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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말래카 2

by 깜쌤 2006. 9. 13.

 

 

 

어제 저녁은 맛있게 잘 먹었으므로 오늘 아침은 또 간단히 떼운다. 오늘은 말래카 시내 구경을 할 것이다. 아침 정도는 먹어주어야 하는 센스를 가지고 있어야 하루가 덜 괴롭다. 그릇이 깔끔하지 못해 죄송스럽다.

 

 

동남아지역 국수는 몇가지 종류밖에 안되는 것 같다. 아주 가는 면이 있고 우리나라 소면 정도에 해당되는 녀석이 있고 넓덕데데한 녀석이 있다. 중국에서는 밀가루 반죽 덩어리를 칼로 숭숭 베면서 기술적으로 멋지게 삐져넣은 것도 있었는데 여기는 그런 것은 잘 보이지 않았다.

 

요리방법으로는 볶음국수가 있고 약간의 국물이 있는 Noodle Soup도 있다. 나는 주로 국물이 있는 누들 수프를 먹었다. 예전엔 볶음 국수만을 먹기도 했었다. 이 정도 국수는 3링깃 정도만 주면 해결된다.

 

 

 

이퀘이토리알 호텔이 뒤로 보인다. 우뚝 솟은 건물이다. 말래카에서 도로를 건널때는 특히 조심하기 바란다. 여기는 신호등도 잘 없으므로 자동차가 보행자에게 양보해주리라는 생각은 처음부터 안하는 것이 당신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자산이 된다.

 

이 사람들은 직선도로고 곡선도로고 간에 보행자가 자동차를 피해서 갈 것이라는 생각을 밑바탕에 깔고 사는 것 같다. 막 달린다. 너무 잘 달린다. 그런데 장거리 직행버스는 그렇게 과속하는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더 안전하게 잘 달리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

  

 

 

이젠 아침도 해결했으니 시내 구경을 나섰다. 그런데 이 나라 간판 문화도 어지간하다. 뭐 우리와 크게 다를바 없다. 내 가게 내 간판은 크고 자극적일수록 고객 눈에 더 잘 보이고 눈에 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간판 색깔로 말하자면 내 생각으로는 중국이 세계 최악이지 싶다. 내가 지나치게 예민해서 그런지 몰라도 간판 크기와 사용 색깔이 워낙 크고 자극적이어서 색깔이 주는 역효과에 역겨움을 느껴 구토증세를 일으킨 때도 있었다.

 

 

 

 

우리나라 도시에서는 거의 사라진 텔레비전 안테나가 아직도 즐비한 것으로 보아 유선방송 보급율이 낮은 모양이다. 돈 있으면 여기 와서 유선방송 사업을 하면 될 것 같다.

 

 

 

이 사람들은 식칼주차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무에 식칼을 푸욱 꽂아두듯이

(표현이 조금 그렇다)인도쪽을 향하여 쉽게 주차하는 모습 말이다. 도로가 크게  넓은 것도 아닌데....

 

 

 

우리가 묵는 호텔 입구 부근에 피닉스 호텔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 정도는 그래도 고급이다. 그런데 철자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피닉스가 아니다. 이 사람은들은 페닉스 호텔로 발음하는지도 모른다.

 

이 호텔 입구에 자리잡은 인터넷 가게가 아주 깔끔하다. 에어컨도 빵빵하고 한글 지원이 잘 될 뿐만 아이라 가격도 저렴하므로 사용해볼만 하다. 무엇보다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2006년 여름 기준으로 그랬다는 말이니 혹시 몇년 뒤 이 글을 읽고 찾아가는 배낭여행자는 사정이 달라지더라도 욕을 뭐같이 하시지 말기 바란다.

 

 

 

저 위에서 말한 이퀘토리얼 호텔이다. 나는 영어식 발음으로 글을 썼지만 현지인은 조금 다르게 발음하는 것 같았다. 한창 잘나가는 이 나라 경제 사정을 대변하듯이 사방이 공사중이었다.

 

 

 

우린 잘란 메르데카를 따라 가고 있는 중이다. 길이 널찍해서 편하고 좋다. 인도 한가운데 커다란 나무가 있었는데 저녁때가 되니까 수많은 새들이 몰려서 보금자리로 삼는 것 같았다.

 

밤엔 이 나무 밑으로 지나갈때 특별히 조심하는게 좋지 싶다. 왜냐고?  수많은 새들이 보금자리로 삼는다는 말은 벼락맞기 쉽다는 말도 된다. 새똥벼락 말이다. 실제로 나무 밑에는 새똥들이 엄청 떨어져 있다. 머리 숱이 조금 적은 분들은 특별히 신경쓰셔야 한다.

