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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환상의 수상시장 1

by 깜쌤 2006. 10. 10.

 

돌아오는 길에는 다시 한번 더 소피텔의 정원을 훔쳐보고 왔다. 이 호텔의 정원사는 정말 존경스럽다. 소피텔은 예전 파리에 갔을때 묵어본 호텔이었다. 그저 그런 호텔 체인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후아힌의 소피텔을 보고는 인식을 달리하게 되었다.   

 

 

 

 

 

 

여기에도 타이 복싱의 광고가 붙어 있었다. 역시 자동차에 부착해 두는게 제일 효과적이지 싶다. 돌아다닐 수 있으니까.....

 

 

 

 

 

 

손님을 기다리는 툭툭이가 줄을 서 있었지만 우리는 탈일이 없다.

 

 

 

 

 

 

 소피텔의 정원 모습이다. 저 나무는 확실한 코끼리다.

 

 

 

 

 

 

 꽃이 필때 보니까 머리 부분과 몸통 부분의 꽃 색깔이 달랐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나무는 모두 부겐빌리아이다. 꽃이 피면 끝내주게 아름다워진다. 그 모습을 찍어야 하는데 아깝게 때가 맞지 않았다.

 

 

 

 

 

 

 기념품 가게엔 조개 장식품들이 그득했다. 이것은 조개로 만든 발인가 보다.

 

 

 

 

 

 

 이런 조개들은 다 어디 있다가 나온 것들일까?

 

 

 

 

 

 

  

 

 

 

 

  

 

 

 문득 장 꼭또의 시가 생각난다.

 

"내 귀는 소라껍질,

바다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인용하고 보니까 좀 그렇다. 내가 무슨 사춘기 소년도 아니고.......

 

 

 

  

 

 

  

 

 

 

 툭툭이를 타라는 운전 기사의 유혹을 뿌리치고 역으로 돌아온 우리들은 다시 배낭을 찾아매고 철길을 따라 걸었다. 기차역에서 방콕 쪽으로 난 철길을 따라  걸으면 한 300미터도 못가서 시외버스 터미널이 나온다.

 

매표구에서는 영어가 통하질 않았다. 터미널 부근은 극도로 혼잡하므로 교통사고와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한다. 몇번 시도한 �에 알아낸 바에 의하면 버스는 방콕행 아무것이나 타면 되고 표는 안에서 끊는다는 것이었다. 결국 우리는 방콕행 버스를 탔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에어컨 직행버스를 골라 탔다. 동네마다 다 들르는 완행이라면 세월없이 가야 하니까.....  

 

 

 

 

  

 

 후아힌만 하더라도 다양한 탈것들과 환전시설이 있지만 우리가 지금 가고자 하는 담넌사두악은 어떨지 모르겠다. 예전에 가본 바로는 편의 시설이라고는 거의 없었는데......

    

 

 

 

 

 

 후아힌에서는 눈에 익은 라면도 있었는데..... 담넌사두악에서는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방콕행 도로를 따라 가던 버스는 어디에선가 방향을 틀었고 차장이 우리에게 내리라는 신호를 보내 왔다. 버스를 갈아타라는 것이다. 10여년 전에 친구와 한번 와본 곳이지만 기억이 안나니 환장할 지경이다. 어디에서 차를 갈아탔는지 생각이 안나는 것이다.

 

차 안에서 졸다가 내린 우리들은 황당한 처지에 빠지고 말았다. 버스는 출발하였고 우리는 도로 한모퉁이에 버려지다시피 남게 되었는데 P군이 다급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잠깐만요, 큰일 났습니다. 저 차 속에 제 지갑을 두고 내렸는데요......"

"뭐라고?"

 

순간적으로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 기분이었다. 

 

"지갑 속에 든 물건은?"

"돈요, 돈... 그리고 증명서!!"

"여권과 복대는?"

"그것은 다 있고요......"

"그럼 됐네. 살다보면 별 일 다 생기는 법이니까. 얼마쯤 잃어버렸나?"

"우리가 쓰고 남은 공금(公金)이 그 속에 다 있습니다."

"그래? 그럼 그 돈은 다 쓴 것으로 하지 뭐. 걱정 말게나."

 

우린 항상 어딜 갈때마다 외치고 다니는 말이 있다. 내가 "복대확인"이라고 이야기하면 모두가 다 자기 복대를 손으로 만지고 나서 "복대확인"이라고 복창(腹唱)을 하도록 약속해 두었다. 복대 속에 든 물건은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행에서 절대로 잃어버리면 안될 3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건강과 돈과 여권이다. 그러므로 돈과 여권은 복대속에 넣어서 보관하도록 하는 것이다. 큰 돈은 항상 복대 속에 넣어두고 그날 그날 쓸 돈만 주머니 속에 넣어두는 것이다. 그래야 안전해진다.

