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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슬며시 라오스 가기 1

by 깜쌤 2006. 11. 27.

 매사롱과 매사이를 다녀 온 그날은 수재 청년의 생일이었다. 그래서 축하도 할 겸해서 우리나라 여행안내서에서 그럴듯하게 추천을 하는 므앙텅 식당에 갔다. 중국인이 경영하는 식당이어서 음식맛도 좋고 뭐 어쩌고 저쩌고 하길래 일부러 찾아간 곳이었다.

 

정확한 위치는 나이트 마켓 부근 위앙 인(INN)부근에 있다. 결론은 절대로 가지 말라는 것이다. 중국 태국 음식점이라고는 하지만 음식맛도 별로이고 주인이나 종업원도 친절한 편이 아니었다. 이 집에 갈바엔 차라리 나이트 마켓에서 여러군데를 다니며 먹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이다.

 

나는 좀처럼 가지 말라느니 어쩌느니 하는 이런 소리를 쉽게 하는 사람이 아니다. 어디는 절대 가지 말라느니 하는 식으로 악담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여긴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물론 음식맛이라든지 서비스는 사람에 따라 기준이 다르다는 사실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피같이 귀한 내돈을 써가며 간 곳에서 손님다운 대접을 못받는 곳은 안가는 게 상책이라는 뜻에서 하는 소리니까 이해하시기 바란다.

 

결국 우리는 다시 나이트 마켓에 갔고 거기서 나보다 나이가 조금 더 많은 프랑스 영어 선생 부부를 만나 유쾌한 대화를 나누다가 기분좋게 헤어졌던 것이다. 잘 아시다시피 나야 뭐 영어 실력이 영 꽝이므로 일방적으로 그냥 듣는 정도로 대화를 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다음날은 골든트라이앵글을 가기로 했다. 우리 말로 옮긴다면 "황금의 삼각지대"라고나 할까? 거긴 국제적으로 악명이 높은 곳이므로 특별히 조심해야 하는 지역이다. 특히 태국 경찰의 검문이 심한데다가 마약 단속이 각별한 곳이므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 좋다.

 

여기까지 와서 골든트라이앵글 지대를 어찌 안가본단 말인가? 사실 나는 오늘만은 자전거를 빌려타고 치앙라이 시골길을 슬금슬금 다니고 싶어했지만 일행들의 요구가 워낙 거셌으므로 할수없이 앞장을 섰던 것이다.

 

 어제처럼 우리들은 새벽같이 일어나서 버스 정류장으로 달려나갔고 다시 치앙센 가는 로컬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이젠 이력이 붙어서 쉽게 버스도 타고 다닌다.

 

 

 

 

 버스를 타기 전에 치앙샌 지도도 한장 구하고 각자 먹을 과자 나부랭이도 사서 군것질까지 해가며 찾아갔다. 매사이 가는 길로 가다가 중간에서오른쪽으로 꺾어서 들어간다. 어제 우리가 간 매사이에서는 동쪽으로 썽태우를 타고 한 40분 정도만 가면 되는 곳이라고 한다. 

 

 

 

 버스가 신호대기 중일때 옆을 보았더니 현대 엘란트라 승용차가 보였다. 무슨 관공서 관용차 같다. 위에 경광등까지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제법 그럴듯한 기관의 차 같지 않은가?

 

 

 

 우리가 탄 버스는 시골길을 달렸다. 어제와는 달리 2차선 도로여서 속력을 내지는 못하지만 대신 시골 구경 하나는 확실하게 한다. 여긴 비가 시도때도 없이 오는 모양이다.

 

 

 

구름 때문에 하늘은 낮게 내려 앉았고 모를 심어둔 들판엔 어쩌다가  띄엄띄엄 사람들이 보였다.

 

 

 

 시골 관공서는 그런대로 깔끔해서 보기가 좋았다.

 

 

 

 한시간 반 정도를 달려 치앙샌에 도착했다. 치앙라이에서는 약 6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도시지만 역사는 깊다. 한때 태국 북부에서 번성했던 란나 왕국과 깊은 교류를 가졌던 유서 깊은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저기에 버려져 있다시피 하는 유적지가 보였다.

 

 

 

 여기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모양이다. 우리는 오늘 골든트라이앵글을 보고, 잘 하면 라오스도 슬며시 들어가 볼 생각이다.

 

 

 

 태국 관광버스들은 우리나라 버스들 보다 대체로 큰 편이다. 어떨 땐 이층버스도 보인다.

 

 

 

 치앙샌에서는 메콩강을 봐야 하므로 일단 강을 찾아 방향을 틀었다. 버스 터미널 위치만 기억해두면 되므로 강을 찾는 것은 대강 짐작으로도 가능하다.

 

 

 

 강으로 나가는 길에 우리는 시장 건물을 발견하고 무작정 들어가보기로 했다. 시장에 가면 먹거리가 풍부하므로 뭐든지 요기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 않은가?

 

 

 

 아주 특이하게 할아버지가 국수집을 하고 계셨으므로 한그릇을 말아먹고 가기로 했다. 이 어른이 해주는 국수가 태국에서 먹어본 음식중에는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내 입맛에는 기막히게 잘 맞았다는 이야기니까 너무 기대하지는 마시기 바란다.

 

 

 

 고명은 우리가 알아서 얹어 먹으라고 한다. 여러가지 채소를 썰어서 준비를 해두셨다. 이런 곳에서는 영어도 필요없다. 그냥 손짓 발짓으로 다 통한다. 영어 못해서 외국 못나간다는 사람들은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화가 안된다고 절대 고민할 필요없다.

 

 

 

 양념도 알아서 놓으란다. 얼씨구, 나는 살판났다. 나야 전천후로 아무것이나 다 잘 먹으니까 이것 저것 다 놓아서 먹어본다. 맛있다.

 

 

 

 얼큰하고 뻑뻑한 국물에 맛있게 국수를 말아먹은 우리는 건성으로 시장을 쓰윽 둘러본 뒤 다시 강을 찾아 나섰다.

 

 

 

 하여튼 태국 개는 팔자도 좋으셔라.

 

 

 

 그런데 이 동네는 어찌 모두 부티가 난다.

 

 

 

 내가 깜빡 죽고 못사는 나팔꽃이 보인다. 나는 이상하게도 나팔꽃이 좋다. 백일홍도 좋아하고 금잔화도 좋아한다. 봉숭아도 좋고 과꽃도 좋아한다. 피는 못속인다. 그저 시골 꽃밭에서 자라는 시시한 꽃들만 좋아하니 국제신사가 되기는 글렀다고 보면 된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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