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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국경마을 매사이 2

by 깜쌤 2006. 11. 26.

 국경으로 통하는 도로 옆에는 작은 산이 자리잡고 있는데 산봉우리 꼭대기에는 절이 있어서 구경하기엔 그저그만이다. 절로 올라가는 길 양편 통로엔 거대한 Naga가 꿈틀대고 있었다. 여기 태국 절에는 뱀 형상이 왜 이리도 많은지 모르겠다.

 

사특한 악령들을 물리쳐 준다는 뜻이 숨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색깔이나 모양이 혐오감을 주기에 딱 알맞다. 하지만 용이나 나가를 귀하게 여기는 문화에 젖은 사람들이라면 느끼는 감정이 우리들과는 확실히 다르지 싶다.

 

 

 

 산봉우리로 오르는 길에는 Naga가 징그러운 몸뚱아리를 보이더니만 절간에 들어서니 이번에는 전갈이 우리를 환영한다. 어찌 분위기가 섬뜩 모드로 조성되어 가는 것 같다.

 

내가 현지 사정을 잘 모르니 함부로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혹시 이런 형상을 배치한데는 북쪽 세력인 미얀마와 중국을 견제한다는 어떤 의미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풍수지리설을 신봉한 우리 조상들이 도시나 마을을 만들어갈때 문제가 되는 지형의 단점을 보강하기 우해 나무를 심거나 탑을 만들어 세우거나 조각상을 만들어 세우고 성문의 위치를 수정한다거나 하여 지기(地氣)를 보완한 그런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그 무엇이 있지 않을까 싶어 일부러 유심히 살펴보았다. 

 

 

 

 절에 마련된 전망대에 오르니 태국 영토인 매사이와 미얀마 영토인 따찌렉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 왔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남색 큰 지붕을 가진 건물이 국경으로 들어가는 다리 부근이 된다. 사진의 왼쪽 끝머리를 잘보면 다시 남색의 탑이 보이는데 거기는 미얀마 영토인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본다면 양쪽 나라의 도시가 한덩어리로 붙어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사진 속에서도 뚜렸이 안되는 묘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따찌렉과 매사이는 얼핏 보기에는 한덩어리나 마찬가지지만 나라가 다르다.

 

 

 

 전망대가 있는 이 절은 상당히 깨끗해서 시내를 굽어 살피기를 원하여 구경하고 싶은 사람들이 입장하는 부처 앞 공간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되어 있었다.

 

 

 

 사실 지구위에서 가장 큰 골치더어리는 우리 인간들이지 싶다. 편을 가르고 국가를 만들고 영토를 따지는 우리 인간들이야말로 진정으로 반성하고 정신차려할 존재들이 아닌가 싶다.

 

 

 

 도시를 조금 벗어나면 사이 강의 모습이 보인다. 미얀마와 타이를 가로지르는 작은 이 강의 이름이 사이강이다. 강 건너편은 미얀마이고 강 이쪽은 타이랜드이다.

 

  

 사방을 둘러보던 나는 허허로움을 느꼈다. 우리 잘난 인간들이 진정으로 마음을 고쳐먹는 그런 날들은 언제쯤 되어야 올 수 있는 것일까? 사람마다 너무 사상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니 갈등의 소지는 인간사는 세상에서 없어질 수가 없으리라.

 

 

 

 불교가 국교로 지정되어 있는 미얀마답게 많은 불탑들이 보인다. 저 멀리 황금색으로 칠해진 쩨디가 숲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산들이 가득하다.

 

 

 

 누가 저녁을 짓는 것일까 아니면 쓰레기를 태우는 것일까? 하늘 높이 매캐한 내음을 가진 연기가 피어 올랐다. 강 건너편이 미얀마 영토이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새들이 자유롭게 국경을 넘고 있었다. 나중에 우리 인간들은 새들에게도 통행증을 내어주고 여권을 발급하겠다고 나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어 덜컥 겁이 났다.

 

 

 한참을 서서 구경하던 우리들은 이제 전망대 계단을 내려가기로 했다. 전망대 사면에는 태국과 미얀마 사이의 역사적인  전투장면을 그린 벽화들이 붙어 있었다. 주로 코끼리를 동원해서 전투를 한적이 많았던가 보다.

 

 

 따지렉은 태국과의 무역을 통해 번성한 도시라고 한다. 밀무역이 상당히 성행하는 모양이다. 양쪽 관리들만 적당하게 구워 삶으면 큰돈을 만질수 있는 기회는 많지 싶다.

 

 

 다시 시내로 계단을 내려온 우리들은 치앙라이로 돌아가기 위해 썽태우를 찾아 나섰다.

 

 

 여기 시장들은 물건으로 넘쳐난다. 자세히 보니 태국산과 중국산 상품들이 많았다. 이런데서 우리나라 상품은 고급으로 분류되지 싶다. 전자제품도 싸구려 중국제가 많았다.

 

 

 이 길이 국경으로 통하는 길이다. 이 사진에 나오는 도로 한가운데 자리잡은 저 건물의 색깔과 모양을 잘 기억해두면 아래 사진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도로 가로는 국경 무역을 하는 많은 가게들이 와르르 자리잡고 있다.  국경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로 아래 사진처럼 된다.

 

 

  

 왼쪽으로는 손님을 기다리는 썽태우가 줄을 지어 서 있다. 버스 터미널로 가려면 여기서 아무 썽태우나 잡아타고 가자고 하면 된다. 물론 외국인들은 흥정이 필수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썽태우를 타려고 다가갔더니 아까 올때 타고온 아줌마가 아들과 함께 환한 웃음을 지으며 우리를 반겨주었다. 아하, 이 아줌마는 오늘 애기 아버지 타를 타고 같이 영업을 하는구나.

 

행복한 가정의 표본을 보는 것 같아서 흐뭇해진다. 그래, 이렇게 살아야지. 몇 백년 산다고 싸우고 다툰다냐? 가정은 잘만 꾸미면 천국이지만 잘못 꾸미면 지옥이 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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