방, 방죽)도 없다. 그냥 단순한 섬이다. 상류에서 흘러내린 모래가 퇴적되어서 섬이 된 모양이다.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념품 상점들이 몇개 자리잡고 있는게 전부이다. 민속품 몇가지와 담배 술 등이 주력판매품인 것 같다. 상점 판매원 아가씨들은 세련된 옷차림으로 앉아 있었다.

 

 

   

 뱀술, 지네술 등이 가득가득하다. 우리야 살 일도 없지만 뱀술 좋아하는 분들은 사서 그자리에서 마셔도 되지 싶다. 병속에 들어잇는 뱀과 지네들을 보니 너무 징글징글해서 온몸이 자그라드는 느낌이 들었다.

 

 

 

 라오인민공화국이라는 표지판의 글씨가 선명하다. 여긴 확실히 라오스 영토인 것이다. 나는 여행 일기장에 (라오스 경찰이 발급한) 간이입국허가를 허락하는 대신에 20밧을 내고 받은 영수증을 붙여서 잘 간직하고 있다.

 

 

 

 짚으로 지붕을 인 간이 판매점 몇개가 나란히 늘어서 있는 것이 여기 시설의 전부이다. 뒤로 돌아들어가면 민가가 조금 있는 것 같았다.

 

 

 

 우린 길을 따라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보기로 했다.

 

 

 

 숙박을 할 수 있는 방갈로일까? 아무런 표지판이 없어서 무엇을 하는 집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어찌보면 숙박시설 같기도 하다.

 

 

 

 아니면 현지인이 사는 집일까? 그도 저도 아니라면 민속촌이라고 꾸며 놓은 시설일까? 도무지 감을 잡지 못하겠다.

 

 

 

 모퉁이를 돌아서자 민가인 듯한 집들이 몇채 나타났다. 구경을 하고 싶었지만 시간제약이 있어서 돌아나오기로 했다.

 

 

 

 섬이지만 나무들이 위로 시원하게 솟아 올라서 속이 다 상쾌해진다.

 

 

 

 우린 다시 왔던 길로 돌아나갔다.

 

 

 

 

 한곳에는 곰을 기르고 있었다. 불쌍한 녀석이다. 갇혀사는 팔자이니까.....

 

 

 

 원숭이도 있고......

 

 

 

 나는 다시 가게로 들어가서 기념품을 하나 사기로 마음 먹었다.

 

 

  

 나는 아편을 피우는데 썼던 담뱃대를 하나 골랐다. 어떤 아편쟁이가 썼던 것인지는 몰라도 금색으로 치장된 아름다운 것을 하나 구했다. 판매원 아가씨는 200밧을 불렀다. 물론 나는 100밧 이상은 줄수 없다고 우겼고.....

 

"그러면 아저씨! 150밧!"

"아니오. 100밧"

"150밧! 제발 150밧! 제발......" 

 

나는 그만 마음이 약해지고 말았다. 그래서 150밧을 주고 사게 되었는데 나중에 골든 트라이앵글의 아편박물관 판매대에 가서 보았더니 자그마치 700밧을 써붙여 두고 있었던 물건이었다. 내가 잘산것인지 바가지를 쓴 것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시간이 되어 우리들은 다시 보트를 탔다. 라오스를 벗어나는 것이다. 세상에! 한나라를 30여분만에 구경하고 돌아나오기도 이번이 처음이다. 세상 돌아다니다가 별 경험을 다 해본다. 라오스 번개방문은 그런 식으로 끝을 맺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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