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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터키 헤매기 - 파묵칼레 3

by 깜쌤 2006. 5. 11.

파묵칼레에 들어가는 입구는 두군데가 있다. 하나는 남문이고 하나는 북문인데 파묵칼레 마을 부근에 있는 것이 남문이다. 흰색 절벽이 있는 곳의 서쪽 방향이다.

 

남문 부근, 그러니까 파묵칼레 마을 부근에서 내려야하는데 바보같이 머뭇거리다가 못내려 버렸다. 같이 탄 터키 신사가 말리길래 돌무시 속에 가만 앉아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북문까지 지나쳐서 카라하이트 마을까지 가게 된 것이다. 

 

호텔과 가게들이 즐비한 카라하이트 마을까지 갔던 버스는 다시 돌아서 북문으로 들어왔는데 결국 우리들은 북문으로 들어오는 도로가의 유적지를 모두 다 지나치면서 구경한 셈이 된 것이다.

 

하지만 오늘 밤 8시에는 카파도키아로 출발해야 하므로 시간이 급박한데 어찌보면 좋은 일이지만 다르게 보면 30분이라는 귀한 시간을 날린 셈이 되었다.

 

위 사진을 잘 보시기 바란다. 지금 보이는 언덕, 그러니까 풀 한포기 없는 민둥산처럼 생긴 언덕 위를 보면 무너진 건물의 흔적 같이 보이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빌립 집사 순교 기념 기념당이다.

 

빌립이라면 성경속에 등장하는 유명한 집사인데 이 분은 여기까지 와서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 분의 순교 기념건물이 여기 있는데다가 여러가지 기록의 정황이 그런 사실을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북문을 통과해서 로마시대의 유적지를 지난 우리들은 파묵칼레 언덕 위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이럴 경우 북문 부근에서 내려서 한 2.5킬로미터를 천천히 걸어 들어오며 구경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2001년 방문때는 그런 식으로 찬찬히 구경을 했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그게 가장 옳은 길이다. 시간이 없을 경우에는 관광버스나 돌무시를 타고 북문에서 내리지 않고 그냥 입장해도 되지만 그럴 경우 고대의 유적지를 모조리 다 놓치고 마는 것이다.

 

남문, 그러니까 파묵칼레 마을에서 올라와서 석회붕을 보고 그냥 돌아가면 로마시대에 번영했던 히에라볼리의 엄청난 유적지를 모두 놓치고 마는 약점이 있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방법은 파묵칼레 마을에 하루나 이틀 정도 머무르면서 찬찬히 둘러보는 것이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기독교인이라면 부근에 있는 라오디게아 교회터를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요한 계시록에 나오는 일곱교회 가운데 하나인 라오디게아 교회는 파묵칼레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 칼슘 성분을 다량으로 함유한 물이 절벽을 흘러내리면서 하얀 언덕을 만들었고 그 물들이 흘러흘러 라오디게아 동네를 지날 때쯤에는 온천물이 미지근하게 변하는 것이다.

 

그러길래 주님께서는 "네가 차든지 덥든지 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신앙적인 면에서 뜨뜻미지근한 나 같은 사람이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지만 하여튼 여긴 그런 곳이다. 그러고 보니 터키는 그리스도교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대단한 성지가 되는 것이다.

 

설혹 당신이 그리스도교인이 아니라고 해도 터키는 충분히 여행할 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이다. 만약 처음으로 이 글을 읽는 분이라면 다음 행선지인 카파도키아만은 세상없어도 놓치면 안된다.

 

비경중의 비경인 것이다. 나도 얼마 다녀보진 아니했지만 카파도키아 같은 장소는 이 지구 위에 비슷한 예가 없는 것으로 안다. 거기 사진만 봐도 당신은 본전은 뽑는 것이 된다. 이야기가 조금 옆으로 샜지만 하여튼 파묵칼레나 카파도키아는 정말 놓치기 아까운 곳임에는 틀림없다.