 

 

 

열대지방이 엄청 더울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말래카만 해도 평균 기온은 26도에서 28도 정도를 오르내린다. 거기다가 바닷가에 있는도시이므로 선선한 바람이 자주 분다. 그러니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만큼 그렇게 더운 것이 아니다.

 

햇볕이 쨍쨍한 날 거리에 나서면 당연히 뜨겁다. 그런데 나무 그늘 밑에만 들어서면 엄청 시원하다. 정말 시원해서 한번 들어가면 나가기가 싫어질 정도이다. 그런데 웬 새똥인가 말이다.

 

 

 

메르데카 거리를 따라 걷다보면 새로운 병원들과 쇼핑몰들이 자리잡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뉴팍슨 그랜드도 이 부근에 있다. 팍슨(百盛)이라는 상표는 싱가폴에서도 말레이지아에서도 태국에서도 보았고 중국에서도 심심치 않게 보았다. 심지어는 사막 한가운데의 도시인 우루무치에서도 보았으니 그들의 위세가 대단함을 알 수 있다. 동남아시아를 주름잡는 유통 그룹일까?

 

 

 

도로변 약간 높은 곳에 그럴듯한 시장이 있는 것 같아서 올라가 보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시시한 곳이었다. 소규모의 난전들이 질서정연하게 배치되어 있었지만 그렇게 좋은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들은 그냥 한번 쓰윽 둘러보고 나오는 정도로 지나쳤다.

 

 

 

열대지방에 자리잡은 도시니 공원을 꾸미기에는 그저 그만이지 싶다. 온갖 나무들이 다 있어서 조경하기에는 아주 쉽겠다.

 

 

 

낮에 새들이 떠난 나무 밑은 휴식 장소로 그저그만이다. 그래도 이 두분은 새똥벼락을 맞을까봐 겁이 나서 그런지 모자 하나만은 철저히 챙기셨다.

 

 

 

걷기에 지친 우리들은 공원에 들어섰다. 그늘이 있는 곳은 시원하다고 그러지 않던가? 그늘 맛을 본 우리들은 나가고 싶지 않았다.

 

 

 

곳곳에 스며든 평화로움은 나그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나무 밑엔 금잔화가 가득했는데 화단 가꾸고 화초 심는 기술은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엔 일을 치밀하게 하지 못한 것 같았다.

 

 

 

 

 

 

공원 한구석엔 여러가지 교통 수단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공원 분위기를 느껴보시라는 의미에서 설명없이 사진만을 몇장 보여드린다. 물론 그 밑으로는 다시 글이 있다.

 

 

 

 

 

 

 

 

 

 

 

 

 

 

 

 

 

 

 

 

 

 

 

뭘 좀 느껴 보셨는지..... 우린 지금 이런 붉은 색깔이 감도는 유적지를 찾아가는 것이다. 조금만 기다리면 싫컷 보실 것이다. 그런데 거기엔 묘한 아름다움이 스며들어 있었다.

 

 

이런 색깔은 어떤 나라의 상징 같은가? 월드컵과 관련지어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하면 오렌지 색깔이 떠오르지 않는가? 나라마다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데 자주빛이 감도는 붉은 색은 어떤 나라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나는 단번에 어떤 한나라를 떠 올렸다. 그 나라 출신 축구 감독 코엘류씨는 우리나라에 와서 유럽 축구를 접목시켜보겠다고 나름대로는 열심히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떠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정도 하면 힌트 수준을 넘어 정답까지 다 알려 드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말래카는 그 나라와 관련이 깊은 유적지를 가진 도시인 것이다. 열대숲과 어우러진 붉은 빛은 신기한 매력을 뿜어 냈다.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색깔은 무엇일까? 아트사커를 구사하는 프랑스인들은 적(赤), 백(白), 청(靑)이라는 색깔속에 자유 평등 박애라는 이미지를 담아 전세계에 파고 들었다.

 

그럼 우리 색깔은? 아직까지 그런데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고? 없었던게 아니라 무심하고 관심이 없었으며 그런데 무지했던게 아닐까? 국가 이미지가 어떤 효과를 가지는지에 대해 너무 태무심했던 것이 아닐까?

 

예전에 아리랑 담배가 있었다. 그 이미지가 생각나는 분은 쉰 세대거나 구세대일 가능성이 높다. 한때는 그런 이미지를 상당히 많이 사용하는 것 같더니 이젠 그것마져도 시들해진 것 같다. 과연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색깔은 무엇이며 로고는 무엇일까? 외국인들 눈에 한국이라는 나라는 과연 어떤 색깔과 어떤 이미지로 비치는 것인지 심히 궁금해진다.

 

 

 

나무 밑에는 어리버리한 생각으로 가득찬 못난 인간이 어리버리하게 앉아 쉬고 있었다. 이젠 일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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