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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말래카 4

by 깜쌤 2006. 9. 15.

여길 해군박물관(=해양박물관)이라고 불러야하나? 입장료는 2링깃인데 비닐을 한장 더 준다. 비닐을 공짜로 주면 될 일인데 꼭 1링깃을 붙여 받는다. 비닐 주머니는 나중에 무역선에 오를때 신발을 담으라고 주는 것이다.

 

바로 앞 글에서 나는 동양을 찾아온 무역선 모습을 보여드렸다. 그 속에 입장할 수 있게 되어 있다는 말이다. 배의 사진은 밑에도 나오므로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도시의 박물관이라고 해도 내용은 상당히 알차다. 하얀 벽을 뚫고 나온 배를 배치한 설계가 눈에 띈다.

 

 

 

이쯤에서 말래카 역사지구를 미리 보여드려야겠다. 전체적인 말래카시의 구조를 아는 것이 이 여행기를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바로 위 사진을 잘 보시기 바란다.

 

이 사진은 바다쪽에서 본 말래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바다쪽에는 강 양쪽을 연결하는 다리가 놓여져 있어서 다리 위에서 촬영한 사진인 것이다.  중앙에 보이는 강은 말래카 강이다.

 

그러니까 작은 강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강 오른쪽에 작은 언덕이 있어서 무역항을 설치하기에 그런대로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말이 된다. 강을 중심으로 하여 강변구역이 구시가지이고 다시 그 바깥 양쪽으로 신시가지가 펼쳐져 있다는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저번 글에서 소개한 바바논야(말레이화된 중국인)들의 마을은 강 왼쪽에 자리잡고 있다. 그쪽 야시장이 아주 유명하다고 지난번에 소개한 사실이 있다.

 

범선의 마스트가 보이는 곳에 우리가 구경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의 오른쪽 언덕위에는 당연히 교회나 요새가 자리잡아야 한다. 내가 시가지를 만든다고 해도 그런 식으로 배치할 것 같다.

 

 

언덕이 있는 부분을 더 크게 확대해서 보여드린다. 저 언덕 위에 있는 건물이 성 바울 교회당이다. 그러니까 언덕은 성 바울 언덕이 되는 셈이다. 영어로 된 안내문을 보면 세인트 폴 힐이라고 나올 것이다.

 

세인트는 성자를 의미하는 성(聖)이고 폴(Paul)은 바울의 영어식 표기이다. 파울로, 파울, 뽈, 파블로프스키 등은 모두 바울에서 나온 이름들인 것이다.

그 언덕 부근에 말래카 술탄 궁전도 있고 옛날 교회도 있으며 공원도 있다.

그러니까 말래카 관광의 핵심지대라고 봐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다시 카메라 렌즈를 더 오른쪽으로 돌리면 바로 위 사진처럼 된다. 이 사진의 오른쪽으로 팍슨 백화점이 나오고 이퀘이토리얼 호텔이 나오고 고만고만한 수준의 호텔들이 밀집한 게스트 하우스 거리가 나오는 것이다. 그럼 다시 시가지 속으로 들어가보자.

 

 

해군박물관 담장에서 세인트 폴 힐 방면을 본 모습이다. 열대지방에서 흰색꽃을 보기가 참 오랫만인 것 같다.

 

 

이젠 대항해시대를 주름잡던 범선을 소개해본다. 범선 속으로 들어가볼 수 있도록 했으므로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번 들어가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런 정도의 배를 타고 나침반 하나를 의지하여 대양을 누비고 다녔다니 옛날 뱃사람들의 용기와 기백, 패기도 정말 대단했다.

 

레이다, 일기예보, GPS 시스템도 없이 그 너른 바다를 항해하고 다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배멀미 약도 없었던 시대 아니던가? 장기간의 항해 때문에 비타민 섭취 부족으로 인한 괴혈병에도 시달려야 했다던데......

 

 

 

범선 위에서 박물관을 내려다 보았다. 어떤 사람들은 박물관 구경을 잊어버리고는 범선 내부만 보고 나가기도 했다.