 

지금도 그렇다. 큰돈과 여권은 안전하게 잘 있으므로 그냥 한번 비싼 돈 들여서 구경한 셈치면 되고 사먹은 셈치면 되는 것이다. 이런 일은 겪어보면 좋은 경험이 된다. 나중에 귀국한 뒤에 청년의 모친이 잃은 돈을 꼭 보내드릴테니 받아달라면서 아주 간곡한 어조로 전화를 해오셨다.

 

말씀만 들어도 고마웠다. 사실 이런 글에서 밝히기가 무엇하지만 그 청년은 S대 약학대학을 다니는 수재다. 이번 여행에서도 얼마나 큰 구실을 했는지 모른다. 호텔을 구하거나 차표를 구하러 갈때 나는 그 청년을 거의 항상 데리고 다녔다. 워낙 계산이 빠르고 암기력이 좋은데다가 기계 사용능력이 뛰어나고 분석력이 좋으니 참모로서는 일류 중의 일류였다.

 

거기다가 청년은 내 친구 여동생의 아들이니 나에게는 조카나 다름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내 생질 정도로 생각하고 데리고 다녔다. 말이 나왔으니까 하는 말이지만 그는 너무도 완벽한 보조자였던 것이다. 그러니 한번 실수한 것으로 흠잡을 일이 없는 것이다. 그 모친께서 전화를 해서 돈을 보내겠다고 하셨지만 내가 정중하게 끝까지 거절했다. 받을 돈이 따로 있지 않은가 말이다.

 

같이 여행 다닌 사람들도 모두 다 신사다. 오히려 모두 다 위로하고 안심시키기에 바쁜 사람들이다. 또 다른 청년 K군도 얼마나 너그러웠는지 모른다. 나중에 그런 전화가 왔었다고 말씀드리니 모두 다 안받기를 잘했다고 하시며 인사를 하시는 그런 분들이다. 훌륭한 인격을 가진 분들과 여행을 하는 것은 큰 복이다. 돈 좀 잃으면 어떤가? 사람을 안잃으면 되지......

 

정신을 가다듬은 우리들은 썽태우를 교섭하여 담넌사두악으로 행했다. 큰 도로에서도 한 30분은 가서야 오늘의 목적지인 담넌사두악에 도착한 것이다. 그럼 여긴 왜 온 것일까? 그 해답은 제목에 있다. 환상의 수상시장(水上市場)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온 것이다.

 

 

 

 

 

 

 담넌사두악에 도착한 우리들은 호텔을 구하기로 했다. 론리 플래닛에는 여기 리틀버드 호텔이 최고라고 소개해 두었다. 우리는 두말할 것도 없이 리틀버드 호텔로 갔다. 그렇지, 여긴 십여년전에 와서 묵은 곳이다. 담넌사두악 버스 터미널 앞에 있는 4차선 도로를 건너서 맞은 편 골목안에 자리잡고 있다.

 

 

 

 

 

 

들어가는 골목 모습이다. 아이고, 저 전선의 흉물스러움...... 우리나라 길거리도 이에 못지 않다. 유럽의 도시들을 잘 살펴보면 전선이 안보이는 도시들이 많다. 그러니 도시 미관이 단정하다. 우리는 언제 그렇게 되려나.....

 

내가 사는 도시는 새로 만든 주택가에도 전선줄이 흉하게 널려 있다. 아름다움에 눈을 뜨지 못하는 졸속 도시 계획에는 질려버렸다. 이제는 아예 기대도 안하고 산다. 그게 마음 편하다.

 

 

 

 

   

 

골목 끝에 리틀버드 호텔이 있다. 태국 발음으로는 다르게 적는 것 같다.

 

 

 

 

 

 

 에어컨이 장치된 널찍한 방이 350바트이다. 1바트는 35원 정도로 계산하면 된다. 그러니 12000원 정도 된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우리 일행이 모두 5명이니까 한쪽에는 침대가 3개가 되어야 한다. 방이 크므로 엑스트라 베드를 하나 더 넣어주는데 50바트를 더 달라고 했다.

 

그 정도면 오케이다. 더 따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여기서 묵은 것이 우리에게는 행운이다. 가장 넓고 깨끗하고 쾌적했으니까...... 빨래를 하고나서 푹 쉰 우리들은 오후 4시경에 수상시장 탐색을 하러 나섰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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