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치앙라이 - 보석을 찾아서 5

by 깜쌤 2006. 11. 21.

 국어사전을 보면 꼬치는 꼬챙이에 꿴 음식물을 의미하기도 하고 혹은 꼬치안주의 준말로도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꼬챙이에 꿰어서 굽거나 삶거나 한 요리를 가지고 요즘은 꼬지라고 부르는 사람도 제법 되는것 같다. 동남아시아에선 사테, 혹은 사테이로 부르는 모양이다.

 

쇠고기따위를 길쭉길쭉하게 썰어서 갖은 양념을 한 뒤 대꼬챙이에 끼워서 구운 적은 산적(散炙) 이라고 하는데 발음도 산자를 길게 내는 것이다. 적(炙)이라는 글자 속에 불 화(火)자가 들어 있으니 불에 구운 고기라는 의미가 된다는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지금 사진에 보는 이런 요리는 꼬치라고 부르는 것이 옳지 싶다. 치앙라이 야시장에는 꼬치를 파는 가게들이 줄을 지어서 있다. 사진에서 보는 것 같은 오징어 꼬치는 한개 20밧이다. 너른 공터 사방으로 간단한 요리점이 줄을 지어 서 있고 가운데는 의자를 갖춘 탁자들이 좌악 놓여 있다.

 

아무 가게에나 가서 음식을 사서 자기가 앉고 싶은 자리에 앉아 먹으면 되도록 되어 있는데 요리의 종류가 상상을 넘어서는 것이다. 우리돈 10,000원만 쥐면 정말 배터지도록 푸짐하게 온갖 종류의 꼬치를 골라먹을 수 있다.

 

 

 

 꼬치 뿐만이 아니다. 어지간한 태국요리는 다 시켜먹을 수 있다. 심지어는 수키도 시켜먹을 수 있다. 수키는 태국 전통 샤브샤브라고 보면 된다. 우리들은 너무나 다양한 음식에 놀라 눈이 왕방울처럼 커지고 말았다.

 

우와, 뭘 시켜먹어야 하지? 행복한 고민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지 싶다. 조금 점잖게 음식을 잡숫고 싶다면 윗글에서 소개한 야외식당으로 가보기 바란다. 적은 돈으로 다양하게 그냥 막 먹고 싶다면 여기 이 광장에 가시기 바란다.

 

특히 한국에서 비싼 돈 때문에 꼬치를 마음대로 먹을 수 없었던 분들은 치앙라이 야시장에서 소원을 푸시기 바란다. 종류도 무궁무진하고 양도 많이 준다. 티오만 섬에서 배아파서 고생했던 인성 좋은 청년은 완전히 살판이 났다.

 

용기를 내어서 여기저기 다니며 음식을 골라오는데 얼마나 요령이 좋고 솜씨가 좋은지 기가 막힐 지경이다. 역시 사람은 자기 재능을 발휘하는 곳이 다 따로 있는가 보다. 덕분에 우리는 편안해진다. 그래서 우리는 그에게 미스터 야시장이라고 별명지어 주었다.

 

  

 사방을 뺑 돌아가며 요리집으로 가득찼다. 세상에나...... 지금껏 내가 돌아다녀 본 것 중에는 최고의 야시장이라고 생각한다. 후아힌에서 본 야시장도 좋았지만 여기가 한수 위가 아닐까 싶다.

 

술을 즐기는 분이라면 술도 마셔도 된다. 맥주부터 시작해서 골고루 다 있는 것 같다. 가만히 살펴보면 술주정 하는 사람도 없고 크게 목소리 높여 대화하는 사람도 없으니 분위기 하나는 그저그만인 것이다.

 

 

 

 사람들도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저녁에 비가 온다거나 하면 문제가 생기지만 열대지방의 비라는게 우리나라에서 집중호우 내리듯이 그렇게 종일 따루지 않으므로 날만 들면 장은 열리게 되어 있는 것이다. 

 

 

 

 광장 전면 가운데에는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서양음악과 태국 전통 음악이 번갈아가며 연주되고 있었고 무용단 공연까지 이어지고 있어서 그저그만이었던 것이다. 중국 운남성의 려강(리자앙)과 맞먹을 만한 분위기가 아니었나 하고 생각해본다.

  

우리는 그저 신이 났다. 모두 다 나름대로 실력을 발휘해서 사먹으러 다녔으니 그런 날이 지금까지 언제 어디에서 있었단 말인가? 무대에서 연주하는 가수의 실력도 훌륭해서 올드 팝송을 마음껏 즐길수 있었으니 환상적인 밤이 되었다.

 

 

 

 

 먹고 또 먹고.....  이해하기가 어려운 분들은 싱가포르나 말레이지아의 호크 시스템을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일회용 용기를 너무 많이 쓴다는 것이다. 그 많은 쓰레기를 어떤 식으로 처리하는지 그게 궁금하다.

 

 

 

 여기 공연은 밤 11시가 넘어가도록 진행되므로 조금 늦게 가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다.

 

 

 

 닭고기 도야지고기(PORK, 돼지고기) 등 모든게 다 갖추어져 있으니 입맛대로 식성대로 골라드시면 된다. 물론 온갖 열대과일도 다 판다. 나는 우리나라 양미리 비슷한 생선 튀김도 골라서 사먹어 보았는데 고기 전체에 알이 통통하게 들어있어서 먹으려니 조금 양심이 저려왔다. 알을 가득 밴 녀석을 다 잡아먹으면 어쩐단 말인가? 양미리는 까나릿과의 물고기를 말한다. 생기기도 비슷하게 생겼다고 생각한다. 

 

엄청나게 배를 채운 우리들은 포식한 뒤에야 비로서 자리를 떴다. 아, 정말 대단한 곳이다. 저녁엔 잠이 저절로 쏟아진다. 내일은 트래킹을 할까 싶어서 여행사에 알아보았는데 가격이 안맞아서 대신 매사롱 가보기로 했다. 매사롱! 거기도 대단한 곳이다. 기대하셔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