 

 

사진 양쪽에 보이는 돌들이 따지고 보면 모조리 다 문화재나 마찬가지다. 히에라볼리 유적지에서 나온 돌들이니까.....

 

 

 

뜨거운 땡볕을 받으며 빌립 기념 순교 건물로 오른 우리는 땀을 콩죽처럼 흘려야 했다. 아마 기온이 40도는 쉽게 올라 갈 것이다. 다음에 혹시 여기를 가실 계획이 있다면 양산 정도는 준비해 가는 것이 현명하다.

 

우리 팀 멤버 가운데 아가씨들은 모두 다 모자를 쓰거나 머리에 수건을 둘렀다. 정말 가장 잘하는 행동이다. 햇볕이 워낙 강렬하므로 한번 그슬리고 나면 도대체 대책이 없는 것이다.

 

 

 

빌립 순교 기념당은 8각형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8개의 문은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지만 건물은 무너져 내리고 지금은 흔적만 남아있는 것이다.

출입문 위에는 십자가 표시가 남아있다.

 

 

 

 

극도의 더위에 시달린 아가씨들은 모두 다 햇빛을 피해 그늘에 피신을 했다. 한곳에 모여 간단히 기도를 드린 우리들은 흩어져서 순교 기념당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기념당 부근의 언덕이나 여기 바닥을 잘 살펴보면 신기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이 부근에서 엄청나게 많은 고둥껍질들이 대량으로 발견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나는 한주머니 가득 주워와서 서재에 보관하고 있는데 바로 위 사진과 같은 것들이다. 이 글을 쓰면서 방금 찍은 것들이다.

 

조금 뒤에 나오는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여기 이 산중 언덕에서는 이런 고둥들이 발견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고둥들이 부지기수로 흩어져 있으므로 다음에 가시는 분들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일이다.

 

나는 여기에서 고둥 껍질들을 주워왔었고 해발 고도 2000미터가 넘는 곳에 자리잡은 도우베야짓 시 변두리 골짜기의 "노아의 방주" 터라고 전해지는 곳에서는 조개 껍질을 주워와서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한번 꺼내보기로 하고 지금은 하던 이야기나 마져 해보자. 

 

 

 

이런 곳에서는 자주 물을 마셔야 한다. 그래야 탈수 증세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아가씨 가운데 한분은 간호사여서 우리가 엄청 편했다. 간호사 아가씨의 지시를 받으면 손해 볼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아가씨를 팽개쳐두고 데려가지 않는 대한민국 총각들은 다 어디에다가 한눈 파는지 모르겠다.

 

 

 

 

 

빌립 집사 순교기념당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이런 모습이다. 저 멀리 보이는 계곡이 기차가 지나가는 곳이다. 오른쪽 방향이 셀추크 쪽이고 왼쪽은 데니즐리 방향이 된다.

 

아까 낮에 우리들은 저 멀리 산골짜기 밑으로 깔린 철도를 따라 기차를 타고 온 것이다. 버스가 가득 대어져 있는 곳이 북문을 통해 들어온 버스들이 서는 곳이다.

 

사진의 오른쪽, 그러니까 버스들이 서있는 곳으로 약 2,5킬로미터를 가면 북문이 나온다. 북문쪽 도로를 따라 히에라볼리 유적지가 좌악 펼쳐져 있는 것이다. 물론 바로 앞에 보이는 수많은 돌들도 로마시대 도시의 흔적들이다. 그렇게 보면 히에라볼리의 도시 규모를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둥근 지붕을 가진 건물 너머 나무 숲이 있는 곳부터 밑으로는 절벽이 나있는데 거기가 바로 파묵칼레 석회붕인 것이다. 여기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파묵칼레 마을은 둥근 지붕을 가진 건물의 왼쪽 밑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조금 오른쪽으로 보면 바로 아래 사진처럼 보이게 된다.

 

 

 

위의 위 사진에서 왼쪽으로 보면 바로 아래처럼 나타나니 이제는 파묵칼레의 전체 모습을 이해하실 수 있지 싶다.

 

 

 

 

어리

버리