 

 

 

말래카 강의 모습이다. 지금은 썰물때인가 보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자리엔

뻘이 흉한 모습을 드러냈다. 강 건너 왼쪽편으로 야시장 거리가 있고 바바논야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구시가지가 고즈녁한 분위기를 풍겨준다.

 

 

 

사진 속의 다리가 보이는가? 아까 저 다리 위에서 찍은 사진들을 몇장 보여드렸다. 다리 밑으로 수평선이 보인다. 거기가 말래카 해협이다. 여기서는 보이지 않지만 바다 건너편에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 섬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 사이 바다가 우리가 말하는 말래카 해협이다.

 

말래카 해협에는 오늘날에도 해적떼들이 설친다. 물론 요즘 해적들은 기관총과 소총 혹은 수류탄으로 무장하고 있다. 얼마 안있으면 미사일까지 장착한 배를 타고 설칠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핵무기도 손에 안든다는 법이 어디 있겠는가? 테러리스트들도 핵무기를 손에 넣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데 그런 무기들이 국제 범죄 조직이나 불량국가의 손을 거쳐 해적들에게 안들어간다는 보장이라도 있는가?

 

세상일이란 아무도 모른다. 악한자들이 생각해내는 궤계나 간계는 일반인들 머리보다 훨씬 더 우수한 법이다.   

 

 

신발을 벗어 비닐 주머니에 넣고 범선 내부로 들어가보았다.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고 바닥은 반들반들하게 윤이 난다. 이 정도로 관리하려면 상당히 세밀해야 하지 싶다.

 

 

해적 영화에서 그렇게 크게 보였던 갑판은 의외로 작다는 느낌이다. 물론 배의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강의 구조를 살피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더구나 이건 전시용으로 쓰는 배가 아닌가?

 

 

배의 내부 구조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내가 배 이야기를 하려니 밑천이 너무 딸린다. 그러니 그냥 소개하는 정도만 하고 넘어가야겠다.

 

 

 

갑판에서 본 말래카 강의 모습이다.  말래카 강을 따라 오르는 보트 유람 투어도 있다고 들었지만 그걸 즐길 여유가 없었으므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낯선 얼굴들이 가득한 무역선들이 도착하면 원주민들은 토산품들을 들고 와서 뱃사람들과 물물교환을 했으리라. 당시엔 국제 통화라는게 없었으니까 물물교환이 주를 이루었지 싶다.  

 

 

박물관 형식으로 꾸며 놓은 범선 내부에서 그런대로 격조가 묻어 나온다.

 

 

현지인들은 이 도시를 믈라카 정도로 발음하는 것 같다. 영어 식으로 우리는 말래카라고 혹은 맬라카 정도로 부르지만 통일된 발음이 없다는게 자꾸 귀에 거슬린다.

 

 

 

범선 좌현과 우현 옆구리엔 대포가 설치되어 있었다. 사략선들이나 경쟁 국가의 군함이나 해적들로부터 자위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보통 배들도 무장은 해야하지 않았을까?

 

무장을 하지 않는 배들은 자국 군함의 호위라도 받아야 했을 것이지만 먼 대양으로 막 돌아다닌 배들은 그런 보호조치도 못받았을 것임이 틀림없다. 

 

 

 

 

범선이라도 육지에 끌어올려 놓으니 아파트 몇층 높이는 거뜬하다. 밑에서 올려다 보는 위용도 만만치가 않았다.

 

 

 

 

박물관 부지 내에 전시용으로 쓰는 이 범선은 마스트만 해도 3개다. 이 정도면 대형범선이었을 것이다. 돛을 단 상태에서 남북회귀선 부근에 부는 계절풍을 받으며 인도양을 건너는 모습을 생각하니 갑자니 내가 장쾌, 호쾌, 통쾌, 상쾌, 유쾌해졌다.

 

 "나 오늘 기분 좋아졌어!"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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