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쪽저쪽 가리지 않고 어지간하면 들어가 보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못본 곳은 수두룩 하다.
멀리 보이는 곳이 아바노스 마을이다. 처음부터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이젠 동네 이름 정도는 다 외우시지 싶다.
어떤 교회 흔적엔 사다리가 놓여있기도 했다.
천장을 자세히 보면 화산재와 화산력(화산자갈) 등이 박혀 있음을 볼 수 있다.
터널 속에 들어가서 밖을 본 모습이다. 사다리를 사용해서 올라가서는 사다리를 들어 위로 올린 뒤 숨겨버리면 바깥에서 올라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진다.
이런 굴은 비상탈출용이었을까? 반대쪽 절벽으로 내려가서 숨어버리면 찾을 길이 없지 싶다. 워낙 미로처럼 복잡하므로 찾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내려와서 보면 거기가 거기 같다.
좁은 골짜기 여기저기에 은신처가 있고 기도처가 있고 수련장소가 있으므로 외부인이 들어와서 찾는 것은 정말 힘들지 싶다.
이곳은 붕괴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판이 붙어 있었다.
금이 가 있는 것으로 보아 언제 무너질지 모르겠다.
참 복잡하고 유적도 많은 곳이 젤베 계곡이다.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드디어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 인간은 참으로 간사한 존재이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뭉쳐서 즐거운 마음으로 다녔는데 어느 정도 보고 나니까 간사한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봉우리에 풀포기가 하나 붙었다.
이건 무슬림들이 살았던 흔적이다. 그리스도교인들이 떠난 뒤 무슬림들이 들어와 살기도 했던 모양이다.
회교사원인 모스크인 것이다.
참 대단한 곳이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동굴 입구 표지판에서 한글 낙서를 발견했다. 1월 4일에 다녀가신 민정씨와 대성씨는 부디부디 행복하시기를..... 이런데까지 와서 한마디 남기시면 더 행복해지는 모양이다.
미스터 람보가 나타났다. 우리 팀 멤버 가운데 가장 근육이 우람하고 순수한 청년이다.
여기저기 헤매던 우리들은 드디어 절벽타기 실력을 가늠해 볼 절호의 장소를 찾았다. 어떻게 올라가면 될까? 벽면에 해답이 나와있다.
남자들이 포기한 반면 아가씨가 용감하게 도전해보기로 했다. 여긴 너무 위험하므로 다른 벽면에 도전해본 것인데.....
이제 시작한다.
그녀는 날렵하게 절벽에 붙어 사사삭 오르더니만 드디어 저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덕분에 우리 남자들은 체면 다 구겼다.
"나이가 드니까 손아귀 힘이 딸리는 것 같아...."
"나는 말야 허리가 왜 이리 아픈지 몰라......"
"눈도 침침하고....."
이 중에 하나는 깜쌤의 변명이다.
이런 탐험을 끝낸 우리들은 이제 입구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나가자는 뜻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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