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공항 내부의 디테일>
창이공항
싱가포르의 창이 공항은 호텔이다. 공항의 청결 정도나 시설이 호텔 수준을 능가했으면 능가했지 못하지는 않다는 느낌이 솔직한 표현이다. 그런 공항에서 하룻밤을 버텨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 싶다. 노숙을 해보고 싶다면 입국 수속을 밟지 않고 일단 3층으로 올라가시라.
2번째 방문이었던 99년에는 공항에서 잤다. 1995년에 왔을 때는 일단 입국을 하고 난 뒤에 도착장에서 하룻밤을 세웠었다. 그때의 지긋지긋했던 하룻밤을 기억하고 있는 터라 99년에는 아예 입국을 내일 아침에 하는 것이 편리하리라고 생각을 한 때문이다.
3층 transit area(통과여객이 머무르는 공항내의 특별구역)엔 군데군데 잠자기에 알맞은 공간들이 많다. 문제는 여기에서 잠을 잘 수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4층에 자리 잡은 transit hotel에 가서 주무셔도 된다. 그러나 가격이 비싸서 나 같은 배낭여행자에게는 당초에 도움이 안 된다. 그러니 공항 건물 내에서 하룻밤을 버텨야 하는데 어글리 코리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미리 확인을 해보는 것이 낫다.
우리들이 다 알다시피 싱가포르를 이루는 절대다수 인종은 중국인이다. 중국인들에 대한 선입견은 지저분하다는 것이다. 현금을 좋아하고 내세에 대한 믿음보다는 현실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그들은 아주 독특한 민족인 것이다. 그러니 먹는 것과 경제적인 활동을 아주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것 아닌가?
지구 위의 웬만한 큰 도시에는 차이나타운이라는 곳이 있다. 중국인 집단 거주 구역이라고나 할까? 하여튼 차이나타운에 가보면 중국인다운 독특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데 차이나타운 치고 어디 뛰어나게 깔끔한 곳이 있던가?
그런 부정적인 인식을 확 바꾸어버린 곳이 바로 싱가포르이다. 말레이 반도의 끝자락을 부여잡은 작은 섬나라가 싱가포르 아니던가? 남부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이어주는 교통과 상업의 요충지에 자리잡았다는 이점을 제외하고 그들에게 주어진 유리한 점은 과연 무엇이 있었던가?
전체인구의 80%정도를 차지하는 중국인 후손들과 14-15% 정도의 말레이인, 그리고 나머지 소수를 차지하는 인도인과 아랍인 백인들로 이루어진 나라가 바로 싱가포르이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이건 말도 안 되는 인구 구성이다.
매일 다투고 싸우고 지지고 볶아야 하는 인구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지상낙원을 건설해 두었다. 위생관념이 적고 지저분한 중국인들을 주축으로 하는 이 국가가 세계에서 가장 깔끔한 나라라고 격찬을 받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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